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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노마드 (앤서니 새틴) - 까치

태초의 인류는 모두 노마드였다. 모두가 자연을 벗 삼아 그 속에서 수렵과 채집을 하며 어떻게든 적응하며 살려고 했다. 그 속에서 인류는 살아가는 법을 익혔다. 그들의 생활은 자신이 필요한 이상의 것을 탐하진 않았을 거다. 그런 삶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노동으로 (혹은 집약적 노동)으로 삶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지금에서야 그런 노마드적인 삶의 방식을 흠모하게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자연선택이라면 또 자연선택일 것이니까.  역사의 빛과 어둠이 있다면 노마드의 역사는 어둠이다. 자유로운 이들에게 기록은 의미가 없었다. 노마드의 삶을 쫓는 이 책은 까치글방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인류 문명의 흔적은 모두 정주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것이 지금 정주를 하고 있는 우리 인간의 흔한 생각..

(서평) 기획회의(2024년 6월 609호)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기획회의 609호는 '독서모임'에 대해 다룬다. 독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이 시점에 같이 책을 읽는 사람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도 책을 읽으려는 사람들은 유료인 독서모임마저 열성적으로 다닌다. 시대는 변하고 있는 독서모임은 어떤 형태로 진화하고 있을까?  새로운 형태의 독서모임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이 책은 한축출판마케팅연구소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책 모임'이라는 것은 책에 중점을 둬야 할까, 모임에 중점을 둬야 할까. 책을 읽고 얘기를 나눈다는 점에서 책이라는 키워드가 빠질 수는 없겠지만 어쩔 수 없는 모임인 것도 사실이다. 사람들이 모여 관계를 이루는 곳 그곳이 바로 모임인 것이다.  지금은 독서 인구가 많이 줄었다.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닌 게 아닐..

(서평)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2024) - 열린책들

글쓰기 책들은 많지만 편집자를 위한 책은 많이 않다. 그마저도 대부분 편집자의 에세이가 주를 이룬다. 출판사는 편집자를 양성하기 위해 자체적인 교육을 하기도 하겠지만 편집 매뉴얼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열린책들에서 2008년부터 출간하고 있는 편집매뉴얼은 반가운 책이다. 그리고 착한 가격이다.  편집의 기술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열린책들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편집매뉴얼이 매년 발행하는 것은 표준어가 매해 새롭게 바뀌고 용례도 조금씩 바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전에 잘못 발행한 부분도 수정해야 한다. 특히 외래어 표기에 관한 정성 들인 부분은 외부 감수까지 거쳤다. 그리고 올해는 정부에서 출판 관련 지원 제도를 대폭 폐지해 버리는 바람에 노고가 더 컸을 것 같다.    책은 기..

나의 행복한 결혼 (아기토기 아쿠미, 그림 : 코우사카 리토) - 서울문화사

운명처럼 알고리즘은 이 작품을 내게 보여줬다. 판타지, 사극, 로맨스가 잘 버물어진 신데렐라물이라고나 할까. 왜 끌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다 보고 나서 왜 끌렸는지 알았다. 본능적으로 좋은 이야기였다.  사실 원서를 먼저 사두었다. 라이트 노벨로 분류되는 가벼운 책이기에 가격도 괜찮았고 커버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아무래도 원서는 병렬로 읽을 수가 없으니 계속 책장에 모셔둔 상태가 되었다. 주말 그냥 만화가 보고 싶어 전자책을 열어 보고야 말았다.  사실 로맨스가 주류이며 배경이 판타지이기 때문에 이능을 가진 주인공들의 배경을 이해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물론 정통 판타지라고 하더라도 이해하지 못할 건 없지만..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능을 가지지 못한 채 태어난 아이. 하인보다 더한 대우를 받..

쟁기 칼 책 (어니스트 겔너) - 삼천리

어렵다. 무척이나. 인류의 자취를 진화적으로 본 책도 있고 지리학적으로 설명한 책도 있었다. 이 책은 인간 본성 혹은 사회적으로 분석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역사학적일 수도 있고 정치학적일 수도 있고 철학적일 수도 있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아닌 건 아니라고 논쟁을 벌이든 세계적인 논객 어니스트 겔너의 작품이다. 그는 칼 포퍼와 더불어 유명했지만 학파를 만들었지 않았기 때문에 대중에겐 오히려 덜 알려져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에서 그는 민족주의가 전통사회로부터 출발한 것이 아닌 근대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저자는 인류 역사의 진행 방향을 유전자가 아닌 문화의 관점에서 봤다. 그리고 그 동력은 바로 '생산, 억압,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결은 완전히 다른 것 같지만 이 책 역시 문화의 흐..

Littor(릿터)(2023년 4/5월 41호) - 민음사

릿터 41호는 를 키워드로 삼았다.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문제를 끄집어내어 얘기하는 것은 어쩌면 문학의 역할 중에 하나다. 그만큼 문학은 멈춰버린 사회적 논의를 계속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문학이 상업적, 문학적으로 분류되지만 고전이라고 불릴만한 것들은 모두 문학적으로도 상업적으로 성공했다. 그 문학이 존재하던 시절을 관통하는 그 시대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처음부터 강렬하게 시작한다. 를 쓴 하마노 지히로의 인터뷰를 실었다. 아무래도 금기라는 키워드를 시작하게 된 이유도 이 책에서부터 인 것 같았다. 독일의 동물 성애 옹호 단체 와의 만남을 글로 옮긴 일종의 보고서다.   이 책은 동물 성애자를 옹호하려는 것도 비판하려는 것도 아닌 '성애' 그 자체를 통해 우리 시대의 ..

Littor(릿터)(2023년 2/3월 40호) - 민음사 편집부

잠깐 짬이 난 관계로 밀린 잡지를 읽어본다. 작년부터 구독했는데, 두 번째 온 를 이제야 읽다니 나도 참 어지간하다. 릿터 40호는 를 키워드로 삼았다. 취미와 특기는 어릴 때부터 주야장천 질문을 받고 또 거기에 답했다. 나의 취미와 특기는 뭐였더라..  지금 취미는 독서지만 한때는 인라인도 탔고 탁구도 쳤고 사진도 찍었고 이것저것 많이 한 것 같다. 지금도 시간을 낼 수 없어 못할 뿐이지 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다. 그럼 취미랑 특기는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좋아서 시작한 취미에 푹 빠지다 보면 자연스레 잘하게 된다. 심지어 직업이 되기도 한다. 단지 잘하는 것을 묻는 '특기'는 취미와 다른 걸까? 특기는 내가 생각하기에 주위 사람들에 비해서 잘하는 것을 얘기할 수 있다. 혹은 내보이고 싶은 ..

(서평) 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 (니나 버튼) - 열린책들

소로우가 생물학자였다면, 아니 시인이었다면 이렇게 글을 쓰지 않았을까?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자연 속에서의 삶은 어떨까? 한가로울까? 하지만 적어도 소로우와 니나 버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자연을 이토록 세심하게 관찰하려면 도심에서 살 때 보다 더 바빴을 것 같다. 오랜 시간 비워 둔 별장에서 만난 수많은 생명체와의 만남. 텅 비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그곳은 가득 차 있었다.  자연에서 느낀 감각을 글로 적은 이 책은 열린책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자신을 아마추어 생물학자로 소개하는 그녀는 생명체에 대해 굉장히 해박한 지식을 보여준다. 그녀가 별장에서 만난 자연 하나하나는 그녀에게 특별한 깨달음을 전달했다. 그것은 그것에 관심을 두고 부지런히 관찰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자연을 받아들일 자세..

(서평) 내 남편 (모드 방튀라) - 열린책들

책 제목이 귀여웠다. 그리고 막장이 아니길 바랐다. 그냥 잔잔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였으면 했다. 하지만 덤덤하게 쓰면 상을 주질 않는 건지.. 내용은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다.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선을 넘었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이런 장면은 별스러운 장면은 아니지만 남자든 여자든 선을 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차리라 파국으로 끝났으면 더 후련했을지도.  끊임없이 남자의 사랑을 확인하고 했던 여자의 심리를 담은 이 책은 열린책들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시작은 정말 아름답다. 조금은 예전의 모습이겠지만 "단란한 가정" 그 단어가 딱 어울리는 가족이랄까. 아름답고 세심한 아내와 건실한 남편 반듯한 두 아이까지. 그대로 아름답게 쭉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잔잔한 것도 좋아하니까. 하..

(서평) 폭염 살인 (제프 구델) - 웅진지식하우스

1896년 화석연료를 태우면 대기가 뜨거워진다는 것을 증명한 지도 벌써 100년도 넘었다. 하지만 인류는 브레이크는커녕 액셀을 밟았다. 지구는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 듯했다. 오존층에 구멍이 나는 등의 환경적 이슈가 대중에게 알려지기 전까지 기업, 정치는 그렇게 내달렸다. 그 사이 절반이 넘는 곤충이 전멸했고 대형 어류 90%가 사라졌다. 태풍은 점점 더 거대해지고 대지는 말라갔다. 그중에서도 가장 직접적인 것은 폭염이다.  기후 변화는 지구의 온도 상승이기에 폭염과 가장 연관될 수 있다. 기후재앙이라는 아리송한 말은 피부에 와닿기가 싶지 않다. 폭염이 일으키는 문제로 기후 위기를 살피는 이 책은 웅진지식하우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최근 여름에는 40도가 익숙하다. 어릴 적만 해도 40도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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