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지만 사실 영국에서 자란 작가가 가장 영국적인 것을 그려낸 책이다. 정통이라는 것에 대한 얽매임은 앞으로 나아감을 주저하게 만들고 끊임없는 자기 합리화를 만들어낸다. 1900년대 초반의 영국의 스티븐스라는 집사를 통해서 여러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변혁하고 있는 세상에서 세상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자신의 프로페셔날함만을 지키려고 애를 쓴다는 것은 현재의 우리가 보자면 고지식하고 비합리적인 행동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대인들도 급격하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쉬이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가치를 자신의 주위 것들로부터 얻으려고 하는 것은 현대인의 고민일지도 모른다. '나는 누구인가'를 고민할 수 있는 철학적 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집, 타고 다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