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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서평+독후감)/시집 | 산문집 | 에세이 88

(서평) 이왕이면 행복해야지 (도대체) - 은행나무

은행나무 서포터즈 2번째 도서는 도대체님의 다.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어려움을 겪던 시절에 님은 반려견 와 함께 산책을 다녔다. 그 길에서 만난 길고양이들과의 인연과 에피소드를 고스란히 담았다. 길고양이를 애정 어린 눈으로 보았을 때에만 관찰할 수 있는 순간과 에피소드가 좋았다. 나도 어린 시절 야생 고양이를 키운 적이 있다. 시골이었기에 길고양이라기보다는 야생고양이라고 얘기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들은 사실 길고양이들보다 더 사람을 경계한다. 닭들을 키웠던 작은 방에 넣어두고 매일 같이 밥을 주며 정을 나누었던 예전 생각이 많이 났다. 사나웠던 고양이가 나에게 사납지 않게 되었다는 것은 엄청난 기쁨이었고 어느 날 어머니가 갑자기 다른 사람에게 고양이를 줘 버렸던 날의 슬픔은 이로 헤어릴 수 없었다. ..

여보 나좀 도와줘(노무현) - 새터

사실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그렇게 관심 있게 보지는 않았었다. 나는 영남에 살았으며 그중에서도 보수적이라면 순위를 다투는 서부 경남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 영향이 알게 모르게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정치는 조금 떼 깔 나는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이회창 총재가 한나라당 대권 후보였다. 대쪽같은 이미지에 냉철한 판단력이 돋보인다고 느꼈고 아들 군 비리 때문에 아비의 능력이 평가절하되는 것이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나는 그때 이회창 후보에 투표를 했었다.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된 후 사실 궁금했다. 왜 저 사람에게 그렇게 열광을 할까? 그 사실을 아는대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꽤나 보수적인 사람이었다. 국민들과 나라를 위한 일만 생각했..

왜 나는 당신의 안부가 궁금했던 걸까요(김본부) - 나무야미안해

작가님에게 직접 선물 받은 책은 처음이라 약간 묘한 기분이 들었다. 긍정적인 생각만 들었다면 그것은 거짓이었을 것이다. SNS를 시작하고 누군가로부터 부탁받은 메시지 중에서 가장 긴 글이었을 것이다. 가끔 글에서 향기가 나기도 하고 온기를 느낄 수도 있다. 메시지에는 상대를 생각해주는 조심스러움이 글에 묻어 있었다. 사실 책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는 그렇게 기대를 갖지는 않았다. 책이 내용이 더 중요하겠지만 손으로 맞이하는 종이의 질감과 표지 디자인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하다. 감성 팔이 책이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을 품고 읽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작가님께 조금 죄송하다. 좋은 산문집을 고르기가 어려운 것은 글쓴이와 내가 감정적인 공명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공감이 깔리지 않으면 지..

일기일회 (법정) - 문학의 숲

내가 무소유라는 것을 접하고 법정 스님을 알게 되었을 때는 스님은 이미 열반에 드신 이후였다. 그 당시에는 말하기 좋아하는 법륜 스님의 강연이 한 참 유행이었는데 과묵해 보이고 자신에게는 한 없이 냉정하고 다른 것에는 한 없이 따뜻한 스님의 모습이 참 멋지다고 느꼈던 것 같다. 스님께서는 열반에 드시는 그 순간에 세상의 자신의 흔적을 모두 없애라고 하시어 책들도 모두 일시에 절판이 되어 버렸다. '무소유'라는 책은 중고가 천정부지로 뛰어올라 구매할 엄두가 나질 않았고, 대신에 이 '일기일회'라는 책을 구매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미니멀라이프라던지 '정리의 기술' 같은 키워드가 한참 유행했지만, '무소유'의 언행일치를 해오신 법정 스님의 흔적이어야 말로 너무 많은 것이 치여 사는 현대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들어..

보통의 언어들 (김이나) - 위즈덤하우스

나는 노래 가사나 방송에 듣게 되는 김이나 작사가의 말을 좋아한다. 같은 말이 예쁘게 혹은 서정적으로 표현되는 그 순간이 좋다. 잔잔한 목소리는 약간의 덤이다. 이 책은 에세이로 분류되어 있지만 에세이는 약간 곁들여진 느낌이고 단어의 의미, 쓰임 등을 얘기하고 있는 약간의 강의적인 요소도 많이 있다. 에세이 마니아라면 낯선 책일 것이고 말과 단어에 집중한다면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읽고 넘길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지만 뭔가 알 것 같은 느낌에 페이지를 잡고 있기도 한다. 약간 오락가락하는 면이 있지만 나에게는 좋은 책이었다. 책을 읽고 있자니 김이나 작사가가 단어를 얼마나 정성 들여 사용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세종대왕님이 주신 축복 같은 한글은 같은 의미를..

버티다 버티다 힘들면 놓아도 된다 (윤지비) - 강한별

팀장 3년 차에 맞은 코로나 19는 안 그래도 힘들었던 팀장의 자리를 더욱 힘들게 했었다. 사업의 주 무대가 중국이었기 때문에 중국으로의 인원의 조정은 답 없는 문제를 풀어내는 힘듦의 연속이었다. 뾰족한 대안도 없는 상태에서 다그치기만 하던 윗분들의 태도에 신물이 났고, 사람보다 돈을 중요시하는 태도에 다시 한번 진로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 시절의 내 마음과 책의 제목이 묘하게 오버랩되어 읽기 시작했다. 사실 나도 내 한계가 오면 놓을 요량이였다. 책이라고는 잃을 마음의 빈 공간이 없어서 독서와 이별하고 있었는데, 얇은 책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덜썩 사는 일이 많은 나는 책을 읽으면서야 비로소 이 책이 에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구매할 때에는 철학을 논하는 책일 줄 알았는데.. 삶이 철학이니 뭐..

이미 어쩔 수 없는 힘듦이 내게 찾아왔다면(글배우) - 강한별

어떻게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왔는지 기억은 나질 않는다. 회사의 변화와 코로나로 생긴 여러 문제를 해결하느라 동분서주했던 것 같다. 한 번의 퇴사와 재입사의 과정에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긍정의 힘'에 많은 것을 기대였는데, 내 마음의 크기를 넘어선 힘듦이 찾아오면 내 마음도 이겨내기가 쉽지 않게 된다. 그런 순간에 눈에 순식간에 들어왔는지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힐링을 해주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따뜻한 말로 위로해주는 것이고 또 다른 방법은 현실을 직시하게 아픈 말을 해주는 것이다. 그럼 힒듬을 이겨내는 방법은 어떨까. 아주 간단하게 나누면, '이겨내는 것' 그리고 '도망치는 것' 이다. 할 수 없는 일을 포기하는 것은 꽤나 큰 용기가 필요하..

수선화에게(정호승) - 비채

시라는 것은 독서 중에서도 꽤 어려운 편에 속한다. 소설처럼 머리 속에 한줄 한줄 그려주질 않는다. 한 문단을 읽어내면서 나만의 상상으로 그려내야 한다. 시선집에서 모든 시들에 공감하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많은 시들은 안타깝게도 가슴에 닿기 힘들다. 내가 계속 되뇌이다 보면 하나씩 자리 잡기도 한다. 시집이란 것이 감정이 충만해지거나 마음에 여유가 차면 조금 더 공감이 쉬워지는 듯하다.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는 꽤 호평이었고, 그 믿음에서 구매를 결심했다. 도종환 시인의 시선집 이후로 10여년 만에 구입한 시집이다. 많은 시들이 있었지만 단연 '수선화에게' 가 가장 좋았다 그리고 첫 폐이지에 있던 '반달'이라는 시도 좋다. 수선화에게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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