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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한파묵 9

내 이름은 빨강 - 세밀화

이슬람교의 주된 교리는 "살아있는 것은 모두 사라진다"다. 신만이 세상에서 유일할 수 있고 인간은 그저 지나가는 객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살아 있을 때의 호의호식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이스탄불에 화려한 건축물이나 미술물이 없다는 것을 그것을 반증한다. 그중에서 세밀화는 당시의 문화를 그대로 담고 있는 거라고 할 수 있다. 오스만 제국의 세밀화의 주요한 특징은 마치 신이 인간세계를 내려다보다는 듯이 그려져 있는 것이다. 그림은 대부분 평면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후 유럽에서 유행한 인간 중심의 시선 처리를 한 '원근법'이 유행하면서 오스만 제국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몇몇 술탄은 유럽의 화가들을 오스만 제국의 궁정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오스만 제국의 세밀화는 사실주의에 가깝다. 소재..

내 이름은 빨강 - 요약

열정 혹은 정열의 색인 빨강은 색을 3 원소 중에 하나며 자연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색이기도 하다. 동시에 빨강은 피의 색이면서 이슬람의 색이다. 동시에 세밀화에 사용되는 물감으로는 꽤나 귀한 색이기도 했다. 빨강은 소설 전체를 아우르는 중의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점에서 제목에서 주어 '나' 또한 중의적일 수 있다. 강렬한 첫 문장으로 유명한 이 소설답게 제목 또한 예사롭지 않다. 튀르키예 작가라는 말보다 이스탄불 작가라는 말을 더 좋아하는 파묵은 이스탄불에서 대부분의 생애를 보냈으며 그의 작품 대부분이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가장 잘 아는 것을 써야 한다는 그의 말처럼 그는 튀르기예 중상층의 생활 그리고 이스탄불에 대해 적고 있다. 콘스탄티노라고도 불리는 이스탄불은 동로마의 수도이면서 오..

오르한 파묵

1970년대 초에 누군가에게 소설가가 되고 싶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는 "하지만 넌 시골에서 산 적이 없잖아?"라고 대꾸했습니다. 시골의 삶, 가난한 터키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문학 역시 이러한 선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지요. 하지만 나는 내가 아는 것을 쓰고 싶었습니다. 나의 출신인 중상류층, 부유한 삶 혹은 이스탄불 부르주아의 삶 그리고 역사 분야가 관심사였지요." (오르한 파묵, 이난아, 민음사, p33)  오르한 파묵은 1952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태어났다. 이스탄불 내에서도 상류층이 거주하는 니샨타쉬 구역에서 태어난 그는 부유층 출신이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으나 십 대에 사랑하던 여인의 아버지가 화가에게는 딸을 줄 수 없다며 유학을 보내버리는 사건이 영향이 있었는지 ..

정보수집/인물 2023.11.20

이스탄불 : 도시 그리고 추억 (오르한 파묵) - 민음사

독서 클럽이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한 소모임을 열고 각자 읽고 싶은 대로 (사실 읽고 싶지 않으면 않은 대로) 그렇게 함께 읽고 있다. 우리 모임의 첫 번째 '내 이름의 빨강'을 2월에 읽었으니, 벌써 5개월이 지났다. 몇 달 함께 읽다 보니 조금 더 깊이 있는 독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곤 새롭게 읽는 책은 읽는 대로 진행하고 첫 책부터 다시 꼼꼼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작가의 여러 책을 읽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스탄불'은 작가를 알아가는 마지막 책이 될 듯하다. 'hüzün'이라는 티르기예 단어는 우리나라 말의 '한'처럼 다른 나라의 언어로 품어내기 힘든 정서적인 특별함이 있다. 이난아 역자는 이를 '비애'라고 번역했고 이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 한 때는 서양 최대의 도시였고 또 다른 ..

소설과 소설가 (오르한 파묵) - 민음사

하버드대에서 강연을 의뢰받은 파묵이 틈틈이 작성한 이 글은 그의 글쓰기의 자세를 알 수 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글을 쓰는 그는 의식을 따라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분석적인 면이 있다. 그는 건축학을 전공했듯 글의 구조를 모두 짜놓은 뒤 채워 넣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화가 되려 했던 그는 그림을 그리듯 글을 쓰기도 한다. 그가 말하는 소설과 소설을 대하는 작가와 독자의 이야기가 심오하다. 우리가 소설을 즐길 수 있는 이유는 무얼까? 이것은 인간의 습성에서 기인한다. 모순되는 두 사실을 믿을 수 있는 능력 말이다. 소설은 허구이면서도 진실이라고 믿는 독자에서 찾을 수 있다. 소설을 읽고 쓰는 사람은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소설에는 인위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이들을 '소박한 사람'..

오르한 파묵 (이난아) - 민음사

'내 이름은 빨강'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오르한 파묵은 튀르키예를 대표하는 작가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었음에도 고독한 집필의 세계로 들어섰다. 글을 쓸 때가 행복하기에 계속해서 쓴다는 그는 여느 직장인들처럼 하루 10시간을 앉아 글을 쓴다. 매일 같이 쓴다. 그럼에도 자신은 하루 평균 0.98장을 쓴다며 하루 한 장도 쓰질 못하는 자신을 소개한다. 하지만 사실 대단한 양이다. 쓰지 못하는 날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재능과 공상의 능력을 작가의 덕목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작가는 '글 쓰는 게 행복해야만 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누가 글을 쓰라고 압박을 하면 그것이 너무 기뻐야 한다고 했다. 소설가란 개미와 같은 끈기로 조금씩 거리를 좁혀 나가는 사람이며, 오로지 그 자신..

(천상독서클럽) '내 이름은 빨강' 2월 정리 중..

2월이 지나갔다. 사실 2월의 마지막 날에는 천쪽이상독서클럽 2월 도서인 '내 이름은 빨강'을 정리하여 공유하려고 했는데, 밥벌이가 바쁘다 보니 시간을 놓쳐 버렸다. 사실 정리하면 정리할수록 끝이 없다. 그래서 나는 그저 읽는 편을 좋아하지만 이왕 하기로 한 거, 독서클럽 도서라도 제대로 파헤쳐보자라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역시 시간이 너무 든다. 마지 한 권의 책을 쓸 기세다. '내 이름의 빨강'은 오스만 시대의 세밀 화가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은 전통과 변화의 사이에서 고뇌한다. 고뇌를 제공한 사람은 역시 술탄이다. 술탄은 황제와 같은 지위다. 술탄은 중에는 실제로 베네치아 화가와 교류를 하고 자신의 초상화를 남긴 술탄이 존재했는데, 바로 메흐메트 2세다. 젠틸레 벨리니가 그렸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책..

내 이름은 빨강 (오르한 파묵) - 민음사

빨강은 정열, 피 그리고 이슬람교의 색이다. 빨강은 색은 3요소이기도 하고 자연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색이기도 하다. 빨간 물감의 재료인 버밀리온은 기원전 300년 중국에서 이미 '진사'라는 이름을 가진 광물을 이용하여 만들고 있었다. 이슬람교의 혈연을 나타내는 빨간색은 중국을 통해 전달되었고 그들의 문화 역시 페르시아와 더불어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튀르키예의 이스탄불은 오스만 제국의 중심 도시며, 동서의 문물이 어우러져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는 그야말로 문화의 용광로 같은 곳이었다. 그 속에서 일어나는 문화의 소용돌이 속에 전통과 변화의 바람,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예술가들의 번뇌는 이 작품의 주요 내용이 된다. 16세기 오스만 제국의 막강한 파워는 주변 나라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소설가) 오르한 파묵

오르한 파묵은 튀르키예, 이스탄불 출신으로 올해로 70세(1952년생)가 된다. 이스탄불 내에서도 상류층이 거주하는 니샨타쉬 구역에서 태어났으며 파묵 역시 부유층 출신이다. 원래 화가를 꿈꾸었으나 건축학과로 진학하였으나 자퇴를 하고, 저널리즘으로 전공을 바꿨다. 6년 뒤 첫 소설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로 등단하지만 당시 대세와 맞지 않아 출판되지 못하다가 3년이 지난 뒤 겨우 출판을 하게 된다. 파묵의 젊은 시절은 미술, 건축, 저널리즘으로 정리할 수 있다. 튀르키예는 오랜 시간 동양과 서양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어 동서양 문화의 충돌과 정체성의 혼란, 그리고 서구화를 위한 전통 상실 등의 문제가 있다. 파묵은 이런 문제들을 다룬 작품을 소개해 왔다. 파묵은 오스만 제국의 학살에 대해 튀르키예의 잘못..

정보수집/인물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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