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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서평+독후감)/시집 | 산문집 | 에세이 88

(서평) 그때 뽑은 흰머리 지금 아쉬워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 포레스트북

유쾌한 노년의 해학이라고 해야 할까. 이라는 책의 유쾌함을 잇는 또 다른 책의 등장이다. 센류는 하이쿠와 달리 조금 더 서민적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인생사에 대한 내용이 더 직접적이다. 늙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웃음으로 승화될 수 있을까. 유쾌하게 늙어가고 싶은 마음이 요동친다.  노년의 웃픈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이 책은 포레스트북스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짧은 시 한 구절로 삶을 표현하기에 아주 큰 활자와 담백한 글이다. 그래서 여느 시집처럼 후루룩 읽어낼 수 있다. 하지만 어렵지 않게 웃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슬픔도 아쉬움도 있다. 그리고 웃음도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는 의 내용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조금 더 기발하다고 해야 할까. 그래도 새로운 글을 계속 만나는 일은 ..

완벽하게 사랑하는 너에게: 뻔하지만 이 말밖엔 (그림에다) - 위즈덤하우스

육아에 바쁘고 치일 때는 느끼지 못하다가 아이가 부쩍 크고 나면 생각나는 것들이 있다. 아이도 세상이 처음이고 엄마 아빠도 처음인 아이. 둘째라고 또 그렇게 같지도 않다. 아는 게 많아졌지만 역시 또 처음 만나는 아이. 정신없이 키우다 보면 아이는 훌쩍 자라 있다.  아이가 예쁘다는 얘기도 세 살까지 효도를 다한다는 얘기도 힘들어도 그때가 좋다는 얘기도 당시에는 머리로는 이해가 되어도 느끼기엔 쉽지 않다. 어쩌면 서로 힘든 얘기를 나누며 힘을 받는 시간이 좋다. 때로는 그 어려움을 해악으로 승화시킬 수도 있다.  이 책은 육아가 끝난 저녁이나 (육아에 끝이 어딨냐) 아이가 꽤 자란 뒤 읽어보면 조용히 예전을 회상하며 웃음 지을 수 있다. 아쉬움도 많이 남지만 행복했던 경험도 그대로 느껴지기 때문에 좋은 ..

(서평) 발견, 영감 그리고 원의 독백 (임승원) - 필름

강렬한 주황색에 철학적인 제목. 사실 아무 생각 없이 지인의 소개에 이끌리듯 참여하게 되었다. 옆면까지 주황으로 덮고 있는 책이라 디자인 그리고 제목까지 나를 만족시켜 줬다. 어떤 얘기가 담겨 있을지 궁금했다. 사실 기대도 많았다. 작가가 누군지도 모르는 나는 이런 식의 기대를 즐기는 편이다. 하지만 마주하게 된 건 약간의 갸우뚱 이었다.  유튜브 '원의 독백'을 운영하는 임승원 님의 이 책은 필름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는 도입부와 자신의 독백이 다른 누군가의 독백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저자의 말이 있었기에 그저 나도 나의 독백 같은 리뷰를 써내려 갈까 싶다.   강렬한 커버에 비해 매운맛은 전혀 없고 오히려 슴슴한 맛이랄까. 백색 표지에 파..

職業としての小說家(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오른다. 하지만 그는 상이라는 걸 그다지 달갑게 여기지는 않는 것 같다(노벨 문학상은 별개로 보는 듯하다. 노벨 문학상은 어느 작품이 아니라 작가의 일생에 주는 상이기 때문인 것 같다). 자신도 '군상 문학상'으로 등단을 했지만 상이라는 건 좋은 글을 뽑겠다는 의지보다는 마케팅에 의미가 더 있는 듯하다는 감상이다. 글이라는 것은 독자가 판단해야 하는 것이기에 누군가의 글을 좋다 나쁘다고 판단할 수 없어 자신은 심사위원으로 참가하지 않는다고 했다.  신구 구장에서 야구를 보다가 불현듯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리고 가게를 마치고 주방의 테이블 위에서 글을 썼다. 그리고 보란 듯이 입상을 했다. (참 대단하다고 해야 할까). 그래도 가게를 계속했다. 가게..

(서평) 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 (니나 버튼) - 열린책들

소로우가 생물학자였다면, 아니 시인이었다면 이렇게 글을 쓰지 않았을까?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자연 속에서의 삶은 어떨까? 한가로울까? 하지만 적어도 소로우와 니나 버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자연을 이토록 세심하게 관찰하려면 도심에서 살 때 보다 더 바빴을 것 같다. 오랜 시간 비워 둔 별장에서 만난 수많은 생명체와의 만남. 텅 비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그곳은 가득 차 있었다.  자연에서 느낀 감각을 글로 적은 이 책은 열린책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자신을 아마추어 생물학자로 소개하는 그녀는 생명체에 대해 굉장히 해박한 지식을 보여준다. 그녀가 별장에서 만난 자연 하나하나는 그녀에게 특별한 깨달음을 전달했다. 그것은 그것에 관심을 두고 부지런히 관찰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자연을 받아들일 자세..

(서평) 오늘도 밖에는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지만 (나오냥) - 서사원

HSP(High Sensitive Person). 의학적 용어는 아니지만 꽤나 예민한 사람들을 부르는 단어다. 하지만 꼭 민감해야지만 관계에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건 아니다. 기를 받고 기를 빨리는 관계는 언제나 성립하니까. 에너지가 부족하면 집에 머물고 싶다. 사실 나도 집에만 있고 싶다. 사회적으로 움직일 뿐이다.  묘한 친근감이 있는 이 책은 서사원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집에만 있으면 몸에 좀이 쑤셔 못 버티는 사람이 있는 반면, 거실 바닥에 그대로 누워 멍하고 있는 일이 좋은 사람이 있다. 나는 후자 중에 한 명이다. 그렇다고 집에만 주야장천 있고 싶은 건 아니다. 취미 생활을 할 땐 또 그렇게 즐겁게 할 수 있지만 일단 집에 들어서면 집 밖을 나가고 싶은 생각은 많이 없다.   그렇..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이병률) - 문학과지성사

나에게 시인은 와 로 충분했다. 만해 선생은 교과서에서 만나 가끔 생각날 때 읽어 본다. 그리고 청춘에 가장 적합했던 시인 . 나에게 시인은 그렇게 자주 만남을 갖는 사람들은 아니었다.   시는 굉장히 어렵다. 단편선보다 더 어렵다. 그래서 내 상황에 시에 그대로 투영될 정도의 경험이 없다면 공감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시는 청춘의 시간이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시인은 평생을 청춘으로 사는 사람인지도.  우리나라 출판계의 미스터리가 바로 시집이 팔리는 것과 더불어 수학책이 팔린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독자의 수준이 참 높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시를 즐긴다는 건 꽤나 고차원적인 일이라고 나는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쉽고 자세하게 풀어주는 두꺼운 책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렇..

(서평) 프루스트의 질문 (이화열) - 앤의서재

이 책은 일단 읽는 책은 아니다. 그래서 리뷰를 남기기 쉽지 않다. 프루스트의 100가지 질문이지만 어떻게 보면 답이 있는 질문이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묻는 질문이다. 평범한 질문도 있지만 꽤나 철학적 질문도 있다. 문답집이 정말 새로운 형태는 아니라서 어색하거나 하진 않는다. 이 책은 앤의서재에서 제공을 받았다. 그렇다고 마냥 좋게 리뷰하는 건 아닌 듯하다. 책의 대한 생각은 명확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작다. 어떻게 보면 예쁜 다이어리 정도로 사용할 수 있을만하다. 좋은 질문에 기발한 코멘트가 담겨 있는 곳에 제법 된다. 프루스트 질문에 다른 저자의 답을 찾아 달아 둔다는 건 꽤나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기에 이해가 된다. 예를 들면 이런 거,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서평)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전국유로실버타운협회) - 포레스트북스

'센류'는 일본의 정형시 중 하나로 5 - 7- 5의 총 17개 음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하이쿠와 비슷하나 미세하게 다른 점이 있다. 하이쿠가 진지한 분위기를 낸다면 센류는 일상 풍자, 신세 한탄 등의 풍속적인 느낌이다. 일본의 전국유료실버타운협의는 2001년부터 매년 센류 공모전을 열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의 입상작과 응모작을 엮은 것이다. 제목으로 엮은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은 정말 탁월한데 입상작이 아니다. 믿을 수 없다!! 노년에만 할 수 있는 유머랄까. 슬픔을 해악으로 승화시킨 위트 있는 문장은 포레스트북스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표지를 보자마자 바로 이거다 싶었다. 제목은 슬픔도 웃음도 아닌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대단한 것은 서점에 서서 10분만 투자해도 다 읽을 수 있는 ..

(서평)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브로니 웨어) - 트로이 목마

가장 행복한 삶은 어떤 삶일까? 행복의 정의는 참 다양하고 행복론이라는 것도 사 람마 다다르다. 하지만 확실히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말은 눈을 감 날 행복하다면 그건 행복한 삶이라고 말해도 된다는 것이다. 모든 인생을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후회 없는 삶을 살기란 쉽지 않다. 죽기 전에 이만하면 되었다고 생각이 든다면 충분하다. 호스피스로 죽음 앞에 선 사람들이 들려준 이야기로 자신의 삶의 나침반을 삼은 저자가 들려주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는 트로이목마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보았다.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후회로 되어 있다.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후회하기도 하고 반대로 너무 많은 것에 집착한 인생을 후회한다. 시간은 정해져 있고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다. 아쉬운 것을 찾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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