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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어설프게 어른이 되었다. (김기수) - 가나북스

야곰야곰+책벌레 2021. 11. 23.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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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가 넘쳐나는 요즘 사실 에세이에 돈을 지불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면 그렇다고 대답하기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 에세이는 짧은 10년의 역사를 길면 평생이 2-3번 정도가 적당할 거라고 생각이 든다. 적어도 통찰을 적을 거라면 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평범한 고민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 나는 더 좋다고 본다. 이 책은 그런 책으로 얘기할 수 있다.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겸손했던 김기수 님의 선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삶의 고민이 그대로 잘 묻어 있다. 애써 공감하려고 하지 않아도 과거를 회상하게 만든다. 각자의 삶은 달랐을지라도 젊은 날의 고민은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굳이 좋은 문장을 발췌할 필요도 없었고 그렇다고 애써 가지고 있지 않는 통찰을 내보이려고 하지 않아서 좋았다. 자신이 고민했던 그만큼의 솔직함을 보여줘서 편하게 읽혔다.

  어느 세대나 고민이 많은 친구와 그저 즐기는 친구가 있다. 그것이 꼭 세대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런 고민의 흔적을 만나는 것 자체가 오랜만인 나에게는 편하게 읽히는 산문집이었다. 아직은 젊은 분인 것 같은데 고민의 흔적이 많아 보여서 내 젊은 날을 돌아보게 되었다. 어느 부분은 결을 같이하기도 하지만 몇 부분은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었다. 나의 젊은 날의 생각과 지금의 생각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것은 각자의 개성이라고 해둘 수 있다. 그럼에도 작가의 생각을 읽는 것은 즐거웠다.

  책의 구성의 독특한 점은 생각에 관한 글은 보통의 크기의 폰트로 사사로운 끄적임은 작은 크기의 폰트를 사용했는데, 이 부분은 살짝 아쉬웠다. 글자가 작아서 읽기 조금 불편했다. 재밌는 얘기라도 페이지를 넘기는 행위까지 너무 길어지면 자칫 지겨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에세이라는 것이 다 사사로운 글이니 굳이 폰트 크기로 분류할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페이지가 많은 것 같기도 했다. 편하게 공감하며 읽다 보니 아쉬운 부분이 전부 편집과 구성이었나 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라고 질문을 던진다면 몇 가지로 대답할 수 있다. 확립된 자아, 적당한 나이, 경제적 자유 등이 아마 가장 자주 언급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살다 보면 그 경계는 대단히 모호하다. 살다 보니 어느새 어른이라고 불리고 있다. 그래서 어른인가 싶다가도 더 큰 어른들이 자네는 아직 젊은이야 라는 얘기를 들으면 아직 어른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그냥 성숙하고 나다운 사람이 되면 될 거라는 생각만 있다.

  책을 읽어보면 저자는 아직 호기롭다는 생각이 든다. 젊다는 얘기다. 보고 있으면 그냥 미소가 지어진다. 그런 에너지가 좋다. 지금도 충분한 동력을 가진 나지만 조금은 더 어렸을 때의 나의 생각들이 기억나서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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