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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구본형) - 김영사

페이스북 독서클럽에서 어느 분이 올려놓은 후기를 보고 구매하게 되었다. 제목이 너무 멋있었다. 내 안에 '직장인'을 죽여라. 제목만 봐도 저자가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있었다. 살짝 고민이 들지 않은 것도 아니다. 자계 개발서는 나름 시대를 탄다. 유행을 타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여느 명저들과 반열을 같이해도 좋을 만큼 시대와 상관없이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는 제목만 봐도 셀프 브랜딩을 얘기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2001년도에 발간되었으며, 그동안 50번의 인쇄를 거쳤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읽었을까를 생각하니 나의 게으름에 다시 한번 반성을 한다. 이 책은 '브랜딩' 이라는 어감이 아직은 조금 어색한, 2000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

언제부터인가 소설을 읽는 것은 시간 낭비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었다. 소설은 단지 머리가 너무 딱딱해졌을 때, 너무 무거워진 마음의 환기가 필요할 때 한 권씩 읽곤 했었다. 소설은 내심 감동을 받고 싶어서 읽기 시작하기 때문에 감동을 위한 마음의 준비도 필요하다. 한 동안 베스트셀러에서 내려가지 않는 소설이라서 신기하기도 했고, 게다가 게이고의 소설이기도 했다. 게이고는 사건과 사건이 꼬리를 물고 나가면서 얽혔던 사실들이 풀려나가는 것이 일품인 소설을 쓰는 미스터리 추리 소설의 대가가 아닌가.. 사실 감동이 받고 싶은 나는 추리 소설을 읽고 싶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게이고의 소설은 집에도 몇 권 있..

버티다 버티다 힘들면 놓아도 된다 (윤지비) - 강한별

팀장 3년 차에 맞은 코로나 19는 안 그래도 힘들었던 팀장의 자리를 더욱 힘들게 했었다. 사업의 주 무대가 중국이었기 때문에 중국으로의 인원의 조정은 답 없는 문제를 풀어내는 힘듦의 연속이었다. 뾰족한 대안도 없는 상태에서 다그치기만 하던 윗분들의 태도에 신물이 났고, 사람보다 돈을 중요시하는 태도에 다시 한번 진로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 시절의 내 마음과 책의 제목이 묘하게 오버랩되어 읽기 시작했다. 사실 나도 내 한계가 오면 놓을 요량이였다. 책이라고는 잃을 마음의 빈 공간이 없어서 독서와 이별하고 있었는데, 얇은 책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덜썩 사는 일이 많은 나는 책을 읽으면서야 비로소 이 책이 에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구매할 때에는 철학을 논하는 책일 줄 알았는데.. 삶이 철학이니 뭐..

사람에 대한 예의 (권석천) - 어크로스

스치듯 만난 추천도서 목록에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장바구니에 담기자마자 구매를 하게 되었다. 아마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나 보다. 수중에 책이 들어오고 나서도 바로 집어 들어 읽게 되었다. '낯선 나와 만나는 서늘한 순간'이라는 플롤로그는 인상 깊었다. 인간이 자신에게 얼마나 관대할 수 있는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얘기를 풀어간다. '나 같은 사람 잘 없을 것이다.'라는 말은 우리가 버릇처럼 사용하는 말 중에 하나이다. 최근에도 시끌시끌했던 '갑질' 사건은 모두 '나는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닌데..'라는 자기 긍정의 결과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보니 맞는 얘기 같았다. 나의 '갑질'이 다른 호의에 의해서 나의 잘못을 덮어버려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책은 꽤 무거운 내용이면서..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 민음사

이 책은 참 논란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후기도 개인 메모에 저장해 두고만 있었다. 내 글을 내보였을 때 원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의 논쟁은 각오하고 써야 하는 책이라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단순했다. 자기계발서만 너무 읽으니 감성이 너무 메마른 것 같아서 읽을만한 소설을 찾다가 만났기 때문이다. 나는 책을 고를 때 후기를 보지 않는 편이다. 후기는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에 어떤 다른 점이 있는지 볼 때만 본다. 81년생인 내가 가장 잘 공감할 것 같은 '82년생'의 김지영씨의 이야기일 것이라는 예상은 맞았다. 소소한 일상을 그려나가는 큰 스토리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읽는 내도록 열거되는 '여성 차별'의 사건들은 내가 알고 있고 혹..

엄마, 주식사주세요(존 리) - 한국경제신문

사실 제목이 재밌었어 샀다. 구매를 할 당시에는 존 리 대표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던 상태였다. 주식은 나에게 좋은 기억이었고, 그 당시에도 대기업 위주로 주식을 했기 때문에 수익은 잘 보고 있었다. 덕분에 고가의 카메라도 장만하고 유일한 취미생활이었던 사진도 재미나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결혼과 함께 주식을 모두 처분하였다. 한 달에 삼성전자 한 주씩 모으던 것을 결혼을 위해서 전부 처분하였다. 그 당시 삼성전자의 주식은 80만 원 정도였다. 그때도 주위 사람들에게 삼성전자 좀 사둬라고 얘기했었는데, 사람들은 너무 비싼 주식이라서 부담스럽다고만 했다. 십 년이 지난 지금 삼성전자는 액면분할을 하지 않았은 채 계산한다면 300만 원 넘어 있을 것이다. 나는 아이들을 위해서 펀드를 이미 넣고 있..

하버드 새벽4시반(웨이슈잉) - 라이스메이커

"수험에 시달리는 우리 청소년들이 가여웠는데, 하버드를 다녀오니 이렇게 공부해서는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저자는 글을 이렇게 풀어나간다. 학구열에 불타고 있는 하버드의 모습은 비단 이 책에서 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에서도 자주 다루는 얘기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공부하고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세부적으로 꼼꼼히 나눠 공부한다. 당연한 얘기를 '하버드'라는 팩트를 더하며 노력의 당위성을 얘기한다. 모두가 잠을 자고 있을 새벽 4시 반에 하버드는 공부하기 바쁜 사람들로 가득하다.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하버드에서 누구보다도 노력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성과에서 노력이라는 것을 배제할 수 있을까. 잘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말콤의 '아웃라이어'에서도 말했다시피 '1만 시간' ..

아웃라이어(말콤 글래드웰) - 김영사

이 책은 꽤 오래전에 발간되었으며,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키워드로 세상을 열광시켰다. 대부분의 강의에서 인용되기도 했고 나도 회사 직급 교육에서 처음 소개받았던 기억이 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뻔한 말을 논리 정연하게 사례까지 들어가며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사람들은 막연하게 인지하고 있던 이 사실이 정말 '법칙'처럼 증명해준 그에게 감사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1만 시간의 법칙'은 1만 시간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매체에서 1만 시간만을 강조하지만 그것은 경우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이 '몰입의 시간'을 처음 얘기한 분은 'flow'의 저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다. 1만 시간의 정량적인 의미로 해석하면 안 된다. '몰입의 질'과 '목표의 난이도'가 중..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김누리) - 해냄

한참 강의 보기에 빠져 있을 무렵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의 강의를 찾아보다가 우연히 만난 김누리 교수의 '차이나는 클라스', 그 강의를 책으로 엮어냈다.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독일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독일의 어떤 점에 감탄을 하여, 사회 특히 교육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책을 읽어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독일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불편할 수도 있고 때로는 우리가 독일 같은 나라와 비교가 되냐는 열등의식으로 종지부 찍고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너무 독일을 예찬하는 것 같아 속으로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나도 느껴졌다. 사회적인 현상이나 문제는 원론적인 이야기도 좋지만, 어느 하나의 대상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이 이해하기는 더 쉽다. 우리는 몇 해전에만 해도 헬조선이라고 외쳤다. 그런 와..

공감필법(유시민) - 창비

유시민 작가를 좋아하고 그의 책을 좋아하는 것은 참 잘 읽힌다는 점이다. 쉬운 글로 적어내지만 가볍지 않은 그의 문체를 좋아한다. 유시민 작가 본인도 강조한다. 말을 사용한 시간이 글을 사용한 시간보다 훨씬 길기 때문에, 글이라는 것도 읽었을 때 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적어낸다는 것이야 말로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아인슈타인도 "어린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없다면,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었다. 어떤 책에서는 문장에 어려움이 있어서 몇 번을 곱씹으면서까지 이해하기도 한다. 문장이 어려운 것이 아니고 글의 여백이 많아서 저자의 생각을 공감하려고 노력하기 위해서다. 이것은 읽은 사람의 자세이다. 책을 비평하기 전에 책을 쓴 사람과 최대한 공감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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