반응형

독서 (서평+독후감)/과학 | 예술 104

(서평)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카밀라 팡) - 푸른숲

내가 제목과 추천글을 떠나 무작위로 읽는 이유는 바로 이런 책을 만나기 위해서다. 자페 스펙트럼을 가진 저자가 쓴 너무나도 철학적인 제목. 솔직히 흥미롭지 않았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기면서 너무나도 즐거웠다. 과학덕후가 아니면 '뭘 이렇게까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건조하고 진지한 글 속에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너무 진지해서 더 웃기면서도 더 많이 슬펐던 이 책은 푸른숲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발달 범주에 따라 병명을 구분하였던 병명들 독립된 장애가 아니라 동일한 연속선상에 있다는 것으로 판단한 뒤부터 사용되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이 증상은 세상에 좀 더 알려지게 된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어느 수준인지는 정..

(서평) 이교도 미술 (이선 도일 화이트) - 미술문화

이교도는 특정 종교를 지칭하지 않는다. 이도교가 신을 믿지 않는 용어로 만들어진 기독교적인 용어라 이교도라기보다는 전통 종교와 같은 용어가 더 적합하다. 그런 노력도 이뤄지고 있고 하지만 학술적인 용어도 페거니즘은 여전히 유효하다. 수많은 신과 자연을 숭배하던 이들이 만들어 낸 걸작을 감상하는 시간은 미술문화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의 진가는 책을 펴 봐야만 알 수 있다. 미술문화 출판사는 늘 퀄리티 좋은 책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그림을 보고 있자니 그 아름다움에 홀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글로 리뷰한다는 게 조심스러운 책이다. 유일신은 하나의 신을 믿는 것이면서 다른 신을 부정하는 것이다. 그러기엔 우리에겐 너무 많은 신들이 존재한다. 유일신을 믿는 사람들..

(서평) 심장에 관한 거의 모든 이야기 (빌 슈트) - 글담

마음이 머릿속에 있다는 걸 인지하고부터일까. 세상은 심장보다 뇌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심장 없는 뇌는 있을 수 없다. 사람들이 마음이 있었다고 믿었던 곳. 여전히 따뜻함을 가지고 있는 곳. 생명의 동력 장치. 심장에 관한 책은 그래서 흥미롭다. 동물들이 가진 다양한 심장과 그 역사에 대해 알아보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생명마다 다른 모양과 구조를 가지고 있는 심장. 자연이 빚어낸 다양한 심장을 만나는 시간은 글담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글은 고래 심장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고래는 죽으면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것이 보통이며 뭍으로 쓸려 오더라도 대부분 부패된다. 탄탄한 근육 덕분에 죽은 고래는 풍선처럼 부풀고 결국엔 폭발한다. 그래서 고래 시체 근처에는 가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우주에서의 삶 (팀 피크) - 들메나무

광활한 우주로의 여정. 경이롭고 낭만적인 일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우주에는 우리를 보호해 줄 대기도 마셔야 하는 산소도 없다. 태양이라는 용광로에서 쏟아지는 방사능. 220도에서 -100도까지 왔다 갔다 하는 온도를 이겨내야 한다. 1998년 시작된 ISS(국제우주정거장)은 어떻게 보면 세계 화합의 장일 수도 있다. 오랜 숙적인 미국과 러시아의 합작품이라고 해도 될 만큼. ISS는 러시아, 미국, 일본 등등 16개 나라가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아직 없는 듯하다. 이소연 박사가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되었지만 논란도 많고 뒷맛도 쓰다. 무엇보다 후속 투자가 없었다. 아주 소중한 자산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 버렸다. 우주가 미래 산업의 중심축에 올랐는데도 여전히 구석기시대적인 ..

(서평) 저공 비행 (하라 켄야) - 안그라픽스

일본을 대표하는 디자이너의 한 명으로써 그는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위해 디자인을 통해 해법을 제시한다. 대가는 하나의 작품을 위해 노력함을 넘어 세상을 생각하고 있다. 더욱 낮게 더욱 천천히 세상을 세심하게 관찰하자는 그의 은 지금의 시대에 그가 던지는 하나의 해결책이다. 성장이 멈춰버린 일본에 던지는 하라 켄야의 질문은 비단 일본만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비서구권 아니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그의 통찰과 디자인으로서의 풀이법을 설명해 나가는 이 책은 안그라픽스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제껏 우리는 높이 나는 새를 모티프로 삼았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먼 미래를 보고 더 먼저 준비해 경쟁..

(서평) 건축, 300년 (이상현) - 효형출판

인간이 주거를 위해 집을 짓기 시작한 역사는 인류가 농경 생활을 시작하면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그저 기능적인 것들이었다. 그 후로 건축은 늘 예술의 영역이 아니라 기술적인 영역이었다. 건축에는 목적이 있었고 건축가는 그 일을 해내는 사람이었다. 건축에는 많은 돈이 들기 때문에 건축의 결과물은 결국 발주자의 생각과 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오래된 건축물은 설계자의 의도보다는 사회적 분위기와 권력자의 의지를 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축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대한 비평을 담은 이 책은 효형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건축이라는 본디 감상하라고 만든 작품이 아니다. 그것은 사용하기 위한 것이며 기능과 편의에 맞춰 설계되었을 것이다. 건축물은 이용자의 요구를 얼마나 잘 반영했느냐가 중..

에덴의 용 (칼 세이건) - 사이언스북스

우리에겐 로 익숙한 칼 세이건의 자취를 쫓다 보니 어느새 이 책에 닿았다. 인문학 책들과 다르게 과학서적은 새롭게 나오는 책들을 찾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사실을 읽는 것은 잘못된 지식을 습득하는 오류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2006년에 초판을 발생한 이 책을 그것도 천문학자가 얘기하는 인류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를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 읽는 것이 괜찮을까. 사실 그런 고민을 하지는 않았다. 그저 칼 세이건이라는 믿음으로 구매했고 읽어 나갔다. 그런 믿음은 나를 저버리지 않았고, 과학자이면서도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그였기에 사실 관계를 넘어서는 다양한 시각에서의 질문을 던진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과학적 접근이랄까. 그의 폭넓은 관점은 지금의 시대에도 유효하며, 아니 지금의 시대..

(서평) 인간이 만든 물질, 물질이 만든 인간 (아이니사 라미레즈) - 김영사

많은 과학서가 있지만 이 책은 조금 독특하다. 기술의 인간미라고 얘기할 수도 있고 과학윤리에 관한 얘기일 수도 있다. 그동안 과학서가 인간보다 기술에 집중한 나머지 과학자의 인간적인 면보다 위대한 면을 부각하기 바빴고 그로 인해 위대함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거라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저자는 얘기하고 있다. 그동안의 패턴과 조금 달라서 읽다가 내용을 놓쳐버리는 경우가 생겼지만 기술 그 자체보다 기술이 가져온 사회의 변화에 대해 얘기하고 좋은 면과 나쁜 면이 공존하는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얘기를 듣다 보면 사뭇 흥미진진해진다. 스탠퍼드 재료공학부에서 유일한 흑인으로 공부를 마치고 예일 대학교 부교수로 재직했지만 학계보다는 과학을 알리고 싶었던 저자는 과학 커뮤니터가 되었다. 재료과학자가 들려주는 또 다른 시각..

(서평) 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 (피터 스콧 모건) - 김영사

얼마 전에 읽은 와 정반대로 이 책은 살아갈 권리에 대해 얘기한다. 살 수 없다고 단정 지어버린 선택지에서의 선택이 진정한 선택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진다. 살기 위해 노력할 선택지와 죽음의 선택지에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존중할 만 하지만 희망을 잃은 '죽음'만의 선택지는 그 자체로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무기력한 선택지 앞에서 많은 환자를 대신에 병에 저항하기로 했다. 그것은 신약이나 치료법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방법이 아니라 스스로 질병에 저항하겠다는 다짐이었다. 로봇은 인간에 맞춰 발전해야 하며 상호 공존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얘기하는 자전적 글을 담은 이 책은 김영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피터 박사는 로봇공학을 전공했다. 저는 성소수자로 소위 '게이'라고 불리는 남자였..

(서평) 양자역학 이야기 (팀 제임스) - 한빛비즈

양자역학은 최근 과학을 이끌어 갈 만큼 트렌디하다. 각종 SF소설에서도 이를 차용하여 많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어려울 것 같기만 했던 양자역학이 친숙하게 다가오기까지 한다. 그중에서도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많은 사람들도 알고 있을 만큼 유명하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를 이 좀비 고양이는 양자역학의 한 부분이면서도 이전 양자역학의 '중첩'을 반론하기 위한 예였다. 그래서 조금 까탈스럽게 나누자면 슈뢰딩거부터 양자역학이라 얘기하고 그 전의 이론은 양자학이라고 부른다. 세상의 규칙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버린 듯한 양자역학의 긴 역사를 한빛비즈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양자역학의 시작은 빛으로부터 시작된다. 빛은 인간이 오랜 시간 연구해 오고 있는 대상이 기고 많은 문제를 해결해 준 물질이기도 하다. 빛..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