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술 좋아 보이는 부부가 우리나라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기록을 남겼나 보다 하며 읽어가다가 남편이 개그맨 김재우 씨랑 너무 닮아서 다시 쳐다보니 김재우 씨가 맞다. 살이 좀 빠져서 긴가민가 했는데 책 소개를 보고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일반적인 부부가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에를 유쾌하게 기록한 이 책은 길벗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여행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여행 에세이라고 함이 더 옳을 것 같다. 카테고리 별로 여행지를 딱딱 맞춰 만든 책이 아니다. 시간의 흐름대로 기록을 옮겨 놓은 듯했다. 우리나라에 좋은 여행지를 찾아볼 거야 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펼치기보다는 여행을 함께 따라가듯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 여기에 이런 곳도 있었네' 라며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5가지 테마로 이뤄진 여행지는 작가 혹은 편집자에 의해 나눠졌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같은 지역을 가더라도 테마에 따라 소개하는 장소가 조금 다르다. 지역을 염두하고 여행을 가는 사람에게는 그 지역의 여러 곳을 소개받고 싶은 심정이 있을 텐데 이 책은 그런 면에서는 앞뒤로 많이 넘겨봐야 하는 불편함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여행 작가의 에세이로 인지하고 읽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 느낀 구성(혹은 분류)의 아쉬움을 뒤로하면 유쾌한 두 부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좋은 장면만 담았겠지만, '우리 행복해요~'라고 얘기하는 모습은 읽는 동안 기분 좋은 일이었다. 게가 모든 페이지 괜찮은 품질의 종이와 컬러로 사진의 느낌이 잘 살아 있다.
도입부에 백석 선생과 김영한 여사의 러브 스토리로 감동시킨 것은 나에게 갑작스러운 기대감을 줬다. 사실 너무 높은 텐션으로 시작해서 읽는 동안 기운이 살짝 빠지는 느낌은 있었지만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읽으며 끝까지 즐겁게 읽었던 것 같다. 김재우 씨가 사진을 찍었다고 하는데 자칫 평범해질 수 있는 풍경 사진이 아니라 부부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어서 보는 동안 즐거웠다. 안압지가 '월지'로 바뀌었다는 것은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그리고 연화 낭자의 전설, 서동요의 궁남지 등 옛날이야기와 어우러진 옛터의 모습은 매번 읽을 때마다 재미가 있었다.
보통의 여행 도서보다는 그 영역이 다소 좁았지만, 작가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유쾌함이 담겨 있다. 코로나 시대 그곳의 풍경만 쳐다보는 책이 아니라 함께 여행한다는 느낌을 주는 책에 가까웠다. 아이가 있는 나에게는 조금 어려운 코스들도 있었지만 갑갑한 생각이 들 때 콧바람이나 씐다는 생각으로 나들이해봐야겠다. (제주도는 나들이하는 곳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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