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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139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의 (이상원) - 황소자리

글을 잘 쓰고 싶어 부단히 찾아보던 중 눈에 들어온 책이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펼칠 수 있었고 또 즐겁게 읽어낼 수 있었다. 사실 글쓰기 방법에 대한 얘기가 가득할 것 같았는데, 글쓰기 강의 그 자체였다. 글쓰기 강의를 맡은 저자는 여러 해 이 강의를 이끌었다. 그리고 3편의 에세이를 쓰고 나누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그리고 이 책은 그동안 강의를 들었던 사람이 내었던 에세이에 대한 저자의 화답과 같은 에세이다. 대학교에서 이렇게 자유로운 글쓰기가 가능하다는 점이 참 좋았다. 미국 대학교 강의에서는 자주 볼 수 있었던 강의가 우리나라에도 있다는 점이 좋았다. 나를 소개하는 글로 시작하는 이 수업은 25명 정원이다. 강의는 강사가 지휘하지 않는다. 적당히 이끌 뿐 수업을 듣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정치적인 교육부의 헛발질

개정 한국사에 ‘자유민주주의’ 명기…연구진, 철회 요구 교육부, 2022 개정교육과정 행정예고 www.hani.co.kr 앞서, 지난 8월 30일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이 처음 공개된 직후, 보수언론과 국민참여 소통채널 등을 중심으로 시안에 ‘6·25 남침’과 ‘자유민주주의’ 표현이 빠져있다며 학생들이 좌편향된 교과서로 공부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역사 교육과정 속 민주주의 관련 표현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쟁점화된 문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자유민주주의가 공산주의 체제에 맞서는 대립 개념으로 차용된 탓에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꿀 경우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 미화에 악용될 수 있고 민주주의 개념이 자본주의 시장경제만을 강조하는 것으로 협소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하지만 보수 진..

라그나로크 vs 회사

꽤 오래전에 적어놓은 글인데, 왜 적었는지는 잘 기억나질 않는다. 라그나로크는 대학교 때부터 즐겨하던 게임으로 우리 사이에선 '채팅 아바타 게임'이라고 불렸다. 몹이나 보스를 잡는 일보다 치장하고 채팅하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게임.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새로운 게임을 찾아보다가 게임 내용도 살펴보고 후기도 읽어보며 라그나로크라는 게임을 선택하게 된다. (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를 찾아보다가 기업의 종목 그리고 선배의 소개로 회사에 입사하게 된다. ) 검사, 마법사, 복사, 도둑 등의 직업이 있는데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복사를 선택하고 이름일 짓는다. ( 여러 부서가 있었지만, 나는 내가 일하고 싶은 업무에 지원하게 된다. ) 게임에 들어가니 뉴비 튜토리얼을 실행하라 한다. 뉴비 튜토리얼을 진행하면 작은 ..

절망을 무시하는 사람들 (feat. 언내추럴)

마구 흔들려서 '마흔'이라는 나이.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올랐지만 늘 모자라고 불안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다. 늘어나는 벌이만큼 써야 하는 돈도 늘어간다. 아니 더 많이 늘어간다. 아이들은 커서 대학교에 입학이라도 하면 학비는 감당할 수 있을까를 포함한 이런저런 고민에 빠진다. 회사에서도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 더 오르는 것은 운과 같다. 열심히 달려 쉼이 필요한 나이 40대에 우리는 더 쉼 없이 달리게 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40에 가장 많이 아픈 것 같다. 불안은 순식간에 나를 덮친다. 원래부터 삶의 최악을 고려하며 시뮬레이션하는 버릇이 있는 나는 행복하기보다는 작전을 짜기 바쁘고 플랜이 엇나갈 때마다 새로운 작전을 짠다. 뭔가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신경이 날카로워진다고 아내는 얘기한다. 그래서 사실..

슥삭슥삭 욕실 청소

기숙사 욕실은 보통 엉망진창이다. 그곳에 나름 깔끔한 사람이 살고 있지 않다면 들어설 때부터 긴장해야 한다. 기숙사는 집과 달라서 거의 잠만 자는 곳이라 잠자는 주위만 깨끗한 편이다. 그래서 기숙사에 입실하는 날은 청소하는 날이다. 그렇게 깔끔하지 않은 나조차도 기숙사 욕실에 들어서면 욕부터 나온다. 출장자 기숙사나 임원 기숙사는 좀 낫다. 정기적으로 누군가 와서 청소를 해준다. 기숙사의 상태는 손댈 수 없는 지경과 그나마 견딜만한 상황으로 나뉜다. 짐을 풀 새도 없이 마트로 가서 욕실 청소 용품을 산다. 주말부부 이후로 집에서 화장실 청소를 잘 안 하는 나지만, 두고 볼 수 없다. 공용으로 사용하면 치우는 사람만 치우는 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단톡방에 버럭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깨끗하게 치워 놓..

글쓰기 +/일상 2022.11.16

연애를 꼭 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혼자만의 시간에 행복을 느끼고 친구들과 일상을 나누는 것 만으로는 부족한 걸까?

감정을 나누는 것에도 관성이 있을까? 오랜 시간 혼자 지낸 사람들은 혼자 지내는 법에 익숙하다. 모든 결정은 나의 선택에서 나온다. 지인들의 사랑 얘기에 잠시 관심을 보였다가도 이내 시큰둥해진다. 오히려 연애 싸움에 아주 중립적인 카운슬러가 되기도 한다. 연애도 못해봤으면서 무슨 조언이냐 싶다가도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는 일장 연설을 늘어놓으면 상대가 수긍하는 경우도 많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중요해.' 어느 시대나 유행하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친구는 좋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나도 좋다. 에너지를 소비하며 챙기지 않아도 된다. 문뜩 생각날 때 연락해도 좋은 친구가 좋다.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지 않기에 늘 중간쯤에서 조금 높은 긍정적인 심리 상태가 유지된다. 만나서 좋고 생각을 공유해서 ..

체력이 고갈되면 어김없이 걱정이 생긴다.

나는 원래 월요병이란 게 잘 없었다. 사실 지금도 회사에 출근하기 싫고 그렇지는 않다. 단지 주말부부라 일요일 저녁에 장거리 운전을 하고 나면 월요일은 아무래도 체력이 달린다. 특히 주말에 피곤한 일을 한 날은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지금의 생활은 만족하며 지내고 있다. 집에서 출퇴근했지만 매일 야근에 출장에 바쁘기만 했던 시절보다 더 많이 만나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체력이 빠져서 업무에 집중이 안되면 아무래도 불안한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도 사실이다. 계속 나아가야 할 것 같은 나이인데..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바쁘게 준비하는 인생 2막에 대한 걱정도 다시금 기어 나온다. 지금 잘하는 거 더 안 하고 그렇게 해도 되겠어?라는 고민은 끊임없다. 매번 필요한 것만 사는 느낌..

글쓰기 +/일상 2022.11.07

레슨 9주차 - 핌플아웃과 랠리하기 (2010.10.27)

오늘은 3달째 레슨비를 냈다. 레슨이 9주 차에 접어들었다는 얘기다. 레슨은 9주 차지만 대학 동아리 생활을 펜홀더로 했던 적이 있어서 진도는 다른 분들보다 조금 빠른 편이다. 탁구장에 동호회에 가입한 이후로 고수분들과 공을 섞을 기회가 많아진 것 같다. 기존에도 종종 불러 같이 쳐 주셨지만, 동호회에 가입하고 나서 조금 더 잘 대해준다는 느낌이 있다. 공동체라는 것은 생각보다 경계가 분명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늘의 고수는 로터리 전형 펜홀더였다. 로터리 전형은 펜홀더지만 중국식 펜홀더처럼 앞뒤 다른 러버를 붙인다. 다른 점이라면 앞면으로만 치는데 앞뒤를 꾸준히 바꾼다는 것이다. 그래서 로터리 전형이라고 한다. 한 면은 평면 러버, 다른 한 면은 핌플 아웃이나 롱핌플을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을 보..

글쓰기 +/탁구 2022.10.07

중국의 로켓왕 첸쉐썬, 그리고 '믿음'

중국의 우주개발을 이끈 중국의 '로켓 왕'이라 불리는 과학자가 있습니다. 바로 첸쉐썬이라는 인물입니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제트추진연구소 연구원, 국방과학위원회에서 중령 대우로 미사일을 연구하는 등 탄탄대로를 걸었던 첸쉐썬. 하지만 1949년 중국이 공산회 되며 미국의 적국이 되며 그는 FBI에 체포됩니다. 중국에 기밀 연구자료를 누출했다는 간첩 혐의를 받은 것이죠. 당시 중국의 지도자였던 모택동은 6.25 전쟁 중 포로로 잡았던 미군 포로들을 협상카드로 활용해 첸쉐썬을 맞교환합니다. 그가 중국으로 돌아오면서 중국의 우주개발 역사가 시작됩니다. 모택동은 첸쉐썬에게 '우리도 인공위성을 쏘고 싶다, 할 수 있는가?'라고 묻자 그는 '해낼 수 있다. 하지만 5년 동안은 기초과학만 가르칠 것이다. 그..

정보수집/인물 2022.10.06

(탁구일기) 내 이름은 붉은돼지

붉은돼지라고 하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를 생각하기 나름이다. 처음 탁구 카페에 가입했을 때에도 가장 많이 받게 되는 질문은 '붉은돼지 좋아하시나 봐요?'였다. 그만큼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내 닉네임에는 다른 사연이 있다. 탁구를 좋아하던 나는 학교를 졸업하고는 어지간히 탁구를 칠 여건이 되질 않았다. 어느 날부터인지 회사에는 탁구를 치는 붐이 생겼고, 자그마한 탁구대로 놓였다. 함께 칠 수 있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함께 탁구를 치다 보니 회사에 탁구 치러 가는 기분마저 들었다.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은 늘 탁구를 위한 시간이었다. 얼굴을 벌겋게 한 채로 돌아와서 대충 씻은 후 업무를 하곤 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대리님이 "붉은돼지! 탁구 치고 왔어?" 이렇게 묻..

글쓰기 +/탁구 202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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