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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여기에서 잠시 쉬어가기 (안소현) - 안온북스

야곰야곰+책벌레 2021. 11. 2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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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지만 잘 그려진 그림을 보는 것은 정말 좋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잘 몰랐을 때에는 그림이 주는 이미지만 봤지만 Youtube 등에서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찍은 동영상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덧칠이 이뤄지는지 알았다. 그 일련의 순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아주 따뜻하고 온화한 그림과 함께 적힌 저자의 솔직 담백한 글은 안온북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오늘 낮에 학문과 직업의 확장에 대해서 글로 짧은 대화를 나눴었다. 미술을 순수 미술의 테두리에 가두기 때문에 도전하는 사람도 어렵고 도전하는 사람도 적어지는 게 아닐까? 디자인이라는 것은 결국 미술 위에서 펼쳐진 많은 가능성이기도 한데, 기성세대들은 그것으로 우월감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가 싶었다. 작가도 미술을 한다는 꿈은 지지받지 못한 꿈이었다고 한다. 미술을 한다는 것은 교수가 될 거냐는 것에서부터 무엇을 해서 밥 벌어먹고 살 거냐까지 질타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을 하고 싶다는 행위는 끝까지 저자의 꿈이었고 이렇게 멋진 그림을 보여주게 되었다.

  저자는 유년 시절 유독 어두웠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림으로 그 어둠을 풀어내며 살아가며 욕심을 버리고 살아가는 방법까지 터득한 듯하다. 그녀의 그림은 유독 그라데이션이 많고 세밀해서 꽤 많은 작업을 집중해서 그려야 할 듯했다. 복잡한 마음을 한 장의 캔버스에 쏟아내며 감정을 잡았던 것일까.

  한 장의 그림에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지만 글과 함께 읽으니 그 깊이를 더 느낄 수 있었다. 출판사의 이름처럼 <안온>한 그림들이었다.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따뜻해지고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하이퍼 리얼리즘이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낸다면 이런 그림들은 가슴에 잔잔한 파동을 전달해 준다. 

51편의 글과 77점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책을 천천히 둘러보며 감상하다 보면 따뜻한 빛이 어느샌가 스며들어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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