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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동 (앨빈 토플러) - 한국경제신문

야곰야곰+책벌레 2021. 6. 2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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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쇼크', '제3의 물결'에 이어 펴내는 3부작 중 마지막인 '권력 이동'을 드디어 완독 하였다. 첫날 맹렬하게 읽어 나가다가 책 리뷰와 여러 가지 업무로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20여 년 전에 알 수 없던 문장들에서 이제는 앨빈 토플러의 통찰을 느낄 수 있었다.

  권력이라는 것은 억압적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친근한 느낌은 아니다. 하지만 권력이라는 것은 모든 인간관계의 한 국면(aspect)에 지나지 않는다. 권력이란 원래 중립적이며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것이다. 동일한 인물이 환경에 따라서 권력자일 수도 있고 약자일 수도 있는 것과 같다.

   권력이 돈을 쫓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제3 물결이 다가오면서 권력의 형태도 바뀌고 있다. 석기시대 돌멩이로부터 권력은 시작되었다. 물리적 형태로 존재했던 초창기의 권력은 더 강력한 무기를 손에 쥐는 것이 중요했다. 

  제국의 시대가 끝나고 권력은 '자본'을 쫓았다. 제 2물결을 타고 자본의 권력은 금융산업의 발전과 함께 거대한 기업들을 만들어 냈고 한 나라에 머무러는 것이 아닌 범세계화하고 있다. 이 변화는 '제3의 물결'을 타고 초고속으로 퍼져 나가며 새로운 기술에 천문학적인 자금들을 쏟아붓고 있다. 산업을 쫓아가는 돈의 흐름이 속도의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제3의 물결'이 이끄는 정보화 산업에 들어서면서 자본은 점점 더 무형자산에 의존하게 된다. 원자재나 공장 시설 등만을 보고 투자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버렸다. 이 변화는 통화를 가지고 엄청난 권력을 누려온 강력한 금융기관에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엄청난 수의 신용 카드 업체들이 생겨나는 것처럼 은행을 규제하는 각종 제한과 준비금 같은 것에 제약을 받지 않고 이용자들에게 신용 발급까지 한다. 이로서 중앙은행은 금융정책에 대한 통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상징적 재산이 실질적 재산을 대신하게 된다.
1650년, William Potter

  작년부터 엄청난 이슈를 몰고 있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의 경우에도 중앙은행에 대한 도전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 강력한 권력을 중앙은행이 쉽사리 내어줄리 만무하겠지만, 가상화폐도 점점 자기의 자리를 찾아가게 될 것이다. 이 거대한 연속적인 변화의 수반 하에 거의 종교적 개종과 맞먹는 폭넓은 신념의 변화가 필요하며 또한 일어나고 있다. 

  현재의 부는 수많은 상징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에 기초한 권력 또한 놀라울 정도로 그러하다.

  지식으로 권력이 이동하는 동안에 '정보전쟁'이라는 것은 불가피한 것이며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 되었다. 

  기업에서의 정보는 초기에는 생산자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었다. 하지만 거대 유통기업이 나타나면서 소비자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무기로 유통업체는 기업에게 권력을 행사했다. 지금은 소매상이 그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대량 생산하여 일괄로 판매하던 '제2 물결'의 굴뚝 경제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제3 물결'위에 서 있는 것이다. 기업은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더라도 이윤을 남겨 살아남는 방법을 강구해야만 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이런 다양한 제품의 생산은 서로를 이어주는 네트워크 경쟁에 놓이게 된다. 다양성을 위해서 흩어놓았지만 다시 하나로 묶어야 하는 모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것은 곧 '표준 전쟁'이 되었다. '표준 전쟁'에서 승리하면 앞으로 펼쳐질  시장을 이끌 수 있는 권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서로 전략적 제휴를 맺어 진형을 만들어 '표준 전쟁'에 임하게 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한 가지 표준이 정해지지 마자 곧 새로운 기술이 나와 버려 이전 표준을 부적절한 것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그러면 이들 사이를 연결하는 또 다른 표준이 필요하다. '표준의 표준의 표준'을 만들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계속 만들어진다.

  이런 정보들은 정치에서도 이용된다. 일부러 정보를 흘려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기도 하며 스파이를 통해서 거래의 우위에 서려고도 노력한다. 때로는 이미지를 쇄신하기도 새로운 거물이 만들어지거나 전세계적인 여론을 만들어서 권력에 저항하는 거대 권력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완전한 평등은 변화의 정지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불가능할 뿐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의 불평등의 존재는 그것 자체가 부도적한 것은 아니다.
부도덕한 것은 권력획득 수단의 잘못된 배분을 동결시키는 체제이다.
그 불평등한 배분이 인종, 성별 또한 선천적 특성들에 바탕을 둔 것이라면 이중으로 부도덕하다.

  불행하게도 '지식'으로의 권력이동은 불평등이 존재를 한다. 이미 제3 물결로 들어선 선진국들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산업을 독식하고 있다. 사회가 가속도 될수록 이를 따라잡기란 쉽지 않다. 갈수록 임금이 생산에 차지하는 비율이 적어지고 있으며 저개발 국가는 더 이상의 투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 하이테크 산업은 노동자 또한 높은 지식수준을 요구한다. 이런 하이테크 산업이 선진국으로 재배치될 때 선진국과 저개발국가의 갭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기업은 이제 국적이 불분명할 정도로 다양한 국가의 투자로 운영되고 있다.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전쟁도 불사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기업의 정체성에는 모호하다. 국가의 권력은 질서를 유지하는 ( 그 양을 잴 수 없지만 ) 대만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국가 중심적인 세계질서의 낡은 틀에 담을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는 상상력이 부족한 하나의 의견이 되었다. 새로운 부의 창출 체제가 지구 상에 확대되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질 것이다.

  새로운 지식은 우리가 알고 있던 세계를 뒤집어 엎고 이를 떠받치고 있던 권력의 기둥들을 뒤흔들어 놓았다. 그 잔해를 조사해본 우리들은 이제 다시 한번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기 위해 모두 함께 이렇게 서 있는 것이다.

  '미래쇼크'에서는 변화의 '과정'을 얘기했고 '제3의 물결'에서는 변화의 '방향'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 이번 '권력이동'에서는 변화의 '통제'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 앞의 두 권의 서적은 과거와 현재를 보고 미래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면 이번 권력 이동은 현재의 '권력'에 대한 통찰을 보여 주었다. 권력이라는 것은 결국 '부'를 통제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이것은 곧 새로운 '부'가 생겨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권력의 이동을 보면 다가올 '부'를 알 수 있을 것이고 '부의 이동'을 살피면 권력이 어디로 쏠릴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그 정도까지의 탁월함은 없지만 잠깐 동안은 대단함을 느낀 좋은 시간이었다.

 

제 3의 물결 (앨빈 토플러) - 한국경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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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쇼크 (앨빈 토플러) -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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