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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26

(서평) 별을 읽는 루이즈 (세오 마이코) - 소미미디어

연초가 되거나 자신이 조금 힘이 부친 일이 생기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거나 조언을 받으려 한다. 주위 사람들에게 쉬이 얘기하기 쉽지 않은 일이 생기면 점이나 타로점을 보기도 한다. 나는 운명이니 점이니 하는 것을 믿지 않는 편이라 재미 삼아서도 점쳐 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일단 들은 얘기는 머릿속을 맴돌기 때문이다. 점성술을 이용하여 사람의 심리를 자연스레 읽어갈 수 있게 해주는 이 책은 소미미디어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쓰면서 인물들의 심리와 행동을 묘사하는 방법도 좋지만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자기의 이야기를 내어 보이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익숙하다. 별점을 봐주는 인물로 설정된 주인공 루이스는 사람들의 고민을 자연스레 들을 수 있는 입장이기도 하며 자신의 생각을 서술..

그녀에 대하여 (요시모토 바나나) - 민음사

오랜만에 요시모토 바나나 작가의 작품을 꺼내 들었다. 너무 쉼 없는 독서를 해서인지 익숙한 글이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책 정말 좋았었지'라는 기억만 남은 채 책장 한 구석에 꼽혀 있던 이 책에 손이 갔다. 좋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읽는 책은 새로 만난 책들과는 사뭇 다른 감각이 있다. 연애 소설 같은 제목에 전개 또한 그런 식이 었지만 급작스런 반전에 소름을 돋게 해 버린 작품이었다. 왜 이런 느낌을 처음 느껴 본 것 같을까. 분명 읽었던 작품인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였는데 작가는 문장으로 나의 마음을 풀게 만들고 마지막에 방심한 나의 마음에 슬픔의 비수를 꼽아버린다. 주인공인 유미코는 어딘가 달관한 모양새로 세상을 피해 최대한 게으르게 살아갈 요량이었다. 그런 그녀에..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 민음사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다자이 오사무의 을 드디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제목에서 풍기는 우울함이 길지 않은 글임에도 끊임없이 나타난다. 이 소설과 다자이 오사무는 정말 이 시대의 갈 길을 잃은 청년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을까?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의 세 개의 수기로 이뤄진 이 책은 유복한 환경에 있었던 주인공이 왜 그렇게 끝없이 추락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적어내고 있다. 주인공은 태어날 때부터 비관적인 인물이었을까. 엄격한 아버지의 기쁨을 위해서 기꺼이 내면의 자신을 숨기고 살았고 집으로 분리되면서 내면의 외형 화가 이루어진 것인가. 이라는 카피가 그렇게 와닿지는 않는다. 지금의 청춘들은 이런 '페르소나'를 지니고 살아간다는 것일까. 왜 그들은 이 소설에 열광할까. 작가가 금수저를 포기하고 ..

화장실 이야기 (효게쓰 아사미) - 담푸스

최근에 EBS에서 방영 중인 이라는 어린이 만화에 라는 노래와 영상이 유행을 타고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똥이라는 소재는 전 세계적으로도 개그의 소재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그 쓰임이 더 자유로워서 외국인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효게쓰 아사미의 는 변을 보는 화장실이 아닌 여러 의미의 화장실에 대해서 적어내고 있다. 화장실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킬 수 있었으며, 피식 웃다가 감동하다가 놀라기까지 했다. 그만큼 다루는 소재의 폭이 넓었다. 작품은 어린아이가 특공대에 빙의해서 화장실로 침투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결국 상관(누나)의 엄호를 받으며 복귀하지만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지하철에서 갑자기 온 신호에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은 과민성 대장인 나에..

(서평) 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이용덕) - 시월이일

재일 한국인 3세의 소설이라고 해서 서평을 신청하려다가 가슴 섬뜩한 제목에 머뭇거려졌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가끔씩 보이는 광고에서 그냥 지나치곤 했다. 그러는 와중에 시월이일 출판사에서 서평을 부탁하셔서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글은 제목만큼이나 섬뜩한 일본 내의 재일교포들의 삶을 얘기하고 있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충분히 일본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이었고, 실제 관동 대지진 때에 조선인 학살이 실제로 있었다. 일본 특유의 외국인 차별 정책들은 일본에서 살아가는 외국인들에게는 내가 생각하는 이상의 아픈 역사일 것이다. 그리고 재일교포의 다큐멘터리나 책을 보면서 알게 된 일본과 한국 사이에 어느 쪽에서도 인정받지 못한 그들의 삶이 안타까웠다. 글은 파칭코처럼 옛날의 모습을 그리겠구나 했지만 갑자기 등장한..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마쓰이에 마사시) - 비채

어쩌다 들른 어느 분의 인스타그램에서 너무나 매력적인 제목과 그에 잘 어울리는 표지의 책이 있었다. 그분의 피드는 "여름이 가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되어 있었다. 자신은 여름이 오면 매번 꺼내 들고 읽는다고 했다. 그 정도의 추천 사면 책이 나쁠 리가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가지고 싶은 제목을 하고 있었다. 에서라는 다소 밋밋한 원제를 로 번역한 역자의 센스가 주요한 것이기도 했다. 구매하고 얼마 있지 않아서 김영하 작가가 7월의 도서로 선정하면서 책은 순식간에 인기도서가 되어버렸다. 서정적인 제목답게 이 책은 한나의 계절 동안의 일을 그림을 그리듯이 아름답고 세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다이내믹한 오락적 요소를 최대한 빼고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게 이어가고 있다. 아주 편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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