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독서 (서평+독후감)/시집 | 산문집 | 에세이 90

(서평)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정혜진) - 미래의 창

로스쿨은 노무현 대통령이 만든 제도다. 부자들을 위한 음서제다 뭐다 말이 많지만 생각보다 장학금 제도도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산속에서 몇 년을 공부해 고시에 합격하던 시대는 지나서 사시 또한 고시촌에서 이뤄진다. 둘 다 돈이 필요함은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사회로 배출되는 법조인이 많아지면 가난한 사람도 조금 더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당직처럼 돌아가며 서던 국선 변호사는 이제는 하나의 직업이 되기도 했다. 국선 변호사는 변호사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제도이기도 하다. (물론 개선점도 필요하지만.) 한 명의 국선 변호사가 뉴스에는 다뤄지지도 않을 법한 생활 밀착형 범죄들을 변호하며 느낀 기억과 감정을 공유하는 이 작품은 미래의 창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온통..

(서평) 인간 중심의 행성에서 살기 위하여 (존 그린) - 뒤란

사실 부제에 인상이 깊어서 이 책이 '인류세'라는 책의 리뷰를 하는 책인 줄 알았다. 마치 책의 평과와 해설을 겸한 책 정도일 거라 생각했는데, 살아가며 느낀 인류세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와 견해 그리고 서평가답게 깔끔한 별점으로 마무리하고 있었다. 인류세는 지구의 생태 환경이 인간의 영향을 많이 받기 시작하면서 제안되었는데 인간에 의한 지구 파괴를 강조하려는 정치적 목적 때문에 반대하는 학자들도 있었다. 그리고 지구의 삶에서 인간의 등장은 찰나에 지나지 않는데도 인간이 지구를 변화시켰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소 과하다고도 주장하기도 한다. 인류세를 과학적이거나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시선 그리고 개인의 감정을 가지고 작성한 이 에세이는 뒤란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인류세라고 ..

(서평) 나의 어린 왕자 (정여울) - 크레타

어린 왕자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보아뱀 그림이고 가장 많이 들은 것은 여우에 대한 이야기다. 어린 왕자는 당연하다는 듯한 마음들을 차분히 곱씹으면서 소화시키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책이기도 하다. 생을 살아오며 당연한 것이라며 자신을 다독이던 세월 속에 상처받은 자아를 숨기고 살고 어느새 자신이 왜 화가 나고 왜 슬픈지 알 수 없게 된다. 어린 왕자를 읽으며 내면의 아이에게 말을 걸어보고 자신을 치유하는 과정을 적어내는 정여울 작가의 에세이는 크레타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인간의 무의식 속에는 어린 시절의 아픔과 상처로 인한 자아가 있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는 이 심리 상담 기법은 카를 융의 원형(archetype)의 개념에서 분리돼 나왔다고 한다. 내면 아이의 개념은 심리학보다는 ..

(서평) 비빔툰 시즌2 3: 삶의 모든 순간은 이야기로 남는다 (홍승우, 장익준) - 트로이목마

비빔툰 시리즈는 들어 귀에 익은데 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즐거운 에세이일 거라는 생각을 넘어 유쾌한 책이었다. 제목에 들어간 '툰'이라는 글자는 만화를 의미하고 있다는 것은 책을 펼쳐보고 나서 알았다. 유쾌한 4컷 혹은 8컷 만화는 예전에 신문에 있던 만화를 연상하게 했고 그 내용은 일상 속의 유쾌함을 담아 두었다. 그리고 챕터가 바뀔 땐 공감할 만한 글이 담겨 있었다. 만화와 글이 담긴 일상을 담은 에세이는 트로이목마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지난 몇 해를 집어삼킨 팬데믹 상황에서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재택근무로 생긴 에피소드는 익숙하면서도 재밌었다. 격리라고 얘기되는 상황에서 부쩍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진 가족의 이야기. 층간 소음. 그리고 급속도로 번진 비대면 시스템으로..

(서평) 어른 공부 (양순자) - 가디언

죽고 싶다는 생각이 찾아왔을 때, 죽음 앞에 선 사람들의 마음이 궁금하여 시작한 사형수 교화위원. 저자는 30년간 사형수들을 보내며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자신은 교화를 하러 간 것이 아니라 깨달음과 배움을 얻었다고 얘기한다. 죽음 앞에서 섰을 때 비로소 느껴지는 삶의 가치와 소중함을 새롭게 새기는 시간이었다. 죽고 싶다는 말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정작 내일 죽을지도 모르니 오늘을 힘껏 살아가는 것이다. 2012년에 출간되어 이미 10만 부 이상이 판매된 베스트셀러의 재출간이다. '인생에도 계급장이 있다'며 나이 듦이 단순한 숫자놀음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이 책은 가디언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고민을 단숨에 날려 버릴 특효약을 찾곤 한다. 하지만 인생은 하루하루 내가 ..

(서평) 우리끼리도 잘 살아 (한소리) - 어떤책

우리나라에서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퀴어는 아직도 악마화 되어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마치 사탄의 저주를 받은 사람들을 대하듯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성소수자들이 살아가기 그렇게 좋은 공간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종종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는 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읽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그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이고 사회를 이루는 이웃일 뿐이었다. 레즈비언 작가의 세 가족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어떤 책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내가 성소수자들의 인식 변화에 강한 영향을 받은 것은 TED에서 만난 앤드류 솔로몬의 강의 '어떻게 삶의 최악의 순간들이 우리를 만드는가'를 만난 뒤였다. 게이로서의 삶을 살은 앤드..

(서평)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김진명) - 이타북스

로 김진명 작가의 이름을 처음 만났다. 그것은 꽤나 오래전 이야기이고 우리에게는 낯선 이휘소 박사를 화제의 인물로 만들었다. 우리에게 꽤나 중요한 인물이었을 터인데 세상에는 너무 낯선 존재였다. 김진명 작가는 그를 세상에 내보였다. 그 이후에도 여러 작품을 출간하고 있지만 역사와 사실에 대해서 얘기하려 했던 것 같다. 작품 속에 사회를 녹여내려고 하는 김진명 작가의 첫 에세이는 이타북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에세이는 어느 정도의 삶을 살아 본 뒤에 자신만의 내면을 드러내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에세이를 즐기는 편인데, 그런 면에서 이 에세이는 김진명이라는 걸출한 작가의 삶의 한 조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였다. 작품은 5 챕터로 구성되어 있지만 사사로운 이야기는 1 챕터에서 얘기하는..

(서평) 마음을 업데이트할 시간입니다 (남궁원) - 모모북스

남궁원 선생님이 에세이를 쓰셨나 싶어서 서평 요청을 하는 출판사의 물음에 즉답을 했다. 생각보다 좋은 기회였고 좋은 글을 만날 것 같은 기대가 있었다. 제목이 조금 어울리지 않은 것 같았지만 좋았다. 100세에도 글을 적는데 향년 88세의 나이에 글을 낸다는 것은 그 깊이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책을 펼치고 만났던 글은 매우 서정적이었고 작가는 내가 알고 있던 남궁원 님이 아닌 듯했다. 시와 산문으로 이뤄진 듯한 이 책은 모모북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제목에서 바로 알 수 있듯 그렇게 좋은 말과 희망적인 문장으로 삶에 치유하고 용기를 북돋으려는 글들로 채워져 있다. 자신에 대한 생각 상대에 대한 생각으로 글을 담았다. 그 글은 사랑일 수도 아픔일 수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 즈음에는 한 발짝 내딛을..

(서평) 한 달은 짧고 일 년은 길어서 (레나) - 에고의 바다

한 때 제주도 한 달 살이가 꽤나 유행을 했었다. 쉼이라는 키워드로 자신의 시간을 멈추는 방법 중에 하나였다. 숨을 돌리고 에너지를 채워 다시 달릴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저 그곳을 느끼고 싶어 떠나는 사람들도 많았다. 마음의 환기는 짧은 여행, 한 달 살이 아니면 조금 더 긴 여정으로 느낄 수도 있다. 다른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과 살아 본다는 것은 꽤나 좋은 경험이 되기도 한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훌쩍 스페인으로 떠나 6개월을 지낸 작가의 일기 같은 이 책은 에고의 바다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멈춤은 변화를 위한 것도 아니고 우리는 모두 길을 잃을 자유가 있다고 얘기하는 저자는 그렇게 직장을 그만두고 스페인으로 떠났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

(서평) 다자이, 다자이 (다자이 오사무) - 시와서

으로 처음 다자이의 작품을 만났을 때에는 의문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왜 그에게 환호하는가? 그의 작품을 계속하게 찾아보게 된 계기는 문장 자체가 가지는 솔직함이랄까. 의문이 들뿐 작품 자체에 실망은 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다른 글을 써도 잘 썼겠다는 그런 작은 느낌은 다른 작품으로 이어졌다. 첫 만남이 강렬한 자기 비하였던지라. 그다음부터는 부정적인 느낌은 사라지고 그의 고뇌가 무엇인지 점점 알아가게 되는 것 같았다. 다자이가 결혼을 할 즈음의 작품들을 정성스레 모아두었다. 그의 삶에서 가장 희망적이었던 시절이었던 것 같고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의 삶에 대한 욕심을 내는 듯했다. 다자이의 인간적인 고민을 담고 있는 잘 묶은 이 에세이는 시와서 출판사의 지원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