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생각 | 잠깐 씀

경쟁사회에서 경쟁하지 않고 살아갈 순 없을까?

야곰야곰+책벌레 2022. 8. 19. 07:08
반응형

https://i.imgur.com/jeHT9IV.jpg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경쟁'이라는 테두리 속에 갇힌다. 삶은 생존의 문제이고 생존은 결국 무엇과의 경쟁에 놓이게 된다. 그것이 꼭 사람일 필요는 없다. 매일 같이 태양이 뜨고 지구는 돌고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아직 알 수 없는 어떤 법칙에 의해서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우리가 태어난 것과 살아가는 것도 그리고 죽는 것도 그저 우주의 한 귀퉁이에서 일어나는 작은 법칙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경쟁이 아니라 숙명의 문제인가?

  필요 이상으로 심화되고 있는 지금의 사회에서 경쟁이라는 단어는 그렇게 좋은 의미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경쟁'이라는 단어만 두고 보면 '나로 살아 있음'을 나타내는 중요한 의식일 수도 있다. 경쟁이 없다는 것은 그저 눈앞에 있는 것을 인지하고 학습된 형태로 반응하는 숙명론을 거부할 수 없을 것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경쟁이 너무 좁아져 있고 숨 막히게 격렬한 게 문제이지 경쟁은 '의지'의 문제와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법정스님이 '무소유'를 말하고 소로우가 윌든 숲에서 살아가는 것이 어떻게 보면 경쟁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지만 그것 또한 내려놓는 경쟁으로 보일 수도 있다. SNS에서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미니멀 라이프를 경쟁하고 절약을 경쟁한다. 경쟁의 방향과 방법만 다를 뿐이다. 복잡하게 얽힌 사회와 더 넓게는 생태계나 우주까지 본다면 경쟁은 존재 그 자체다.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목표와 방향이다. 목표가 조금 느슨해지면 경쟁에서의 페이스 조절이 가능하다. 더 격렬하게 충돌할 것인지 내려놓는 삶을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 사회는 좁은 영역에서 경쟁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에 경쟁을 하는 방법까지도 생각해야 한다. 남들보다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서 애를 쓰고 때로는 편법과 반칙을 일삼기도 한다. 사회는 야만의 모습을 길들이기 위해서 법과 규칙을 만들었지만 지금의 경쟁은 충분히 야만적인 것 같다.

  경쟁은 약탈적이지 않고 선의의 경쟁이 되어야 한다. 정정당하게 겨루고 승복할 줄도 알아야 한다. 승자는 패자를 배려하는 여유를 잊지 말아야 한다. 게임은 무한하며 누구나 승자가 될 수 있고 패자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자연을 약탈하며 승리를 만끽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자연으로부터 멸종당할지 누가 알까.

  우리는 경쟁의 경계를 넓혀야 한다. 개인 대 개인, 공동체 대 공동체, 국가 대 국가, 종 대 종, 행성 대 행성의 문제가 되어도 경쟁의 문제는 풀리지 않겠지만 연대하고 협동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경쟁은 그렇게 힘든 것이 아니게 될 것이다. 개인 대 개인의 치열한 경쟁이 아닌 더 확장된 경쟁의 의미를 받아들여서 너와 나라는 존재가 우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협동하며 상호 발전을 부추길 때 더 멋진 경쟁 사회가 되지 않을까.

  때 지어 다니는 물고기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행해지는 경쟁. 그리고 필요 이상의 것을 탐하지 않는 자연의 태도까지 겸해진다면 경쟁은 더 이상 부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