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발달로 시작된 포털 사이트의 성장과 그로 인해서 홈페이지, 카페, 블로그가 자체로 성장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가 엄청난 속도로 그 덩치를 키우고 있다. 그리고 영상 쪽으로는 여전히 유튜브와 틱톡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SNS마다 특징들은 있다. 트위터는 아주 짧은 자기 상태 표출. 페이스북은 지인들과의 소통 혹은 조금 무거운 주제가 많다. 정치, 사회 그리고 각종 기술 모임(코딩, 출판, 과학 등등등)이 많이 모여 있다. 인스타그램은 불특정 다수를 향한 메시지 전달이다. SNS별로 성격을 정리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SNS의 기본적인 기능은 정보 전달과 공유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감정의 전달과 공유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사이버 세상에서는 개인의 폭력성도 드러나지만 그에 못지않게 위로를 받는 사람들도 많았다. 빠르게 질문하고 답변받을 수 있고 주위에는 할 수 없는 얘기를 털어놓을 수 있었다. 개인이 기댈 사람을 찾지 못해 불특정 다수에게 기대는 것이고 그렇게 얽혀 있지 않는 관계이기 때문에 위로와 조언의 말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최근의 SNS는 조금 다른 성향이 보인다. 현실에서 가지지 못하는 자존감을 넷 상에서 얻으려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게임 속에서 먼저 생겨났다. 게임 속에서의 환호와 명성을 얻기 위해 현실을 포기하는 경우가 바로 게임 중독이기도 하다. 게임은 자신의 아바타에게 자신을 녹아내는 작업이라 조금 위험한 측면이 있다.
그에 반해서 자신이 등장하는 SNS는 관심과 환호의 대상이 보인 자신이기 때문에 더 짜릿한 건지도 모른다. 캐릭터에 쏟아붓는 에너지를 적어도 자신에게 쏟기 때문이다. 이것은 때로는 굉장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SNS상에 올리는 많은 인증샷 등은 불특정 다수와 하는 개인의 약속이면서 그들의 관심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도전을 하는 사람들과의 연대감을 느끼고 때로는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도 분명 존재한다. 자신을 캐릭터 뒤에 숨긴 상태에서는 힘의 논리로 맞설 수 있지만 본인이 그대로 드러나는 SNS 상에서는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상대는 익명성의 장막을 쓰고 있다. 관종력에는 강한 멘털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사람의 환호에 취한 뒤에는 이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
인증숏을 위한 대여업이 있다는 사실을 접했을 때에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고 다실 조금 안쓰러웠다. 촬영을 위한 한두 시간의 명품 대여, 사실은 지인의 자동차. SNS는 어디까지가 진실인가?라는 이런 질문이 나올 정도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인식이 생겨나게 되었다. 물론 그 사이에는 광고들도 함께 끼어들기 시작했다. 선망의 시선은 의심의 시선으로 바뀌고 있다.
SNS에 등장한 모든 모습은 사실이다. 그 순간에 한해서 말이다. 아이와 남편과 티격태격하더라도 사진을 찍는 순간만큼은 행복한 감정은 사실이다. 누구의 명품백, 누구의 고급차인 줄은 모르지만 그것을 들고 그것을 타고 있는 사람 또한 그 사람인 것도 사실이다. 사진은 과정을 설명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것은 사실이다. 글의 경우에도 그냥 사실이라고 믿어 주자.
SNS 상에 올라온 내용들에 대해 굳이 왈가왈부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공적인 부분에 피해를 준다면 얘기할 수 있지만 단순한 자기 과시라면 그냥 내버려도 둬도 괜찮을 것 같다. 단지 그것을 인정하고 좋은 영향을 받으려고만 하면 된다. 행복한 사진을 보면 나도 행복해야지. 좋은 가방을 보면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멋진 몸매를 소유한 사람을 보면 열심히 운동했네. 그렇게 인식하면 되질 않을까?
자랑할 게 없어 보이는 내 인생도 꾸미면 얼마든지 자랑할 것이 많을 것이다. 상대를 깎아 나를 올리려 하지 말고 나를 높이는 방향으로 생각을 바꾼다면 SNS가 거짓인지 참인지는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 같다. ( 단, 가짜 뉴스들 너네는 혼 좀 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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