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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마음을 업데이트할 시간입니다 (남궁원) - 모모북스

야곰야곰+책벌레 2022. 8. 6.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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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궁원 선생님이 에세이를 쓰셨나 싶어서 서평 요청을 하는 출판사의 물음에 즉답을 했다. 생각보다 좋은 기회였고 좋은 글을 만날 것 같은 기대가 있었다. 제목이 조금 어울리지 않은 것 같았지만 좋았다. 100세에도 글을 적는데 향년 88세의 나이에 글을 낸다는 것은 그 깊이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책을 펼치고 만났던 글은 매우 서정적이었고 작가는 내가 알고 있던 남궁원 님이 아닌 듯했다.

  시와 산문으로 이뤄진 듯한 이 책은 모모북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제목에서 바로 알 수 있듯 그렇게 좋은 말과 희망적인 문장으로 삶에 치유하고 용기를 북돋으려는 글들로 채워져 있다. 자신에 대한 생각 상대에 대한 생각으로 글을 담았다. 그 글은 사랑일 수도 아픔일 수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 즈음에는 한 발짝 내딛을 것을 권하는 글로 담겨 있다.

 글은 따뜻하고 읽기 좋았지만 힐링 도서 특유의 감각을 벗어나지는 못하는 듯하다. 좋은 글귀들이 많았지만 같은 말을 여러 명에게서 듣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사람의 생각이 비슷하고 용기를 북돋는 말 또한 그렇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치유와 희망보다는 질곡진 삶 속의 투쟁하는 삶의 글이 좋아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좋은 글귀 몇 개를 모아 본다. 시집을 읽듯 단 하나의 문장을 찾아낸다면 이런 종류의 책들은 그 가치를 다 한 것이라고 생각이 들 때도 많이 있다. 이를 테면 이런 표현이 좋다.

시선을 다시 나에게 맞추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우린 타인에게 관심이 많다.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라 나의 행복을 확인하는 시간과 내가 더 채워야 하는 부분을 쉴 새 없이 궁리하는 듯하다. 사실 우리는 타인에 집중했을 때에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시선을 거두어 나에게 맞추면 오롯이 나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대 내게 와 마른 가지에 벚꽃 잎을
활짝 피워 우수수 핑크빛으로 시야를 물들일 때
그때를 봄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왜 꼭 벚꽃이어야만 했을까?라는 생각도 잠시 했다. 봄을 알리는 꽃으로는 매화가 더 적합할 텐데.. 너무 결기에 차 있지 않고 연한 분홍의 수줍음을 품은 벚꽃이어야 말로 매화보다 사랑에 가깝다고 느꼈을까. 매화는 사랑보다 지조의 느낌이 강하니까. 따스함을 간직한 봄. 사실 나를 부르는 아내의 애칭이라 더 공감이 갔다.

상처는 받은 것만 남지만
사랑은 했던 것만 남는다.

    조금은 흔하지만 언제 들어도 좋을 말.

나는 도둑 같은 사람이 좋아.
언제나 나를 욕심 내주는.


  이런 반전 있는 문장이 좋다.

   약간의 오해로부터 시작된 독서여서 실망감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까지 특별하지 않은 에세이였지만 오랜만에 만난 달달함은 조금 머쓱하기도 하지만 말랑말랑 해지는 마음의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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