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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92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 자이언트북스

45억 년 전 지구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지구는 우주의 순리대로 존재하고 또한 변화하고 있다. 빙하기와 간빙기를 거치며 혹은 지구로 떨어지는 운석들로 인해 환경은 여러 번 바뀌었다. 이런 변화는 많은 생물들에게는 생존의 문제였지만 지구의 입장에서는 사사로운 문제일지 모른다. 태어나고 사라지는 생명체는 이런 순리를 따른다.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진화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공룡이 사라지고 포유류가 출현하고도 한참의 시간이 지난 450만 년에서야 인간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는 형태로 처음 등장했다. 사피엔스가 된 후, 농경을 위해 정착한 이후, 더 이상의 진화는 이루지 못한 것 같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문명을 만들었고 과학과 함께 지구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거대한 생태계에서 어느새 인간은 우세..

(서평) 올 댓 아로마테라피(우메하라 아야코) - 대경북스

1937년 프랑스 화학자 르네 모리스 가테포세의 연구로 발표된 는 각 국으로 번역되어 전 세계로 널리 퍼지게 되었다. 현대인들은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고 과거에 비해 자율신경의 긴장 상태가 오래되면서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는 아로마테라피는 주목을 받고 있다. 아로마테라피의 기초지식부터 다양한 적용 분야 그리고 성분표 등이 포함되어 있는 이 책은 대경 북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아로마테라피는 쉽게 얘기하면 향기를 이용한 치료법이다. 단지 치료를 목적으로 하지만은 않으며 우리들의 생활을 풍요롭게 해주는 수단의 하나가 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치료의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이용되고 있기도 한다. 식물을 이용한 치료는 선사시대부터 쭉 이어져 왔다. 종교적인 의식에도 향을 내는 식물을 태웠고 퇴마의..

(서평) 킬러스타그램 (이갑수) - 시월이일

제목에서는 사뭇 잔인할 것 같은 스릴러 느낌이 나지만 소재를 빼면 동화 같은 문체와 아이의 치우침 없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던 이 책은 시월이일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가족은 모두 킬러다. 할아버지는 독 전문가, 할머니는 폭탄 전문가이다. 누나는 스나이퍼이고 형은 검사이며 흔적을 없애는 전문이다. 아빠는 자살 전문가인데 어느 날 집을 떠난 후 연락이 되질 않는다. 엄마는 암기를 다루는데 달인이면서도 의뢰를 관리한다. 주인공은 이 집의 막내다. 자신만 유독 킬러의 자질이 없어 보였다. 체력적으로 기술적으로 모든 것이 부족했다. 그런 주인공은 삼촌에게 훈련을 받는다. 삼촌은 아빠가 사라진 후로부터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이 책을 보면 데스노트의 '키라'와 사상이 조금 비슷하다...

(서평) 아빠한텐 집이 너무 작아 (유리 슬레거스) - 마리앤미

라는 책은 굉장히 유희적인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그 속엔 너무 무겁고 아픈 얘기가 있었다. 몇 장의 삽화와 글로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단했다. 이 책은 마리앤미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동화책은 행복하고 아름다운 동화와 사뭇 다르다. 어떻게 보면 생각이 좀 필요한 부분이 있다. 4 ~ 7 세 유아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성인이 읽어도 될만한 동화였다. 이 동화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조심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아이들의 눈에는 그저 아빠가 너무 커져서 집에 못살고 거인 나라 집에 살게 되었다 정도로 즐겁게 읽을지도 모르겠다. 아빠에게 집은 왜 너무 작았을까? 아빠는 집을 부수는 파괴적인 상징이었을까? 아이가 아빠랑 살고 싶다는 의지에도 엄마는 왜 아이를..

(서평) 할렘 셔플 (콜슨 화이트헤드) - 은행나무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퓰리처상을 두 번 수상한 콜슨 화이트 헤드의 신작 은 60년대 할렘을 배경으로 한 소설로 강도, 약탈을 소재로 하는 케이퍼 픽션 장르이다. 할렘에서 평범한 가구 판매상을 하던 카니가 친척 프레니 때문에 범행에 말려드는 모습을 담고 있는 책은 은행나무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평범한 가구점을 하는 카니는 평범한 가구 판매상이었고 사촌 프레디가 가끔씩 가지고 오는 값싼 보석이나 중고품을 받아서 대신 팔아주기는 했으나 그는 굳이 범죄를 저지를만한 상황도 아니었고 그의 성향 또한 그냥 평범한 시민이었다. 카니가 범죄 속으로 휘말리게 된 것은 친척 프레니가 '테리사 호텔 강도 사건'에 가담하면서부터다. 프레니는 거절을 하지 못하고 결국 끌려가듯 범죄에 가담했고 자신의..

그녀에 대하여 (요시모토 바나나) - 민음사

오랜만에 요시모토 바나나 작가의 작품을 꺼내 들었다. 너무 쉼 없는 독서를 해서인지 익숙한 글이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책 정말 좋았었지'라는 기억만 남은 채 책장 한 구석에 꼽혀 있던 이 책에 손이 갔다. 좋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읽는 책은 새로 만난 책들과는 사뭇 다른 감각이 있다. 연애 소설 같은 제목에 전개 또한 그런 식이 었지만 급작스런 반전에 소름을 돋게 해 버린 작품이었다. 왜 이런 느낌을 처음 느껴 본 것 같을까. 분명 읽었던 작품인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였는데 작가는 문장으로 나의 마음을 풀게 만들고 마지막에 방심한 나의 마음에 슬픔의 비수를 꼽아버린다. 주인공인 유미코는 어딘가 달관한 모양새로 세상을 피해 최대한 게으르게 살아갈 요량이었다. 그런 그녀에..

(서평)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 (림태주) - 웅진지식하우스

자기 계발서가 대세를 이루는 지금의 시대에 에세이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라는 작가의 자문자답이 돋보이는 이 책은 웅진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자기 계발서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실행 가능한 해답을 알려 주고 요약해서 핵심을 알려준다. 살보다 뼈를 취하고 이런 감각은 자신 또한 그 요령과 방법을 익혔다는 만족감과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준다. 에세이는 피와 살이다. 비슷한 골격에 개인의 인생의 살이 뼈에 붙어 있다. 에세이에서 뼈는 보기도 힘들고 잡다하고 사변적인 글귀들이 넘쳐난다. 똑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없기에 정답 없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들 뿐이다. 자기 계발서와 정확하게 대척점에 서 있다. 그럼에도 도서 중에 가장 잘 팔리는 것은 에세이다. 사람들의 마음도 갈팡질팡 서로 ..

(서평) 여성의 대의 (지젤 알리미) - 안타레스

20세기 가장 위대한 페미니스트로 불리는 지젤 알리미의 대표작인 는 그녀가 활동한 라는 협회의 이름을 따온 것 같았다. 100년의 긴 세월 동안 페미니즘을 이룩하고 있는 서양의 페미니스트들은 투쟁가 이상의 활동을 해오고 있다. 여성의 정체성을 강조한 지젤 알리미의 는 안타래스 출판사의 지원받아 읽어볼 수 있었다. 나는 양성 평등에 동의하고 있지만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젠더 갈등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이다. 그럼에도 페미니즘의 긍정적인 부분을 보려고 여러 책들을 읽어보고 있다. 그런 나에게 지젤 알리미는 돌직구를 던졌다. 알게 모르게 사회적 문화적으로 혜택을 받았을 남성이라는 입장에서 그래 이제는 동등해져도 되지 않냐라는 알량한 우월감에 빠져 있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했다. 나에게는 당연했던 일들을 ..

섹시함은 분만실에 두고 왔습니다 (야마다 모모코) - 비채

둘째를 놓고 우울해하던 아내를 위해서 구매했던 책이었다. 그 당시에 눈에 스치듯 지나간 이 책을 머릿속에 잘 기억해 두었다가 구매를 했던 기억이다. 엄마를 슈퍼우먼과 마치 금강경을 외는 부처를 만들려는 다른 책들과는 달리 마주한 현실을 솔직하게 적어내면서 웃픈 현실을 적어냈다. 이 책은 글쓴이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내용을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아이를 낳는 것뿐 아니라 그동안 지켜온 여리여리함이나 섹시한 몸매와 함께 머릿속에 있던 쪽팔림이라는 것도 함께 놓는 것 같다. 아이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밖에 없는 엄마의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엄마는 강해지나 보다. 임신을 하고 열 달 정도를 행복한 그림을 그리며 아이를 기다리지만, 아이와 만나는 순간 현실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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