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독서 (서평+독후감)/시집 | 산문집 | 에세이 90

(서평) 살 만큼 살았다는 보통의 착각 (이근후) - 가디언

정신의학자로 50년. 이제 90을 바라보는 노인은 여전히 '현역'이다. 어르신들은 나이가 들면 살 만큼 살았다고 얘기하지만 본마음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전 편의 작품 제목이 라는 점에서 살 수 있을 만큼 즐겁고 부지런히 살아갈 요량이었다. 인생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나이에서도 더 재밌고 더 부지런히 살려고 노력하는 괴짜지만 조금 멋있는 노인의 얘기는 가디언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나이가 지긋한 분들의 글에는 어딘지 모를 차분함과 여유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 전에 읽었던 나태주 시인의 라는 책이 생각났다. 내용은 다소 다르지만 글에서 풍기는 느긋함이 닮아 있었다. 100여 년을 살다 보면 지나친 세월 속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는 것일까? 꼭 그런 이유만은 아닌 것 같다. ..

(서평) 이제는 잊어도 좋겠다 (나태주) - &(앤드)

매번 시로 만나 온 나태주 시인의 에세이다. 어떤 말을 적혀 있을까 내내 궁금했다. 작품은 시종일관 잔잔했고 어리 시절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시골에서 살았던 나에게도 추억을 상기시켰다.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시절의 이야기다. 나태주 시인의 따뜻하고 편안한 문장으로 엮어낸 이 에세이는 넥서스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나태주 시인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유년시절의 이야기를 적어 놓았다고 볼 수 있다. 기억이 닿은 부분부터 중학교 입학까지를 적어내고 있다. 그렇게 특별하지 않았던 유년의 모습이었지만 정겨움이 있었다. 나태주 시인은 아주 훌륭하신 외할머니가 계셨고 선생님도 잘 만나신 듯했다. 책에서 풍기는 외할머니에 대한 사랑이 넘쳐난다. 가난한 시절 다들 살아내기도 쉽지 않..

(서평) 편애하는 문장들 (이유미) - 큐리어스

29CM 총괄 카피라이터였던 그녀는 직장을 관두고 밑줄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서점에서 책을 읽고 쓰는 일을 하는 것은 손님이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러 일을 하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찾아온 손님이 새 책을 마다하고 작가가 밑줄 친 책을 팔아라고 아우성을 하는 바람에 마음의 준비도 못한 채 책과 이별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밑줄 친 문장은 옮겨 둔다 했다. 독서가들이라면 공감 포인트가 많을 책을 사랑하는 사람의 일상 더하기 엄마의 삶이 적힌 이 책은 넥서스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런 책을 라고 해야 할까? 책 속에 좋은 문장을 발췌해서 나의 삶과 연결 지어 글을 적어 나간다. 이런 책 중에 좋았던 책은 이다. 이 좋은 문장 더하기 좋은 문장이었다면 이 책은 공..

인생의 맛 모모푸쿠 (데이비드 장) - 푸른숲

'인생의 맛'이라는 철학적인 문구와 함께 잘 익은 복숭아 하나가 그려져 있는 책과 다르게 책을 두르고 있는 문장은 '어차피 망할 거, 하고 싶은 대로 해보기나 하고 망하자'였다. 살아가며 망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쏘냐 마는 그런 기세를 가지기란 분명 싶지 않다. 나에게 는 이 말이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라는 말과 같게 보였다. '인생은 운칠기삼이지.'라는 농담을 종종 한다. 그냥 우스갯소리 같지만 자신이 가진 모든 패를 던졌음에도 앞길이 묘연할 때 쓰는 말이기도 하다. 굉장히 불안하고 힘들고 좌절하고 싶지만 농담으로 삶을 헤쳐나가야만 할 때, 마지막으로 던지는 말이기도 하다. 족보도 실력도 없는 애송이가 정말 기세로 부딪치며 성장하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아온 셰프이면서도 기업가인 데..

(서평) 어설프게 어른이 되었다. (김기수) - 가나북스

에세이가 넘쳐나는 요즘 사실 에세이에 돈을 지불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면 그렇다고 대답하기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 에세이는 짧은 10년의 역사를 길면 평생이 2-3번 정도가 적당할 거라고 생각이 든다. 적어도 통찰을 적을 거라면 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평범한 고민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 나는 더 좋다고 본다. 이 책은 그런 책으로 얘기할 수 있다.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겸손했던 김기수 님의 선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삶의 고민이 그대로 잘 묻어 있다. 애써 공감하려고 하지 않아도 과거를 회상하게 만든다. 각자의 삶은 달랐을지라도 젊은 날의 고민은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굳이 좋은 문장을 발췌할 필요도 없었고 그렇다고 애써 가지고 있지 않는 통찰을 내보이려고 하지 않아서 좋았다. 자..

(서평) 여기에서 잠시 쉬어가기 (안소현) - 안온북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지만 잘 그려진 그림을 보는 것은 정말 좋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잘 몰랐을 때에는 그림이 주는 이미지만 봤지만 Youtube 등에서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찍은 동영상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덧칠이 이뤄지는지 알았다. 그 일련의 순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아주 따뜻하고 온화한 그림과 함께 적힌 저자의 솔직 담백한 글은 안온북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오늘 낮에 학문과 직업의 확장에 대해서 글로 짧은 대화를 나눴었다. 미술을 순수 미술의 테두리에 가두기 때문에 도전하는 사람도 어렵고 도전하는 사람도 적어지는 게 아닐까? 디자인이라는 것은 결국 미술 위에서 펼쳐진 많은 가능성이기도 한데, 기성세대들은 그것으로 우월감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가 싶었..

(서평) 네가 웃으니 세상도 웃고 지구도 웃겠다 (나태주) - 시공사

나태주 시인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이렇게 책으로 만나는 것은 이후 오랜만이다. 은 워낙 유명해서 굳이 책을 찾아보지 않아도 엄청나게 많은 필사와 캘리그래피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존재의 소중함과 사랑을 얘기하는 이 시집은 시공사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젊은 벗들에게 전하는 축복과 사랑의 시를 담고 있다고 하는 이 시집은 사랑을 듬뿍 담고 있다. 사실 사랑의 시에 관해서는 개인적으로 시인을 지지를 하는 편이지만 나태주 시인스러움의 시들이 가득 있어 즐겁게 읽었다. 지금 역시 사랑에 가득 차 있지만 그 옛날의 뜨거운 것이 아니라 잘 데워진 온돌처럼 그렇게 은은하게 채워져 있어서 시를 통한 감흥 뭉클한 감동까지는 느끼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전하고 싶은 하나의 시를 위해서 한 권..

(서평) 오늘부터 아빠랑 친해지고 싶어요 (연이) - 티더블유아이지

아버지랑 언제부터 대화가 끊어졌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며느리랑은 얘기해도 아들이랑은 잘하지 않는다. 그저 왔느냐 가느냐 정도였다. 예전에는 집으로 돌아올 때에도 간다고 전화를 했던 것 같은데 이제 그마저도 하지 않는다. 그저 자식이 왔는데도 밖으로 가시는 모습이 너무하다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아빠와 친해지는 방법을 통해 그동안의 오해를 풀어가는 방법을 담은 이 책은 티더블유아이지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이 책을 아버지랑 친해지려고 산 것은 아니다. 이제는 아내와 아이들을 통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너무나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 생각이 있다. 내가 아버지에게 하지 않은 것을 아이들과 하려고 한다는 게 참 모순 같지만 그게 나에게는 최선인..

(서평) 카레부부의 주말여행 버킷리스트 (조유리) - 길벗

금술 좋아 보이는 부부가 우리나라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기록을 남겼나 보다 하며 읽어가다가 남편이 개그맨 김재우 씨랑 너무 닮아서 다시 쳐다보니 김재우 씨가 맞다. 살이 좀 빠져서 긴가민가 했는데 책 소개를 보고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일반적인 부부가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에를 유쾌하게 기록한 이 책은 길벗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여행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여행 에세이라고 함이 더 옳을 것 같다. 카테고리 별로 여행지를 딱딱 맞춰 만든 책이 아니다. 시간의 흐름대로 기록을 옮겨 놓은 듯했다. 우리나라에 좋은 여행지를 찾아볼 거야 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펼치기보다는 여행을 함께 따라가듯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 여기에 이런 곳도 있었네' 라며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5..

(서평) 꽃같이 살고 싶다 (열림원) - 김미경

이 책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 저자 피아니스트의 시집이다. 시를 쓰는 일이나 음악을 연주하는 일은 모두 예술의 영역이지만 피아니스트가 생각하는 문장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을 그녀의 인생의 후반전. 조금은 부드러워진 성격과 알맞게 식은 열정 속에서 선선함을 천천히 음미하게 되었다고 얘기한다. 저자의 이 책은 열림원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의 다른 독특한 점은 삽화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는 점이다. 삽화를 넣으신 분은 의사며, 한국의사 미술 회장을 역임한 씨다. 유화로 그린 듯한 많은 그림들은 시만큼이나 풍성하고 멋진 감정을 만들어 준다. 한편 한편 곱씹어가며 음미할 만큼의 여유가 없었기도 했지만 작가의 인생과 사뭇 다른 인생을 살..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