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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935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 민음사

이 책은 참 논란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후기도 개인 메모에 저장해 두고만 있었다. 내 글을 내보였을 때 원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의 논쟁은 각오하고 써야 하는 책이라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단순했다. 자기계발서만 너무 읽으니 감성이 너무 메마른 것 같아서 읽을만한 소설을 찾다가 만났기 때문이다. 나는 책을 고를 때 후기를 보지 않는 편이다. 후기는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에 어떤 다른 점이 있는지 볼 때만 본다. 81년생인 내가 가장 잘 공감할 것 같은 '82년생'의 김지영씨의 이야기일 것이라는 예상은 맞았다. 소소한 일상을 그려나가는 큰 스토리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읽는 내도록 열거되는 '여성 차별'의 사건들은 내가 알고 있고 혹..

하버드 새벽4시반(웨이슈잉) - 라이스메이커

"수험에 시달리는 우리 청소년들이 가여웠는데, 하버드를 다녀오니 이렇게 공부해서는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저자는 글을 이렇게 풀어나간다. 학구열에 불타고 있는 하버드의 모습은 비단 이 책에서 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에서도 자주 다루는 얘기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공부하고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세부적으로 꼼꼼히 나눠 공부한다. 당연한 얘기를 '하버드'라는 팩트를 더하며 노력의 당위성을 얘기한다. 모두가 잠을 자고 있을 새벽 4시 반에 하버드는 공부하기 바쁜 사람들로 가득하다.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하버드에서 누구보다도 노력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성과에서 노력이라는 것을 배제할 수 있을까. 잘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말콤의 '아웃라이어'에서도 말했다시피 '1만 시간' ..

공감필법(유시민) - 창비

유시민 작가를 좋아하고 그의 책을 좋아하는 것은 참 잘 읽힌다는 점이다. 쉬운 글로 적어내지만 가볍지 않은 그의 문체를 좋아한다. 유시민 작가 본인도 강조한다. 말을 사용한 시간이 글을 사용한 시간보다 훨씬 길기 때문에, 글이라는 것도 읽었을 때 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적어낸다는 것이야 말로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아인슈타인도 "어린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없다면,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었다. 어떤 책에서는 문장에 어려움이 있어서 몇 번을 곱씹으면서까지 이해하기도 한다. 문장이 어려운 것이 아니고 글의 여백이 많아서 저자의 생각을 공감하려고 노력하기 위해서다. 이것은 읽은 사람의 자세이다. 책을 비평하기 전에 책을 쓴 사람과 최대한 공감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그 ..

칼퇴근 4.0(최명화) - 스노우폭스북스

정신없이 치여 살고 있을 때 나의 희망을 한껏 담아서 '칼퇴근'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 책을 구매하였다. 평소의 나라면 이런 책을 사지는 않았을 것 같다. '칼퇴근 4.0'이라는 것이 조금 촌스럽기도 했다. '인더스트리 4.0'도 아니고 말이야.. 읽고 난 뒤에 후기를 적으면서 알게 되었다. 저자 최명화님은 내가 좋아하는 책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리더스북)의 저자이기도 했다. 현대차에서 실장, 두산에서 전무, LG전자 상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여성으로서 임원을 했다는 사실은 이 분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것도 사정이 많이 나아진 요즘의 일도 아니고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실전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오로지 회사에서 살아가는 법을 아낌없이 공유하고 있다...

달까지 가자(장류진) - 창비

"강 장군님, 장군님만 믿습니다." 일상적인 언어로 바로 옆에 사람에게나 있을 법한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잘 풀어내고 있다. '달까지 가자'는 말은 아마 일론 머스크가 만우절에 도지 코인을 "달까지 보낼 거야"라는 트윗을 차용한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우리는 달에 가기로 결심했다"라는 책과 같은 장르일 거라는 착각도 잠시 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 같은 애들은 어쩔 수 없어" 요즘 20, 30대 들은 공정에 대해서 민감하다. 우리 때라고 해서 그렇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어느 시대나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있었고 불공정도 존재했지만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요즘 세대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 심한 것 같다. 일상적인 도입인데도 자연스럽게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다. 그냥 생활 소설로 그대로 적어 나갔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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