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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박문호 박사의 빅히스토리 공부 (박문호) - 김영사

야곰야곰+책벌레 2022. 7. 17.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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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가 하나로 묶이기 시작하면서 제국의 역사를 넘어선 인류의 역사나 우주의 역사를 다루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사피엔스나 총균쇠가 그런 장르 중에 하나이다. 이를 통틀어서 빅 히스토리라고 한다. 앞의 언급한 두 권의 책이 인류사라고 하면 이 책은 또 다른 인류사이다. 한 챕터가 한 권의 책으로 다룰 만큼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대부분의 내용을 담으면서 300페이지가량으로 함축할 수 있다는 것은 대가의 솜씨가 아닐까 싶다.

  138억 년 전 빅뱅이 생기고 사피엔스가 등장하기까지. 인간의 사고를 가지는 내용까지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이 책은 김영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두꺼운 양장 커버에 클래식한 커버. 눈에 익은 폰트와 그림 그리고 목차까지. 처음 만나자 말자 강의 교재 같은 느낌이 강했다. 마치 교과서를 만난 기분이었다. 사실 전공 서적만큼 제대로 설명하는 책은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꽤나 함축적으로 기술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전문 용어가 출몰하며 알 수 없는 연결을 만나곤 한다. 하지만 작은 챕터 하나하나가 전공서적 한 권을 품고 있을 정도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읽어보자. 이순신 장군이 여울목에서 거의 한 척의 배로 백 척이 넘는 배를 막아선 말로 안 되는 사실을 감탄하며 읽고 넘어갈 수 있는 것처럼 경이로운 우주의 이치를 모두 이해하려 들지 않고 그저 읽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모든 것은 빅뱅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우주의 모든 것들은 동일한 원소로 이뤄져 있다. 우주는 엄청 복잡하고 경이로우면서도 의외로 단순하기도 하다. 운동 방정식, 상대성 이론, 양자 이론 등은 어려운 이론이지만 우주를 수식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우주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단순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자연 현상은 전자, 양성자, 광자의 상호작용일 뿐이다. 우주로 나아가더라도 중력을 제외하면 다르지 않다. 빅뱅이 일어난 찰나 우주는 양성자, 전자, 광자가 전부였다. 원자들은 양성자의 숫자로 특징이 결정된다. 원자의 본질은 양성자의 개수인 것이다. 양성자의 개수에 변화하는 원자는 규칙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완벽함이 아닐까 싶다.

  우주에는 네 가지의 힘만 존재한다.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이다. 우주를 지배하는 것이 중력이라면 물질을 지배하는 것은 전자기력이다. 이것은 금속 결합, 이온 결합, 공유결합의 세 가지 결합을 만들어 낸다. 원자들은 결합해서 별이 되고 지구가 되고 생명이 되곤 한다. 자연현상이란 다른 의미로 원자와 분자들의 배열의 변환의 과정이다.

  지구의 진화는 광물과 생물의 공진화로 볼 수 있다. 생물의 광물화는 생물 조직 속으로 광물이 들어와서 생체 조직의 일부를 담당하는 현상이다. 척추동물의 뼈는 인산칼슘이다. 반대로 식물에 의해서 광물이 분해되면서 토양은 형성된다. 우주적 존재들은 서로 영향을 받는다. 세포 속 탄화수소 분자들과 광물에서 빠져나온 금속 양이온들이 결합하여 생화학 작용이 일어나게 된다. 생물의 진화는 본질적으로 광물학적 현상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흙을 빚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터무니없는 말이기도 하지만 의미 상으로만 본다면 그렇게 틀리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미토콘드리아나 엽록체는 박테리아가 숙주 세포와 공생하는 과정에서 하나로 합쳐지게 되었다. 미토콘드리아는 산소 호흡에 성공한 박테리아며 엽록체가 된 시아노박테리아는 물을 분해하여 산소를 내놓는 광합성의 핵심 과정을 진행하게 된다. 이 두 박테리아 덕분에 광합성과 산소 호흡이라는 유기적인 체인이 형성될 수 있었다. 특히 시아노박테리아는 물속에 있는 산소를 대기 중으로 다량 내보내면서 진구 진화의 혁혁한 공을 세웠다. 대기 중으로 나온 산소는 지구 표면을 모두 산화시키며 3000여 종류의 산화 광물을 만들어 냈다. 이를 1차 산소 혁명이라고 한다. 대기 중에 사노가 축적되면서 산소 호흡이 진화되며 진핵세포가 출현하게 되었다.

  생물이 물에서 육지로 올라서게 된 것은 인간에 달에 간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족적이다. 생물이 육지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폐호흡과 더불어 수분 유지가 필요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양막이었다. 양막은 산소는 통과시키면서 수분의 증발을 막는 역할을 했다. 파충류 조류의 알이나 포유류의 태반 등이 그러하다. 하지만 양서류나 어류의 알은 그렇지 못하다.

  중생대에는 현무암 홍수 사건으로 불리는 것 때문에 생태계에 변화를 가져왔다. 정확하게 기입되어 있지는 않지만 대규모의 마그마가 분출되는 현상인 듯했다. 현무암 홍수 사선이 발생하면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급격하게 늘어나는데 중생대에는 해수면이 무려 200미터나 상승했다고 한다. 이렇게 발생한 탄소는 식물의 성장에 영향을 주며 식물은 엄청나게 자라났지만 영양분은 결핍된 상태가 되었다. 공룡은 더 많이 먹기 위해서 몸의 거대화로 진화했다. 하지만 포유류는 저산소 상태에 적응하기 위해서 뇌를 진화시켰다.

  이 책은 얇았지만 빅 히스토리 책답게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핵심 되는 내용은 놓치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기존에 벽돌에서 놓치기 쉬웠던 지식들도 정리된 문장으로 만날 수 있었다. 전문 용어가 많고 대단히 입에 착착 달라붙지 않는 문장들이 많아서 전문용어가 많아서 페이지 수에 비해서 읽어내는 속도는 더뎠다. 하지만 이런 책 한 권 있다면 큰 그림을 머리에 그려낼 수 있고 흥미로운 부분은 더 세세한 전문서와 함께 공부하면 좋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뇌과학 전문가로 알고 있는 저자의 폭넓고 깊은 지식에 탄복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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