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시집 | 산문집 | 에세이

버티다 버티다 힘들면 놓아도 된다 (윤지비) - 강한별

야곰야곰+책벌레 2021. 5. 30. 01:01
반응형

  팀장 3년 차에 맞은 코로나 19는 안 그래도 힘들었던 팀장의 자리를 더욱 힘들게 했었다. 사업의 주 무대가 중국이었기 때문에 중국으로의 인원의 조정은 답 없는 문제를 풀어내는 힘듦의 연속이었다. 뾰족한 대안도 없는 상태에서 다그치기만 하던 윗분들의 태도에 신물이 났고, 사람보다 돈을 중요시하는 태도에 다시 한번 진로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 시절의 내 마음과 책의 제목이 묘하게 오버랩되어 읽기 시작했다. 사실 나도 내 한계가 오면 놓을 요량이였다. 책이라고는 잃을 마음의 빈 공간이 없어서 독서와 이별하고 있었는데, 얇은 책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덜썩 사는 일이 많은 나는 책을 읽으면서야 비로소 이 책이 에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구매할 때에는 철학을 논하는 책일 줄 알았는데.. 삶이 철학이니 뭐 철학적이라면 철학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위로를 받으려고 구매하였는데 위로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사람은 잔인하게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은 사람을 보고 자신을 위로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반대로 보면 나보다 더 좋은 상황을 추종하는 내 마음이 향상심을 길러내는 것이니 꼭 잔인하다고만 하는 건 잘못인가..

  나는 저자와 같은 깊은 우울감과 공황장애를 겪어보지 못했다. 글 대부분은 공감의 글이 아닌 살아보겠다고 아등바등하고 있는 사람의 것이어서 측은지심이 든다는 느낌이 더 맞을 것 같다.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이라면 책을 보며 같이 울어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퍼즐 한 조각처럼 내 상황과 역할에 맞는 곳에 끼여 있게 된다. 때로는 맞지 않는 곳에 억지로 끼여 있기도 해야 하고 너무 꽉 끼인 퍼즐처럼 좀처럼 빠져나올 수 없기도 한다. 빼곡히 쌓인 벽돌 속의 하나일 것 같은 나는 내가 빠지면 벽이 허물어질 것 같은 필요 이상의 책임감을 느끼며 산다.

  삶의 굴레 속에서는 나 자신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한다.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닌 것을 인지하는 것, 내 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사실 벽돌로 쌓인 벽에 벽돌 하나쯤 빠진다고 무너지지 않는다. 완전성, 완결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자신을 인정하기 싫어한다. 그래서 이런 틀 속에서 좀처럼 빠지지 못한다. 

  자신의 멘탈에 문제가 온다면 자신을 보살필 필요가 있다. 힘들 땐 잠시 놓아두고 다음 게임을 준비하는 자세는 꽤 중요하다. 인생은 길고 할 일은 많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