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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61

(서평)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읽기 (박찬국) - 세창미디어

제대로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이다. 자웅동체의 생물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의 생물은 암수로 나눠져 있다. 그것이 진화에 유리한 측면이 그런 것이겠지만 그렇더라도 하나가 되려는 욕구는 본능에 가깝다. 프로이트는 성욕이 충족되지 못한 상태를 고통스러운 긴 상태라 보면서 이것에서부터 해방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하지만 프롬은 그것만이 본질이라고 한다면 자위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랑은 굉장히 복잡하고 힘든 것일 수 있다. 사랑은 공포처럼 본능에 충실하지 않다. 사람은 사랑에 대해 고민하고 연습해야 한다. 사랑은 이성에 의해서만 완결될 수 있다.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쉽게 풀어쓴 이 책은 세창미디어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인간은 이성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서평) 그럼에도 왜 사느냐 묻는다면 (미나미 지키사이) - 서사원

40여 년을 수행은 주지 스님의 연혁에 독특한 점이 있다면 와세다 대학교 문학부 출신이며 대형 백화점에서 근무한 것이다. 사회생활까지 한 뒤 출가를 결정한 경우다. 인생은 괴롭고, 고통스럽고, 슬픈 것. 불가에서 얘기하는 번뇌를 짊어지고 사는 삶에 대한 답이 필요했을까? 오랜 세월을 답을 구한 그가 구한 답은 무엇일까? 나의 존재의 가치를 찾는 것보다 인정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오늘을 제대로 살아가기 위한 다짐이 필요하진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 책은 서사원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멈춤을 얘기는 많은 스님들의 글에 한 걸음을 더 나아가 '가치 있는 나'라는 그 자체에 물음을 던지며 글은 시작된다. 나는 우연히 태어난 존재. 내가 골라가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세상이 빚어낸 존재. ..

(서평) 내가 사랑한 유럽의 도시 (이주희) - 믹스커피

저자가 여행을 하며 만난 유럽의 여러 도시에 대해 적혀 있는 여행 에세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가 단순한 기행문이 아니라 도시와 도시의 이야기를 풀어주는 책이었다. 36개 도시를 키워드로 풀어냈는데 그 내용이 심플해서 가볍게 읽어내기 좋았다. 몇몇 도시는 조금 더 깊이 있는 이야기가 궁금했고 몇몇 도시는 처음 알게 된 이야기도 있었다. 책이라는 키워드가 한 챕터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나에게는 더욱 좋았다. 파스텔 톤의 은은하고 예쁜 사진과 함께 담겨 있는 유럽 도시의 이야기는 믹스커피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그곳의 문화와 동화되는 작업이라고 한다. 이방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도시는 어떨까. 그저 아름답다고만 표현할 수밖에 없는 그 지점에 몇 가지 에피..

(서평)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 (이주윤) - 빅피시

글을 쓰기 시작하고부터 맞춤법에 조금씩 신경을 쓰고 있다. 아는 형은 글에 오탈자와 비문이 있으면 그 글의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잘 살펴라고 했지만 뭐 밥 벌어먹고 살 것도 아닌데 라며 웃어넘겼지만 (질보단 양으로 승부!) 밥을 벌어먹고 살까 싶으니까 여간 신경 쓰이지 않는 게 아니다. 다행히 AI 맞춤법이 있어서 빠르게 고칠 수 있다. 글을 계속 쓰다 보니 AI에 걸리는 횟수도 적어진다. (가끔은 AI들이 이상한 단어로 바꾸기도 한다.) 요즘 어른이란 어디까지일까? 이제 성인이 된 음슴체를 쓰는 이들을 위한 책일까. 위트 있고 때론 이런 것까지?라고 생각이 들었던 이 책은 빅피시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분명 MZ세대를 겨냥한 맞춤법 도서인 것 같다. 보통 맞춤법 책들은 생각보..

소설과 소설가 (오르한 파묵) - 민음사

하버드대에서 강연을 의뢰받은 파묵이 틈틈이 작성한 이 글은 그의 글쓰기의 자세를 알 수 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글을 쓰는 그는 의식을 따라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분석적인 면이 있다. 그는 건축학을 전공했듯 글의 구조를 모두 짜놓은 뒤 채워 넣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화가 되려 했던 그는 그림을 그리듯 글을 쓰기도 한다. 그가 말하는 소설과 소설을 대하는 작가와 독자의 이야기가 심오하다. 우리가 소설을 즐길 수 있는 이유는 무얼까? 이것은 인간의 습성에서 기인한다. 모순되는 두 사실을 믿을 수 있는 능력 말이다. 소설은 허구이면서도 진실이라고 믿는 독자에서 찾을 수 있다. 소설을 읽고 쓰는 사람은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소설에는 인위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이들을 '소박한 사람'..

(서평) 한의 몰락, 그 이후 숨기고 싶은 어리석은 시간 (최봉수) - 가디언

서양에 로마의 역사가 있다면 동양에는 한나라의 역사가 있다. 서로마가 시시껄렁하게 멸망했다면, 한은 흐지부지 사라졌다. 한을 공중분해 시킨 네 명의 역적을 꼽는다면 왕망, 동탁, 조조, 사마의 다. 역사는 그들을 망탁조의라고 부른다. 한의 몰락을 가져온 네 명의 인물과 함께 어리석은 지식인들에 대해 알아보는 이 책은 가디언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한의 역사는 초한지에서 시작하여 삼국지로 끝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삼국지는 '삼국지연의'로 소설이며 원래의 삼국지는 따로 있다. 삼국지연의가 워낙 유명해져 삼국지는 삼국지연의를 가리키게 되었고 원래 삼국지는 정사삼국지라 불린다. 망탁조의는 자신의 나라에서 녹을 먹다가 스스로 황제가 되려 했던 역적을 일컫는 말이다. 동탁은 소제를 폐위하고 시해까지..

(서평) 천년왕국 서로마 제국이 '시시껄렁하게' 사라지는 순간 (최봉수) - 가디언

천년 로마 역사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만 봐도 15권에 이르는 방대한 이야기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서로마 제국의 멸망에 집중하는 1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책이다. 그 대단한 역사를 가진 로마가 갑작스레 사라진 이유를 찾아본다. 그야말로 '시시껄렁'하게 사라져 버렸다. 제국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자신의 권력에 대한 욕심 그것으로 무엇을 할 생각도 없으면서 그냥 가지고 싶었던 이가 만들었던 제국의 소멸에 관한 이야기는 가디언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로마라는 제국은 세계적으로도 알려질 만큼 찬란한 문화를 자랑한다. 천년을 유럽을 지배했던 대제국이기도 하고 서양사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로마의 한 축인 서로마의 소멸은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 그야말로 소리소문 없이 사..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 김영사

한동안 떠들썩했던 사피엔스를 이제야 읽어보게 되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의 두근거림은 학문의 연결이 그리고 그것의 해석이 이토록 통찰력 있을 수 있고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을 읽었을 때의 감동과 똑같은 수준의 무언가가 마음을 덮쳤다. 인간은 왜 이럴까?라는 단순한 궁금증은 있었지만 그 질문에 이렇게 심오하게 대답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일까? 인간의 역사를 통한 여러 가지 면을 들여다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더불어 독서의 방향 혹은 정리의 방향을 다시 한번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세간에서 사피엔스를 인용할 때에는 항상 이 구절이 포함되어 있다. '농업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다.' 이 구절은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지 언급하지 않은 채 자극적인 소재로 자주..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 김영사

공포 소설의 대가라고 불리는 . 사실 그의 작품은 아직 한 편도 읽어 보질 않았지만 자주 들어 익숙하다. 글쓰기 책을 먼저 만난 건 그의 유명세도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이 책을 읽은 후기들이 마음에 들어서였기도 했다. 그는 참 유쾌한 사람인 것 같다. 이 이성적이고 뭔가 공식적인 글을 쓴다는 느낌이 강하다면 (그는 실제 공돌이기 이기도 하고) 은 많이 감각적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인 것 같다.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스토리라는 것이며 이것은 결국 자기만의 이야기여야 한다는 것이다. 플롯과 상징성 등을 강조하는 여느 글쓰기 책과는 결이 조금 달랐다. 작품은 어느 날 잠깐 만난 신과의 대화 같다는 얘기를 하는 이가 많지만 그는 그런 뜬구름을 좋아하지 않는 ..

에라스무스 교육방법론 (에라스무스) - 인간사랑

공부를 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던 학자라고 할까. 종교개혁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오직 공부만을 위해서 힘썼던 그를 누군가는 현실도피자라고 얘기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중립자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탈리아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라틴어를 잘하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잘 쓰지 않는 단어를 곧잘 사용하기도 한다. 글쓰기도 단번에 써내는 것을 잘하는데 한 번에 내려 적은 글이 군더더기 없음은 그가 평소에도 얼마나 많은 생각과 글쓰기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에라스무스는 학문을 위해 수도사의 길을 가기도 가정교사가 되기도 했다. 어떤 일이든 안정적인 수입이 있어야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올바른 인재로 사람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글을 적었으니 그것이 바로 과 이다. 그는 고전을 통해서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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