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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는 이유는 뭘까?

야곰야곰+책벌레 2022. 8. 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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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ouple.net/kr/archive/singles-advice-blog-view-11143548P.html

  결혼이 남성에게는 후대를 남기 위한 목적이었고 여성에게는 자아실현인 것처럼 느껴지던 까마득하지 않은 시절이 있었다. 나이가 들고 직장이 생기면 의례 결혼을 하는 것이 당연했고 그것은 생각보다 큰 압박이 되었다. 명절에 모이면 "넌 결혼 언제 하냐?"가 인사말이었고 결혼할 생각이 없습니다라는 말은 역적과 같은 문장이었다. 

  혼자서도 살아내기 어려운 시대. 결혼은 두 가지 갈림길에 놓여 있는 듯하다. 혼자서라도 잘 살아 내겠다, 혼자서 힘드니까 함께 할 동반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이를 가지겠다와는 별개의 문제다. 외롭지 않겠다는 이유는 법적 결혼이 아니라 동거로 이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법적으로 안정된 가정은 법적으로 또 다른 족쇄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부모들의 생각 변화도 사회와 함께 변화하고 있다. '하나만 놓고 살아'는 '아이가 꼭 필요한 건 아니야'에서 '꼭 결혼해야 하는 건 아니야'로 바뀌어 간다. 사회를 구성한다는 것보다 개인의 행복 추구가 앞서게 된 것이다. 특히 경제력이 생긴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더욱 두드러진 현상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결혼은 왜 하는 걸까?

  결혼은 로맨틱하기도 때론 현실적이기도 더 나아가서는 폭력적이기도 하다. 헤어지는 것이 힘들어서라든지 함께 있고 싶은 시간을 늘리고 싶다는 생각은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결혼의 이유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때론 불 꺼진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서 겨울날 돌아온 집에 들어설 때 느껴지는 발바닥의 차가움이 싫어서이기도 하다. 때론 잠시 쉬고 싶을 때 서로에게 든든한 후원자가 필요하기도 하다. 아플 때,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내 편이 있다는 것은 소중하다.

 

  '당신과 결혼하지 못하면 죽을 것 같아'라는 로맨틱한 건지 폭력적인지 모를 말로 결혼은 이어지기도 하고 부모님이 생각해 둔 사람과 결혼하는 정략결혼도 있다. 나이가 차면 결혼해야 한다는 주위의 반응 또한 폭력적인 결혼이 단상이다.

  결혼은 두 사람의 사회적 합의이면서도 두 공동체의 결합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관계는 법적으로 보호되며 그럼으로써 의무와 책임이 뒤따른다.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시작되었지만 꽤나 이성적인 행위이기도 하다. 부부의 행동과 만들어진 가족들 사이의 관계는 최우선으로 인정되는 된다. 하지만 반대로 자유로운 사람들에게는 족쇄로 느껴지기도 한다. 책임과 의무는 스스로 해낼 때 아름다운 것이다.

  결혼의 장점은 '내 편'이 있다는 것이다. '남 편'과 사는 사람들도 종종 있는 것 같지만 무심해 보이는 부부들 사이에도 공동의 전선이 형성되는 것은 '내 편'이라는 인식 때문이기도 하다. 내 편이 좋은 사람이니 이 보다 좋을 수는 없다. 그리고 세상 존중해지고 지지해주는 가족이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힘이 된다. (물론 사춘기 자식들은 제외하자) 그리고 가족에 대한 책임은 때로는 무겁지만 때론 굳건한 마음가짐을 가지게 해주기도 한다. 

  결혼을 하던 하지 않던 중요한 것은 인정과 존중이다. 싸움이 생기는 것은 상대를 나에 맞게 바꾸려는 행동에서부터 시작된다. 대부분의 사람은 지시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공부하려다가도 공부하라고 하면 하고 싶지 않 듯. 지시는 반항을 불러일으킨다. 반항은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나를 인정받고 너를 인정하면 되지만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협상에는 늘 반 발짝 물러나는 지혜가 필요한데 그러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받으면 내어주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각박해진 세상 탓인지 잘못된 교육 탓인지 당연한 게 쉽지 않은 세상이다.

  결혼을 하는 이유를 물어봤는데, 너무 삼천포로 빠졌다. 사실 이유는 너무 간단하다. '하고 싶으니까'. 왜냐면 '결혼을 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라고 묻지 않았기 때문이다. '좋으니까', '같이 있고 싶으니까', '아이도 낳고 가정도 이루고 싶으니까', '늙어서도 손잡고 걷고 싶으니까' 결혼을 하는 이유는 개개인이 꿈꾸는 가족의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 꾸는 꿈에 홀로 서 있다면 결혼할 수 없다. 그건 스스로의 선택이다. 

  좋은 집에서 시작하지 않더라도 비워지지 않을 내 감정을 상대에게 쏟아낼까 무섭더라도, 때로는 가족이라는 짐이 무겁게 느껴질지라도, 동반자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세상은 살만해지기도 하니 한번 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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