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독서 (서평+독후감)/정치 | 사회 40

나의 투쟁 (아돌프 히틀러) - 동서문화사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 굉장한 호기심에 책을 덜컥 구매했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대단한 선동가의 글이기 때문에 쉽게 열어볼 수 없었다. 게다 엄청 두껍기도 하다. 어느 정도의 마음가짐이 생긴 후 과감하게 열어 보았다. 그의 행동은 악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음에 이의는 없다. 다만 히틀러라는 선동가는 어떤 마음으로 전면에 나설 수 있었으며 마지막까지 전쟁을 놓지 않았다는 것은 어떤 모티베이션이 작용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나의 투쟁은 엄청나게 가파르게 전면에 나타난 히틀러에 대한 호기심으로 1500만 부가 넘게 팔렸다. 독일에서는 네오나치당의 등장으로 이 책을 '금서'로 지정했다. 그럼에도 해외로 팔려나간 책들은 여전히 존재했으므로 이렇게 만날 수 있다. 이 책의 위험성을 알리는 듯이 80페이지에 ..

스티그마 (어빙 고프만) - 한신대학교출판부

다양성과 존재의 인정을 말하고 있는 현시점에도 수많은 차별과 편견 존재한다. 몇 해 전 일어난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은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라며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키웠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의 아시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행이 일어났다. 성 정체성을 찾으려 했던 군인을 죽음에 몰고 가기도 했고, 이동권을 보장하라는 장애인들의 목소리에도 싸늘한 눈길을 주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더 사소하고 개인적이 게는 성격이나 외모 때문에 공격을 받기도 하고 이혼이나 병에 대해서도 우리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는 모두 말하지 못할 비밀을 안고 살아가고 그것은 하나의 낙인처럼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넓은 의미로 우리 모두는 한 가지 이상의 장애를 가지고 살아간다. 정상인이란 ..

직업으로서의 정치 (막스 베버) - 문예출판사

정치에 관심이 부쩍 많아지고 있는 올해 결국 막스 베버까지 도달하였다. 1차 세계 대전에서 패한 후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 베버는 자신의 강의를 통해서 어떻게 정치에 개입해야 하는지 답을 찾고자 했다. 그 두 번의 강연은 '직업으로서의 학문', '직업으로서의 정치'다. 유시민 작가의 '자신은 책임질 수 없기에,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할 수 없다'라는 말을 인용한 것도 바로 이 책이다. 이런 고민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독일은 꽤 괜찮은 정치 구조를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정치를 알고 싶어 집어 들었지만 막상 머릿속을 헤매었던 쉽지 않았던 책. 한 번 읽고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첫 번째 후기를 남겨 본다. 국가란 역사적으로 그에 선행하는 정치단체와 마찬가지로 정당한 (정당하다고 간주되는) 강제..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정명원) - 한겨레출판사

나라가 해방되고 많은 일을 겪으면서 빠른 안정에 위해서 검찰에 쥐여줬던 막강한 권력. 세계 어디에도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있는 검찰과 심한 마찰음이 나고 있는 최근이다. 법을 수호하는 수호신에서 어느샌가 정치에 붙어 카르텔을 만들어진 검찰의 권한을 줄일 필요가 있다. 고인물과 집중된 권력은 썩게 되어 있으니까. 지난 대선에서 유시민 작가가의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라며 언급한 이 책은 인간에 대한 존중이 남아 있는 검사들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능력주의, 성과주의는 검사 속에서도 존재한다. 검사의 능력을 인정받으려면 범죄를 발견해 입건하는 인지와 검찰에서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해 피해자를 구속하는 직구속을 많이 해야 한다. 자연스레 검찰은 특수부를 중심으로..

그 꿈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 (이재명) - 아시아

나는 영남에서 태어났고 그중에서도 보수 색이 강한 서부경남에 살았다. 처음 가져 본 투표권으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찍었다. 당시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는 정말 대단한 토론을 했었다. 얼핏 본 토론에서 한나라당 정책위원장의 논리정연한 정책 설명에 대단함을 느끼기도 했었다. 지난 대선에서는 눈 뜨고 보기에도 민망하고 부끄러운 수준의 토론이었음을 생각하면 정치는 퇴보하는 것일까 시민들의 삶이 퍽퍽해서 민주주의를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일까 잠깐의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의 의지와 달리 뽑힌 노무현 대통령은 겪을수록 좋은 점이 많았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당당함이 좋았다. 나라의 변화는 스펙트럼처럼 나타나기 때문에 좋아지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망치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저 국..

가불 선진국 (조국) - 메디치미디어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는 끊임없는 희생과 노력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지원을 받던 나라가 지원을 하는 나라가 되었으며, 선진국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유일한 개발도상국이었다. 시설도 자원도 없던 나라. 나라를 위해서 간호사로 광부로 타국 멀리 떠난 분들이 계셨고 군부의 독재 아래 피를 흘리며 민주주의를 쟁취한 사람들도 있었다. 눈부신 발전의 밑거름이 되어 준 것들에 대한 희생을 잊은 채 앞만 보고 뛰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때가 많다. 우리의 발전은 희생에 의해서 이뤄져 왔다. 선진국의 문턱을 갓 넘은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상위 10%의 부자들은 하위 50%의 가난한 자들보다 무려 14배에 달하는 부를 축적하고 있다. 0.5% 정도밖에 되지 않는 대기업은 나라 전체의 5..

(서평) 시드볼트 (박정우 엮음) - 시월

현대판 노아의 방주라고 여겨지는 '시드 볼트'는 세계에 딱 두 군데 있다. 하나는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글로벌 시드 볼트이고 나머지 하나는 우리나라의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 볼트이다. UN의 지원을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으로 거듭난 스발바르 시드 볼트와 다르게 백두대간 시드 볼트는 '인류 공헌'이라는 대명제 아래 거듭나려고 노력했다. 세계에서 2개뿐인 시드 볼트라 우리나라의 시드 볼트도 당연히 국제적 지원을 받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백두대간 시드 볼트는 경북 봉화에 자리 잡고 있다. 봉화군은 십승지라고 하여 예로부터 천재지변이나 전쟁이 일어나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열 군데의 땅 중에 하나다. 실제 한국전쟁 당시에도 전쟁이 일어났는지 조차 잘 몰랐다고 할 정도였다. 그런 고산 지대의 지하 깊숙이 그리..

노인지옥 (아사히 신문 경제부) - 율리시즈

2022년 한국의 예상 출산율은 0.68명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연금 문제는 매번 쟁점이 되는 것들 중에 하나다. 경제생활을 할 수 있는 인구는 급속히 줄어들고 있고, 한 명당 부양해야 하는 노인의 숫자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을까? 존 리의 '엄마 주식 사주세요'라는 책을 읽어보면 아이들의 사교육에 올인하지 말고 부모의 노후를 위한 자금을 모아라는 말을 끊임없이 한다. 설득력이 있는 말이었지만 우리나라의 과열된 교육 경쟁 속에서 쉽게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래도 능력 밖의 투자는 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우리의 노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암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우리나..

(서평) 내 편이 없는 자, 이방인을 위한 사회학 (김광기) - 김영사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당신이 다수 속에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땐 언제나 잠시 멈추어서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군중의 열기와 선전 속에서 나는 올바른 생각을 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는 모두 이방인이면서 이방인이길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익숙한 세계에서 낯선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와 방법에 대해서 고찰해보는 이 책은 김영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책을 처음 접했을 때에는 난민이나 이민자들의 얘기가 아닐까 싶었다. 먼 존재로 각인되어 있는 이방인. 고립되어 있는 사회에 무턱대고 나타난 사람들만이 꼭 이방인일까 라는 질문으로 책은 시작한다. 하지만 원래부터 이방인이 아닌 사람은 누구일까? 우리는 어디선가 와서 어디론가 떠난다. 결국은 사회는 이방인들의 만남..

(서평) 낀대 패싱 (윤석만, 천하람) - 가디언

소위 X세대로 불리는 386과 MZ세대 사이에 끼인 세대를 이 책은 낀대라고 정의한다. 40대에 대부분 포진하고 있는 이 세대는 사회적 정치적으로 변곡점에 있기 때문에 힘들면서도 소외받기 일쑤다. 회사에서는 옛날 문화에 물든 상사와 정의와 자유를 외치는 지극히 자유주의 사원들과의 전쟁을 하느라 바쁘며, 회사와 가정 모두를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면 살아간다. 그럼에도 정치적인 부분에서는 스윙보터가 아니라 많은 정책에서 마저도 소외를 받는다. 낀대를 얘기하고 낀대를 분석하는 책인 줄 알았지만 정말 낀대를 패싱 해버리는 이 책은 가디언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사실 서평을 받을 때부터 좋지 않은 기운이 있었다. 책 내용에 정치적인 부분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자가 논설위원을 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