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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477

(서평) 그들은 바다에서 왔다 (국지호) - 네오픽션

세 가지 이야기가 한 곳의 방파제를 공유하며 묘한 동질감을 가지게 해 준다. 제목을 보고 흡사 인어에 관한 얘길까. 아름다운 얘길까, 판타지일까라는 고민을 해봤지만 미스터리 쪽일 거라고는 생각을 해보진 않았다. 바다는 모든 것을 품을 수 있을까? 아니면 방파제에 부딪혀 부서져도 다시 바다가 되어 괜찮을까? 작가는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썼을까?  상실과 괴롭힘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출판사는 그것을 '부서지는 그것'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그것은 어떤 얘기를 들려줄까. 이 책은 자음과 모음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책은 소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보호받지 못한 삶.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근근이 살아가는 아이. 학교에서 따돌림의 대상이 되어버린 아이. 친구들도 선생도 동네 어른도 그렇게 달가워하..

(샘플북) 인간이 되다 (루이스 다트넬) - 흐름출판

인류사에 대한 책은 참 많다. , 처럼 여러 학문을 넘나들며 인류사를 연구하는 책이 있는 반면 처럼 순수하게 생물학적으로 다루는 책들도 있다. 훌륭한 책들은 정말 많고 그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인간을 해석하고 있다. 그리고 타당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인간 역사의 잘 정리한 듯한 이 책은 흐름출판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표제의 저자의 극찬은 살짝 손가락이 오그라든다(나는 물질의 세계도 샀는데.. 갑자기 안 읽고 싶어 진다). 샘플북만 봐서 그런지 이 책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많은 벽돌책들이 담고 있는 메시지 이상의 것을 얘기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러 매체에서 추천을 하는 이유 또한 명확하다. 메시지와 통찰이 아무리 좋아도 읽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게 아닌..

(서평) 노마드 (앤서니 새틴) - 까치

태초의 인류는 모두 노마드였다. 모두가 자연을 벗 삼아 그 속에서 수렵과 채집을 하며 어떻게든 적응하며 살려고 했다. 그 속에서 인류는 살아가는 법을 익혔다. 그들의 생활은 자신이 필요한 이상의 것을 탐하진 않았을 거다. 그런 삶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노동으로 (혹은 집약적 노동)으로 삶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지금에서야 그런 노마드적인 삶의 방식을 흠모하게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자연선택이라면 또 자연선택일 것이니까.  역사의 빛과 어둠이 있다면 노마드의 역사는 어둠이다. 자유로운 이들에게 기록은 의미가 없었다. 노마드의 삶을 쫓는 이 책은 까치글방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인류 문명의 흔적은 모두 정주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것이 지금 정주를 하고 있는 우리 인간의 흔한 생각..

(서평) 기획회의(2024년 6월 609호)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기획회의 609호는 '독서모임'에 대해 다룬다. 독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이 시점에 같이 책을 읽는 사람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도 책을 읽으려는 사람들은 유료인 독서모임마저 열성적으로 다닌다. 시대는 변하고 있는 독서모임은 어떤 형태로 진화하고 있을까?  새로운 형태의 독서모임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이 책은 한축출판마케팅연구소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책 모임'이라는 것은 책에 중점을 둬야 할까, 모임에 중점을 둬야 할까. 책을 읽고 얘기를 나눈다는 점에서 책이라는 키워드가 빠질 수는 없겠지만 어쩔 수 없는 모임인 것도 사실이다. 사람들이 모여 관계를 이루는 곳 그곳이 바로 모임인 것이다.  지금은 독서 인구가 많이 줄었다.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닌 게 아닐..

(서평)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2024) - 열린책들

글쓰기 책들은 많지만 편집자를 위한 책은 많이 않다. 그마저도 대부분 편집자의 에세이가 주를 이룬다. 출판사는 편집자를 양성하기 위해 자체적인 교육을 하기도 하겠지만 편집 매뉴얼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열린책들에서 2008년부터 출간하고 있는 편집매뉴얼은 반가운 책이다. 그리고 착한 가격이다.  편집의 기술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열린책들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편집매뉴얼이 매년 발행하는 것은 표준어가 매해 새롭게 바뀌고 용례도 조금씩 바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전에 잘못 발행한 부분도 수정해야 한다. 특히 외래어 표기에 관한 정성 들인 부분은 외부 감수까지 거쳤다. 그리고 올해는 정부에서 출판 관련 지원 제도를 대폭 폐지해 버리는 바람에 노고가 더 컸을 것 같다.    책은 기..

(서평) 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 (니나 버튼) - 열린책들

소로우가 생물학자였다면, 아니 시인이었다면 이렇게 글을 쓰지 않았을까?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자연 속에서의 삶은 어떨까? 한가로울까? 하지만 적어도 소로우와 니나 버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자연을 이토록 세심하게 관찰하려면 도심에서 살 때 보다 더 바빴을 것 같다. 오랜 시간 비워 둔 별장에서 만난 수많은 생명체와의 만남. 텅 비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그곳은 가득 차 있었다.  자연에서 느낀 감각을 글로 적은 이 책은 열린책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자신을 아마추어 생물학자로 소개하는 그녀는 생명체에 대해 굉장히 해박한 지식을 보여준다. 그녀가 별장에서 만난 자연 하나하나는 그녀에게 특별한 깨달음을 전달했다. 그것은 그것에 관심을 두고 부지런히 관찰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자연을 받아들일 자세..

(서평) 폭염 살인 (제프 구델) - 웅진지식하우스

1896년 화석연료를 태우면 대기가 뜨거워진다는 것을 증명한 지도 벌써 100년도 넘었다. 하지만 인류는 브레이크는커녕 액셀을 밟았다. 지구는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 듯했다. 오존층에 구멍이 나는 등의 환경적 이슈가 대중에게 알려지기 전까지 기업, 정치는 그렇게 내달렸다. 그 사이 절반이 넘는 곤충이 전멸했고 대형 어류 90%가 사라졌다. 태풍은 점점 더 거대해지고 대지는 말라갔다. 그중에서도 가장 직접적인 것은 폭염이다.  기후 변화는 지구의 온도 상승이기에 폭염과 가장 연관될 수 있다. 기후재앙이라는 아리송한 말은 피부에 와닿기가 싶지 않다. 폭염이 일으키는 문제로 기후 위기를 살피는 이 책은 웅진지식하우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최근 여름에는 40도가 익숙하다. 어릴 적만 해도 40도는 ..

(서평) 안녕 나의 무자비한 여왕 (코가라시 와온) - 흐름출판

일본 로맨스의 정석이라고 해야겠다. 몸이 아픈 여자와 마음이 아픈 남자의 대립. 여자는 아프다 하지만 강인한 정신의 소유자다. 그에 반해 남자는 어딘가 삐뚤어져 있다. 여자는 남자의 삐뚤어짐을 바로 잡아주고 남자는 그런 강인함 뒤의 불안한 상태를 마주하게 된다. 남자에게 여자의 모습이 스며들고 여자는 그렇게 사라진다. 작품은 이런 구조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하지만 클리세 위에 글이 지겹지 않다면 그 이야기는 대단함 힘을 가진다. 이 책은 대체로 그렇다.  허무주의자 17세 소년의 로맨스 어떤 여주인공이 그 속에 사랑이라는 싹을 틔어줄까? 이 책은 흐름출판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소노 마키나. 그녀는 특이한 병을 앓고 있다. 일본의 로맨스들은 검색해야 알 수 있는 희귀병을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서평) 일생에 한 번은 행복을 공부하라 (탈 벤 샤하르) - 좋은생각

불행한가?라는 질문이 성립할까라는 생각을 가끔 해 본다. 너무 많은 걸 담고 있는 단어가 아닌가. 행복과 불행은 양가적인 감정이라 서로의 선을 넘지 못한다. 하지만 둘의 경계는 절대적이지 않고 왔다 갔다 한다. 행복의 폭이 넓은 사람이 있고 불행의 폭이 넓은 사람이 있다. 행복이 대단한 거라 생각하면 불행은 사소한 부분부터 다가오고 행복이 별거냐라고 대하면 불해이 비집고 들어올 틈은 없다.  행복을 정의해야 하나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행복마저 공부해야 하는 세상인 듯하다. 사람들의 고민이 너무 많아져서 그렇다. 이 책은 좋은 생각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행복하냐, 불행하냐라는 문제의 답은 어렵다. 그냥 조금 힘들고 지치고 조금 더 나아가면 도망가고 싶고 그런 감정 상태다..

(서평) 오늘도 밖에는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지만 (나오냥) - 서사원

HSP(High Sensitive Person). 의학적 용어는 아니지만 꽤나 예민한 사람들을 부르는 단어다. 하지만 꼭 민감해야지만 관계에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건 아니다. 기를 받고 기를 빨리는 관계는 언제나 성립하니까. 에너지가 부족하면 집에 머물고 싶다. 사실 나도 집에만 있고 싶다. 사회적으로 움직일 뿐이다.  묘한 친근감이 있는 이 책은 서사원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집에만 있으면 몸에 좀이 쑤셔 못 버티는 사람이 있는 반면, 거실 바닥에 그대로 누워 멍하고 있는 일이 좋은 사람이 있다. 나는 후자 중에 한 명이다. 그렇다고 집에만 주야장천 있고 싶은 건 아니다. 취미 생활을 할 땐 또 그렇게 즐겁게 할 수 있지만 일단 집에 들어서면 집 밖을 나가고 싶은 생각은 많이 없다.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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