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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88

취미 : 독서

예전부터 책을 좋아했었던 것 같다. 물론 읽는 행위보다는 책 그 자체가 좋았다. 다양한 책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는 모습이나 뒤죽박죽 이어도 멋있어 보였다. 시골이라 뛰어 놀기 바빴던 유년시절에는 그렇게 책과 친하지 않았다. 성향도 이과 체질이라 수학 경시 대회나 과학상자 조립 대회에 참가하는 일이 보통의 일이라 교과서 이외에 책을 잡을 일은 크게 없었다. 유일하게 가장 많이 봤던 책은 형이 부상으로 받은 과학대백과사전으로 엄청 두꺼운 책이었다. 그곳에는 이런저런 과학에 대한 얘기가 들어 있었고 우주에 대한 호기심은 그때부터 생겼던 것 같다. 아주 어릴 때부터 많은 정보를 만나는 지금의 아이들에 비하면 한참 늦게 접한 것 같다. 당시에는 읽음으로써 익히는 것보다 경험하면서 더 많이 익혔던 것 같다. 그 시기..

(서평) 우리끼리도 잘 살아 (한소리) - 어떤책

우리나라에서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퀴어는 아직도 악마화 되어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마치 사탄의 저주를 받은 사람들을 대하듯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성소수자들이 살아가기 그렇게 좋은 공간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종종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는 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읽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그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이고 사회를 이루는 이웃일 뿐이었다. 레즈비언 작가의 세 가족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어떤 책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내가 성소수자들의 인식 변화에 강한 영향을 받은 것은 TED에서 만난 앤드류 솔로몬의 강의 '어떻게 삶의 최악의 순간들이 우리를 만드는가'를 만난 뒤였다. 게이로서의 삶을 살은 앤드..

(서평)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김진명) - 이타북스

로 김진명 작가의 이름을 처음 만났다. 그것은 꽤나 오래전 이야기이고 우리에게는 낯선 이휘소 박사를 화제의 인물로 만들었다. 우리에게 꽤나 중요한 인물이었을 터인데 세상에는 너무 낯선 존재였다. 김진명 작가는 그를 세상에 내보였다. 그 이후에도 여러 작품을 출간하고 있지만 역사와 사실에 대해서 얘기하려 했던 것 같다. 작품 속에 사회를 녹여내려고 하는 김진명 작가의 첫 에세이는 이타북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에세이는 어느 정도의 삶을 살아 본 뒤에 자신만의 내면을 드러내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에세이를 즐기는 편인데, 그런 면에서 이 에세이는 김진명이라는 걸출한 작가의 삶의 한 조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였다. 작품은 5 챕터로 구성되어 있지만 사사로운 이야기는 1 챕터에서 얘기하는..

(서평) 마음을 업데이트할 시간입니다 (남궁원) - 모모북스

남궁원 선생님이 에세이를 쓰셨나 싶어서 서평 요청을 하는 출판사의 물음에 즉답을 했다. 생각보다 좋은 기회였고 좋은 글을 만날 것 같은 기대가 있었다. 제목이 조금 어울리지 않은 것 같았지만 좋았다. 100세에도 글을 적는데 향년 88세의 나이에 글을 낸다는 것은 그 깊이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책을 펼치고 만났던 글은 매우 서정적이었고 작가는 내가 알고 있던 남궁원 님이 아닌 듯했다. 시와 산문으로 이뤄진 듯한 이 책은 모모북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제목에서 바로 알 수 있듯 그렇게 좋은 말과 희망적인 문장으로 삶에 치유하고 용기를 북돋으려는 글들로 채워져 있다. 자신에 대한 생각 상대에 대한 생각으로 글을 담았다. 그 글은 사랑일 수도 아픔일 수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 즈음에는 한 발짝 내딛을..

(서평) 한 달은 짧고 일 년은 길어서 (레나) - 에고의 바다

한 때 제주도 한 달 살이가 꽤나 유행을 했었다. 쉼이라는 키워드로 자신의 시간을 멈추는 방법 중에 하나였다. 숨을 돌리고 에너지를 채워 다시 달릴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저 그곳을 느끼고 싶어 떠나는 사람들도 많았다. 마음의 환기는 짧은 여행, 한 달 살이 아니면 조금 더 긴 여정으로 느낄 수도 있다. 다른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과 살아 본다는 것은 꽤나 좋은 경험이 되기도 한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훌쩍 스페인으로 떠나 6개월을 지낸 작가의 일기 같은 이 책은 에고의 바다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멈춤은 변화를 위한 것도 아니고 우리는 모두 길을 잃을 자유가 있다고 얘기하는 저자는 그렇게 직장을 그만두고 스페인으로 떠났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

(서평) 다자이, 다자이 (다자이 오사무) - 시와서

으로 처음 다자이의 작품을 만났을 때에는 의문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왜 그에게 환호하는가? 그의 작품을 계속하게 찾아보게 된 계기는 문장 자체가 가지는 솔직함이랄까. 의문이 들뿐 작품 자체에 실망은 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다른 글을 써도 잘 썼겠다는 그런 작은 느낌은 다른 작품으로 이어졌다. 첫 만남이 강렬한 자기 비하였던지라. 그다음부터는 부정적인 느낌은 사라지고 그의 고뇌가 무엇인지 점점 알아가게 되는 것 같았다. 다자이가 결혼을 할 즈음의 작품들을 정성스레 모아두었다. 그의 삶에서 가장 희망적이었던 시절이었던 것 같고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의 삶에 대한 욕심을 내는 듯했다. 다자이의 인간적인 고민을 담고 있는 잘 묶은 이 에세이는 시와서 출판사의 지원으..

거주지의 불안함

성인이 되기 전, 4번 정도의 이사를 했던 것 같다. 대부분 동네에서 동네로 이동하는 수준이었고 단 한 번만 지역을 옮겼다. 적지 않은 횟수지만 그렇게 기억날만한 이사의 기억은 없다. 시골이었기도 했고 전세나 월세의 기억은 없었던 것 같다. 집의 안정감은 나에게 굉장히 소중한 기억이었기 때문에 성인이 되고 나서도 첫 번째 목표는 언제나 집이었다. 노는 것을 딱히 즐기지 않는 성격이라 취미로 했던 사진에 대한 지출 이외에는 크게 없었던 것 같다. 외모에도 크게 취미가 없었다. 연애에 대한 생각도 크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그저 기술에 대한 욕심과 전자기기에 대한 욕심 두 가지뿐이었던 것 같다. 어머니께서 매달 부어주시는 적금 이외에도 추가적인 수입이나 남는 돈은 주식을 샀던 것 같다. 그때 샀던 삼성전..

처음부터 엄마는 아니었어 (장수연) - 어크로스

MBC 라디오 장수연 PD의 아이를 키우며 겪은 여러 가지 에피소드와 생각들이 담겨 있는 책이다. 임신부터 아이를 키우는 순간순간의 기록이 담겨 있는 동시에 느낀 점, 자신만의 생각 더 나아가 사회 제도까지 얘기하고 있다. 저자도 자신이 책을 써도 될지 고민하였다고 했지만 우연히 카페 화장실에 버려진 임신테스트기를 보게 되었다. 아이를 지우려 했던 자신이 결국 그것을 해내지 못하고 오히려 육아를 하며 경험한 여러 가지를 얘기하며 그 불안한 마음을 위로해 주고 싶었던 것 같다. 이번 칸 영화제에서 '브로커'의 감독을 맡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에피소드는 글을 적는 이유를 더 했다. 그는 아버지의 빚에 관한 이야기를 썼는데, 누나가 그를 불러 놓고 '우리의 추억은 너만의 것이 아니야'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인생에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는 언제일까?

인생의 전환점은 스스로의 의지로 만들어내기도 하고 특별한 사건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특별한 사건에 의한 인생의 전환을 맞는 경우에는 흔하게 겪을 수 없는 만큼 그 영향은 강하다. 생사의 기로에서 돌아오거나 소중한 사람을 잃은 상실감 혹은 깨달음 등으로 인생이 바뀐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는 종종 듣게 된다. 이런 강한 충격은 우리의 뇌에 강한 흔적을 남기고 습관으로 만들지 않아도 트라우마처럼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주곤 한다. 강한 자극이 아니라도 힘든 시절을 겪으며 서서히 만들어지기도 한다. 노래를 들으며 슬픔을 이겨내기도 하고 그림이나 글에 파묻혀 지내다가 대작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인생의 전환점을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 인생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지만 계획하고 준..

취미 : 인라인

대학원을 다닐 때에 인라인은 한참 붐이 일었다. 동네마다 인라인 동호회가 우후죽순 생겨났고 공원에는 인라인 트랙도 만들어졌다. 강의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아는 형이 가져온 FILA 인라인을 돌려 신어가며 인라인을 즐겼다. 한참 재미를 붙이니 아무래도 인라인을 장만해야 할 것 같았다. 나는 롤러블레이드의 에어로 9를 샀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다 같이 인라인을 즐기기 시작했다. 단순하게 라이딩만 하는 것을 거부했던 우리는 슬라럼이라는 것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슬라럼은 콘을 세워두고 그 사이를 지나가며 여러 가지 기술을 구사하는 인라인 종목 중에 하나다. 피시, 스네이크, 크로스, 백크로스를 지나서 여러 가지 기술들을 익혔다. 슬라럼의 꽃이라는 '크레이지'를 완벽하게 익히지 못한 채 우리는 졸업을 하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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