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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릴레오북스 67회)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

야곰야곰+책벌레 2022. 9. 1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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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릴레오 북스 67회는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라는 책이었다. 사실 이 책은 여러 곳에서 인용이 많이 되는 편이다. 그중에 가장 인상 깊게 인용되는 부분은 유시민 작가도 감탄한 부분인데, 밥벌이로 서평을 쓰는 작가의 모습을 표현한 모습이다. 자신이 어릴 때부터 작가가 될 거라고 생각을 했고 지금의 미얀마에서의 생활과 더불어 글을 쓰기 위해 노숙자 생활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행동하는 자유주의자이면서 스스로 깨친 사회주의자였다.

  조제 오웰은 대대로 관리자를 지낸 집에서 태어났다. 그는 명문 이튼 칼리지에 진학했지만 그다지 공부에 흥미는 없었다. 빠르게 졸업하고 미얀마로 갔다. 그의 사상은 누군가로부터 전해진 것이 아니라 버마에서 겪은 제국주의와 위선에 대한 철저한 혐오였다. 그는 늘 자신은 사회주의자라고 얘기했지만 그는 어쩌면 모두가 평등한 유토피아를 꿈꾸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조지 오웰은 작가들의 허위의식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늘 삶을 글로 적었고 그렇기 때문에 늘 생명감 있는 문장을 적을 수 있었다. 유시민 작가가 '영국인 조르바'라고 표현했다. 조르바가 공부를 많이 해서 글을 잘 적게 된다면 조지 오웰 같은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얘기였다. 조지 오웰은 주류 지식인들과 어울리지 않았고 자연과 함께 살았기 때문에 문장에서 자연을 묘사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그리고 당연히 모든 사람들을 비판하는데 주저함이 없기도 했다.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났을 때 많은 지식인들이 평화를 외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분노했고, 자신은 민병대라도 하기 위해 문의하기도 했다. 민족주의는 철저하게 비판하면서도 애국자였던 주위에서 보면 조금은 모순인 것 같지만 그 미묘함의 틈에 확실히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작가였다.

  조지 오웰은 작가들은 글을 왜 쓰는가?를 이 단편에서 얘기를 했는데, '생계'의 부분을 제외하면 4가지의 이유가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순전한 이기심이라 했다. 쉽게 말하면 인싸가 되고픈 마음이다. 자신을 푸대접했던 사람에 대한 앙갚음도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미학적 열정이다. 이것은 외부 세계의 아름다움에 대한 또는 낱말과 그것의 적절한 배열이 갖는 묘미에 대한 인식이다. 세 번째는 역사적 충동이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을 알아내 후세에 전달하고자 하는 욕구다. 네 번째는 정치적 목적이다. 여기서 '정치적'이라는 말은 가장 넓은 의미의 정치적인 의미이며 나의 글이 누군가의 행동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주고 싶은 욕구다.

  여기서 '생계'를 제외한 이유는 생계는 나머지 모든 욕구에 영향을 주며 '타협'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작가에게도 생계의 문제는 큰 문제다. 작가에게 '생계'의 목적이 빠지면 상업적 목적이 빠지고 대중이 좋아하는 문장보다 자신의 의견이 피력하게 되고 다소 쎄 보이게 되기도 한다.

  조지 오웰은 정치적 목적을 최고의 미학으로 끌어올리면 이 다섯 가지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조지 오웰이 지향하던 글쓰기가 바로 이것이며 이런 작품으로는 '동물농장', '1984'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조지 오웰의 글쓰기 원칙은 무엇일까? 

첫째, 익히 봐왔던 비유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둘째, 짧은 단어를 쓸 수 있을 때는 절대 긴 단어를 쓰지 않는다.
셋째, 빼도 지장이 없는 단어가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뺀다.
넷째, 능동태를 쓸 수 있는데도 수동태를 쓰는 경우는 절대 없도록 한다.
다섯째, 외래어나 과학 용어나 전문용어는 그에 대응하는 일상어가 있다면 절대 쓰지 않는다.
여섯째, 너무 황당한 표현을 하게 되느니 이상의 원칙을 깬다.

이 원칙은 유시민 작가도 박홍규 명예교수님도 글을 쓸 때 참고하였다고 한다.

  정치적 언어는 거짓을 사실처럼 만들고 살인을 존중할 만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고안된 헛소리다. 이런 현상을 단번에 바꿀 수는 없으니 적어도 자신은 그런 것을 쓰지 말자고 했다. 정치적 언어로는 '구조 조정'은 '대량 해고'의 정치적 언어다. 조지 오웰의 글쓰기 원칙은 이오덕 선생의 '우리 문장 바로 쓰기', '우리글 바로 쓰기'에서 말씀하신 내용과 많이 비슷하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이런 책들을 곁에 두고 생각날 때 한 번씩 펴보며 문장을 통째로 소화하는 노력을 하면 어느샌가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조언을 하기도 했다. 

  이번 편은 조지 오웰 작가 그 자체를 조명하는 시간이 많았지만, 많은 단편을 소개했다.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에서 '1984'의 판매량이 급등했다고 한다. 벨라루스에서는 금서로 지정되었다. 이는 9.11 테러 때에도 미국에서 판매량이 급등한 것과 비슷하다. 빅 브라더의 폐해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싶을 때 어느 시대에나 꺼내볼 수 있는 명저를 조지 오웰의 진가를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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