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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수명이 얼마나 늘어날까?

야곰야곰+책벌레 2022. 7. 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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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량 생산량의 증가와 의료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 태어나는 아이들의 기대 수명은 150세라는 얘기도 공공연히 들려오기도 한다. 인간의 수명의 끝은 어느 정도가 될까? 인간의 장기는 인간 수명의 3배 정도를 움직일 수 있게 되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조금 나쁜 걸 먹고 미세 먼지나 중금속에 노출되어도 크게 아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기도 하다. (모두 그런 건 아닌 듯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점점 늙어 간다. DNA 중에는 늙음에 관련된 것들도 있다던데 이것을 편집하면 우리는 무한하게 살 수 있게 될까?

  인간, 수명 그리고 DNA를 얘기하면 염색체 끝단에 붙어 있는 텔로미어가 바로 생각난다. 50 ~ 200개 정도의 텔로미어가 있는데 이것이 짧아질수록 늙었다는 얘기가 된다. 텔로미어는 그리스어로 '끝, telos'과 '부위, meros'의 합성어다. 세포분열 중에 염색체와 DNA를 복제하는 효소는 염색체의 끝부분으로 복제를 계속할 수 없고 그러므로 계속 소실되는 것이다. 텔로미어는 세포 분열 속에서도 우리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존재인 것이다.

  바닷가재가 이 텔로미어를 재생산해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인간의 텔로미어를 재생산하는 연구에 돌입한 회사도 있다. 바닷가재는 이론상으로 인간에게 잡혀 먹지 않는 이상 무한히 오래 살 수 있는 것이다. 영국의 어느 바다에 400년을 넘게 살은 조개가 있기도 하다. 이런 기술이 개발되면 우리는 영원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일까?

 

  다른 연구로는 인공 장기와 사이보그가 있을 수 있다. 새로운 세포로 이뤄진 장기들을 하나씩 재생해 낸다거나 뇌를 제외한 모든 부위를 기계화하는 것은 현실성이 있어 보이기까지 한다. 과학이 엄청나게 발달하게 되면 인간의 의식만 담은 로봇이 생겨날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AI와 얼마나 구별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 더 멍청하면 인간일까? )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 '오래 사는 것은 좋은 것인가?'는 질문을 던져 본다. 죽음은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막연히 두렵다. 하지만 살아가는 것 또한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은 것 같다. 건강하게 살아간다는 것을 보장할 수도 없다. 어느 과학자는 수명을 질병을 정복하는 것은 또 다른 질병의 조우 앞에 서는 것뿐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어 놓기도 했다. 그렇다면 건강하다면 괜찮을까? 이제 곧 평균 수명 100세 시대에 돌입한다. 이미 이웃나라 일본이 겪고 있는 소위 <노인 지옥>이라는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두 번 이상의 커리어 전환이 필요하다. 늙은이를 위한 일자리도 필요하다. 빈곤해진 노인들의 자살률이 높아지는 건 오랫동안 살아가는 것이 정말 살만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돈도 많고 건강히 오랫동안 살아간다면 그것은 괜찮을까? 끊임없는 호기심과 활동, 사유를 통한 즐거운 인생을 살 수도 있겠지만 경험이 축적될수록 무거워지는 생각은 어려움을 토로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소중한 것을 잃는 경험이 늘어날 것이다. 지금보다 더 강인한 정신과 사고방식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 붕괴'라는 심리적 살해를 당할지도 모른다. 

  소중한 사람들과 건강하게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은 분명 행복하고 좋은 일이다. 행복하다는 그 경계의 기준을 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같다. 기술도 사회도 발전하겠지만 정체되어 버린 세상이 된다면 더 이상 새로운 생명은 태어나질 않고 생식기는 퇴화되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붕괴 속에서 서서히 멸종해 가는 지옥이 연상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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