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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2월 너무 독서에 치여서 페이스 조절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벤트 신청도 조금 줄이고 하였더니 조금 편안하게 독서를 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김초엽 작가의 책을 열어보게 되었어요. 새해를 내돈내산으로 시작할 수 있는 기쁨이 있네요.
주말에도 책만 들여다 봤는데, 그러지 않으려고 조절합니다. 그래서 주말에 2-3권 읽던 것을 1권도 제대로 읽지 못하게 되었지만 그만큼의 행복도 있는 것 같아요.
1. 키르케 / 매들린 밀러 / 이봄
이 작품은 최초의 '마녀'로 기록된 키르케를 주인공으로 삼음으로 페미니즘 도서로 구분하는 사람들도 있다. 마녀라는 것이 어두운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지만 어떻게 보면 능력 있는 여성을 대변할 수 있다. 능력 없이 수동적인 삶을 사는 님프 키르케에서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게 되는 마녀 키르케로의 변화에서 그런 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존재가 성장하는 그것 자체로도 충분히 훌륭했기 때문에 문장이 너무 매끄러웠기 때문에 너무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2. 화이트아웃 / 심포유이치 / 크로스로드
이 책의 백미는 댐 구석구석을 알고 있는 도가시와 테러범의 대치와 설산의 묘사 그리고 도가시의 심리와 내적 갈등의 치밀함이었다. 고이데 전력소에서 직접 인터뷰를 진행한 작가의 노력이 글 속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출구가 없을 것 같은 장면에서 탈출구를 만들어줄 뿐 아니라 그것의 정당성까지 부여했다. 넓게 봐도 설산 속이었고 좁게 보면 댐 하나인 좁은 장면에서 500페이지가 넘게 집필할 수 있는 점과 마지막까지 박진감 넘쳤던 스토리는 작가의 치밀한 자료 조사 노력의 결과였을 것이다.
3. 게르니카의 황소 / 한이리 / 은행나무
읽는 내내 텐션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심리적인 변화의 전개 때문이기도 했다. 스페인 내전에서 독일군이 게르니카에 투하한 폭탄으로 인해 사망한 수많은 민간인의 모습을 담은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메시지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황소나 말이나 모두 학살당한 짐승일 뿐이다"라고 말한 피카소의 말처럼 분열된 여러 개의 자아 또한 그냥 학대를 당한 한 인간이었을 뿐이었다.
4. 미래로부터의 탈출 / 고바야시 야스시 / 검은숲
인공지능의 발전과 그것에 의존하다 기술을 잃어버린 인류, 무한한 삶과 능력을 위해서 자신의 모습마저 잃어버린 인류, 그 속을 살아가는 로봇. 고도화된 인공지능이 나타나면 그들은 인간처럼 탐욕적일 것인지 생태계의 한 무리처럼 한 자리를 차지하고 공존할 것인지는 모를 일이다. 구글의 딥마인드 이후로 심화학습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다. 사실 기계의 학습은 인간이 알 수 없는 영역이다. 사실 개발자들도 실제 어떻게 학습되고 움직일지 모른다고 한다. 미래의 기술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기술들로 가득할지도 모른다. 어느 순간 인간은 기계를 가르쳐지지 못하고 기생하며 살아가야 할 수도 있다. 책의 내용처럼 인류를 보존하라는 단순한 명제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동물원의 원숭이처럼 살아가게 될지 모른다면 지금부터라도 인공지능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 생각을 해 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5.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 제니 오델 / 필로우
다원성을 잃어간다는 것은 멸종으로 가는 길이다. 생태계의 멸종은 가장 많은 분포를 보인 생물이 겪었던 역사다. 6번째 멸종의 대상은 인간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에 대응할 다원성도 잃어가고 있다. 지금 당장 위험이 닥친다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상대는 물리적으로 엮인 공동체다. 디지털 속의 사람들이 아니다. <디지털 디톡스>라는 강제성을 띄며 고가의 상품도 있다. 지금 손에 죈 핸드폰을 내려두고 옆 사람과 얼굴을 보면 대화를 나누고 햇볕을 쬐고 새소리를 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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