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역사 | 문화 | 종교

(서평) 역사선생님도 궁금한 101가지 세계사 질문사전 1 (김영옥 외 10명) - 북멘토

야곰야곰+책벌레 2022. 9. 17. 22:41
반응형

  세계사는 그 범위가 방대하고 문화적으로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서 생각보다 흥미를 가지기 쉽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세계사 속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읽게 되면 비로소 그 재미에 빠지게 된다. '역사보다 완벽한 서사는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인류가 살아온 이야기는 어느 소설보다 재밌고 완벽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비록 승자의 기록으로 남아 있을지라도 과거의 일을 돌아보고 지금의 일을 생각할 수도 있다.

  세계사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만 뽑아 101가지의 질문으로 시선을 끄는 이 책은 북멘토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질문 사전 답다고 할까. 3의 챕터로 나눠 놓았지만 서양과 동양 그리고 아랍, 아프리카까지 종횡무진한다. 서양의 이야기나 중국의 이야기는 자주 접하다 보니 익숙했지만 아랍과 아프리카의 이야기는 새로운 사실을 만날 수도 있었다. 첫 번째 챕터는 국가의 형성, 두 번째 챕터는 종교와 문화, 마지막 챕터에서는 교류와 변화에 대해 얘기한다. 처음에는 세계사는 왜 공부해야 하나라든지 유발 하리리의 사피엔스를 언급하길래 무슨 얘길 하고 싶은 건가 했는데, 이내 흥미로운 질문들을 쏟아낸다.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이 7개의 별을 보고 일주일을 만들었고 60진법으로 시 분 초를 만들었다는 얘기라든지 아프리카의 카르타고가 유럽을 지배할 법한 이야기, 고대 중국에서는 셰프가 재상이었다는 사실 같은 흥미진진한 얘기들로 채워지고 있다. 물론 인도의 카스트 제도라든지, 진시황제, 로마, 그리스 이야기 같은 단골손님들도 물론 등장한다. 다른 책에서 잘 다루지 않는 중국사와 일본사도 함께 있어 진정한 세계사라고 얘기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즐겨 읽는 삼국지는 원래 '삼국지연의'로 나관중이 쓴 소설이었는데, 인기가 너무 많아서 원래 삼국지를 '정사 삼국지'로 불리고 '삼국지연의'가 삼국지로 불리게 되었다. 주객이 전도되어버린 상황이다. 최초로 천국과 지옥을 구분한 종교는 조로아스터교로 신, 천사와 악마, 메시아 등의 개념을 만들었고 유대교, 가톨릭 그리고 불교에까지 영향을 주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가톨릭과 이슬람교가 같은 뿌리에서 나온 종교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성경과 쿠란은 모두 구약 성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대신 가톨릭은 예수를 하느님의 아들로 보고 이슬람교는 하느님의 선지자로 본다는 점이다. 

   사마천이 환관이었다는 사실 또한 처음 알았다. 사마천은 아버지의 유지를 잇기 위해서 목숨을 구걸하여 환관으로 삶을 선택했고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기를 완성했다. 대단한 집념인 것 같아서 사기를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았다. 제국을 이끈 왕들은 국제결혼을 자주 시도했었고 인류는 생각보다 많이 섞여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었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기 때문에 흥미롭고 쉽게 적혀 있었다. 세계사를 처음 접하게 되더라도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이미 여러 책을 읽었는데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도 있었다. 중국의 시안이 장안이었다는 것이라든지 고딕(Gothic)이라는 뜻이 '낯선', '야만적인'인 뜻을 가리키며 게르만계 고트족을 경멸하는 단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네덜란드가 오렌지색을 상징으로 여기면서도 국기에 오렌지 색이 없다는 것이 염료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빨간색을 사용했다는 점이며, 영국에서 V를 하는 것은 나는 아직 활을 쏠 수 있다는 인사를 의미하는 줄 알았는데, 그것은 적군인 프랑스 입장에서는 조롱의 의미가 된다는 사실도 알았다.

  조금은 논쟁이 있을 법한 부분은 역시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얘기였고, '천왕'이라는 호칭에 대한 설명과 그것을 사용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의 얘기도 담겨 있었다. 그럼에도 그냥 그 나라의 호칭이니 그대로 쓰는 것도 괜찮지 않겠냐는 결론은 조금 납득이 가진 않았지만, 고대 일왕들에게는 천왕의 호칭을 서양의 대왕, 대제 그런 의미로 붙여주는 책들이 많기도 해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 하지만 히틀러에게 우리가 총통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듯 역사의 감정은 이해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편집되어 있고, 간단하지만 적절하게 표현된 삽화는 재미를 더한다. 게다가 전 페이지 컬러라는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101가지 질문은 재미를 가져다준다. 어느 페이지부터 읽어도 즐거운 책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잠깐씩 즐길 수도 있고 아이와 함께 퀴즈처럼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게다가 교과서의 대단원 목차를 활용해 만들었다니 학업에도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