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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마스터피스 전략 (김효근, 박정화, 전희재, 오은가람) - 가디언

야곰야곰+책벌레 2022. 6. 1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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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을 돈으로 바꾸는 방법으로 쉽게 풀이될 수 있는 '예술경영'의 단어를 앞뒤로 뒤집어 '경영예술'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제목의 '걸작 전략'은 세상에 걸작을 내놓은 전략을 말하고 있는 듯했다. 걸작이라는 것은 나의 기준이 아니라 대중의 기준이다. 걸작에도 전략이 있을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예술적인 경영이라는 것이 있을까? 억만장자들은 경영을 예술적으로 해서 부자가 되었을까? 궁금증이 생기기 좋은 제목이다.

  경영을 예술하라고 얘기하고 있는 이 책은 가디언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사실 미학 경영이라는 것은 처음 들어 보았다. 신선함을 기대하며 책장을 열었지만 저자가 하고 싶은 말에 다가가기는 쉽지 않았다. 저자들도 서문에서 밝히듯 성과를 보장할 수 없는 방법으로 경영을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전문 경영인들의 반응은 옳다. 창업 CEO 또한 쉬운 결정은 아니다. 강한 신념과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을 가진 사람만이 추진할 수 있다. 어딘가 멋스러워 보이는 이 전략에 팀장급에서 환호할 만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멋스럽다는 것은 굉장히 모호하다.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이 부분은 이 책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저자들이 다른 책 '경영예술'이라는 책을 읽어보면 그 갈증이 해소될 수 있을까? 지면의 절반 이상을 '인간은 미학을 추구한다'라는 것에 쏟아부었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서에 꼭 필요한 방법론적 접근이 너무 적었다. 그 내용도 크게 새롭지 않은 느낌이다. 대신 엄청난 양의 미학적 지식과 철학적 지식들을 만날 수 있다. 이간이 혹은 동물이 아름다운 것에 끌리고 그것이 생존의 문제까지 접근한다는 많은 문헌과 말들을 인용하고 있다. 사실 경영서보다는 인문학 서적 같다는 느낌이 강했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예시가 적었다는 점이다. 시종일관 애플을 얘기하고 테슬라를 곁들인다. 애플의 제품들이 아름답기는 하나 미학적이라는 요소로 성공한 제품들이 아니다. 스티븐 잡스가 얘기한 철학은 '모든 것을 연결한다'는 커넥팅이었다고 알고 있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사이먼 시넥이 말한 'Why'가 있다. 샤오미에게는 '참여감'이라는 경영전략이 있다. 저자는 이 모든 것의 일반화된 경영철학이 있을 거라고 얘기하고 그것을 '미학 경영'이라고 말을 하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은 결국 예술을 경영하라 쪽으로 기운 느낌이 있다. H/W 산업보다는 S/W 산업 쪽에 가깝고 그중에서도 디자인 산업이나 엔터 산업과 연관성이 더 많을 것 같았다. 그야말로 예술을 경영하는 쪽이다. 개인적으로 몸담고 있는 H/W 산업에서는 공감되는 부분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가치관 경영, 디자인 경영, 감동 경영, 프로슈머, 참여감 이런 것들을 나열해 놓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쉽지 않았다.

  인간은 아름다운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기능적으로 만족해야 할 수준이다. 인간은 감동한다. 하지만 종교적으로 맹신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가치를 공유하여 동질감을 가지려 한다. 인간은 체험하고 싶어 한다. 인간은 직접 만들고 싶어 한다. 인간은 한정적인 것을 좋아한다. 

  걸작은 예술가가 나는 걸작을 그릴 거야라는 심리에서 출발하지 않았다고 본다. 자신의 삶을 처절할 정도로 밀도 있게 살아가면서 뿌린 흔적들이다. 대중은 그런 스토리텔링에 감동한다. 세상에 뿌려진 많은 경영을 하나로 묶어 '걸작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많은 부분에서 아쉽다. 중요성만 강조하고 방법론이 빈약하여 경영론이라기보다는 미학론으로 읽힐 것 같다. 그런 목적으로 읽는 것이 더 목적에 부합할 것 같아서 조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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