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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맞는 삶'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야곰야곰+책벌레 2022. 7. 19.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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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는 툭하면 자주 듣는 말 중에는 '어린 게 ~ 하고 있어', '애늙은이 같아' 것들이 있다. 나이가 조금 들면 '늙은이 같아'라는 소리를 조금 더 나이가 들면 '네가 청춘이냐'라는 얘기로 바뀌어 간다. 분명 인간은 나이가 들어간다. 그러면서 세상에 익숙해지고 날카롭던 모서리는 닳아서 뭉툭하게 된다. 좋은 게 좋은 것처럼 세상은 인자함을 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답다'는 붙여 꾸미는 말은 흔히 사용된다. 하지만 이 말은 대상을 편협한 감각으로 특정 지어 버리는 경향이 있다. 남자답다/여자답다라든지 어른답다/청춘답다라든지 많은 말을 자연스레 쓰지만 그 속에는 사회가 지향하는 편견이 내포되어 있다. 남자가 섬세하고 조용하더라도 남자고 강인하고 호탕스러워도 여자는 여자다. 그렇다면 나이라는 것도 사회적 편견이 만들어낸 이상적인 가면의 형태가 아닐까.

  아이들에게서도 진중함을 느낄 수 있고 어르신들에게서 천진난만함을 느낄 수 있다. 나이가 들어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부지기수고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에 더 익숙하다. 유전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성향은 사회가 바꿀 수도 없다. 노화의 수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밖으로 드러나는 미(美)에 관심이 많은 사람도 있고 내적 지식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다. '무언가를 시작하는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얘기가 있듯이 말이다.

 

  그럼에도 분명 나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을 수학처럼 대입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하다. 그저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는 '자기 수용'의 자세만 있으면 된다.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관절이 약해지고 있고 눈이 침침해지는 것 등과 같이 거스를 수 없는 일은 분명 있다. 한계 돌파라는 멋진 말로 도전할 수 있지만 스스로의 상태를 인정하지 못하면 멋스러움이 추함으로 비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나이에 맞는 삶'이 아니라 '나에 맞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태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삶의 이정표를 설계해가며 자신을 자신이 원하는 삶으로 서서히 움직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사회가 만들어 놓은 페르소나에 자신을 끼워 넣지 말고 내 속의 아이도 젊은이도 어르신도 필요할 때 적절하게 표출될 수 있는 그런 억압 없는 삶이 분명 '나에게 맞는 삶'일 것이다. (그래도 배려와 공감은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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