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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혼자서도 스타트업 (조현영) - 김영사

야곰야곰+책벌레 2022. 4. 13.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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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엔 생산 기반을 어느 정도 갖춘 창업이 주를 이루었고 그것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의 환경에 맞는 기업이었다.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급격하게 발달하고 있는 소프트파워는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창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었다. 더불어 소량을 OEM으로 생산해주는 업체도 생겨난다. 지난해 우리를 덮친 코로나19는 이런 환경을 더욱더 급격하게 바꿔주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의 기회가 열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

  국내 1등 심부름 앱 '해주세요'의 조현영 대표가 스타트업을 하면서 겪었던 일화와 그간의 노하우를 적은 이 책은 김영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획일화된 조직을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뛰쳐나온다. 이 중에는 창업을 하려는 사람도 있고 SNS를 통한 수익 창출을 노리는 사람들도 있다. 콘텐츠와 아이디어만 있다면 도전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아졌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신생 IT 스타트업의 90%가 3년 안에 폐업한다. 결국 1% 남짓의 기업들이 유니콘으로 거듭난다. 무협지 속 주인공처럼 어느 날 갑자기 내공을 얻는 행운은 없다. 그저 미친 듯이 파고들 뿐이다. 이것은 당연한 정답이면서도 달갑지 않은 답일 수도 있다.

  어느 책인지 기억나질 않지만 명예와 부를 얻은 사람에게는 시간이 없다.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적당히 버는 것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물론 운이 따라와서 어느 정도의 부를 획득하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퀀텀 업을 하려면 결국 부단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갑자기 찾아온 행운을 잡고 끌고 가는 것도 결국 노력이 될 수밖에 없다. 일주일 내내 16시간에 가까운 일을 해내는 1인 스타트업 대표의 얘기일 뿐 아니라 일할 시간이 모자라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일런 머스크의 얘기이기도 하다.

  스타트업은 '잘될 거 같아'라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망한다. 첫 창업은 노하우가 없기 때문에 철저하게 준비하더라도 망한다는 것이 보통의 생각이다. 지속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리뉴얼하면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 보통의 사람에게는 빌 게이츠처럼 특출 난 재능도 자본도 없기 때문이다. 

  예전에 LG에서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때 강사는 자신이 스타트업을 하고 싶다고 사업하는 친구에게 가서 조언을 구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랬더니 친구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서 보여달라고 했다. 본인은 엄청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해서 친구에게 보여줬는데, 친구는 대뜸 '이렇게 하면 망해'라는 대답을 남겼다고 한다. 정말 사업을 진지하게 하고 싶다면 사업계획서는 100장이 모자를 수 있다고 지금 가져온 사업 계획서로는 시작하면 결국 망한다는 얘기였다.

  스타트업, 유니콘의 영광 뒤에는 뼈를 갈아 넣는 노력이 없을 수가 없다. 저자는 그런 얘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좋다면 쓰고, 아이템에 확신이 있다면 잃지 않으려 존버 해야 한다. 스타트업은 자본과의 싸움이기도 하기 때문에 직원을 늘려간다는 것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대기업의 오너는 '캡틴 아메리카'가 되어야 하지만 스타트업의 대표는 '타노스'가 되어야 한다. 서로 다른 전문 분야를 가진 두 사람이 시너지를 내며 공동 창업할 수도 있지만 혼자서 시작하는 스타트업의 대표라면 일당백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항상 미래를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이 스타트를 잘해서 성장하기 시작하면 결국 '업'의 문제가 된다. 자신의 아이템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결단을 내릴 수 있다. 과감한 투자를 할 수도 있고 더 큰 꿈을 위해 합병을 할 수도 있다. 마크 저크버그는 페이스북을 1조에 팔라는 야후의 제안에 일절 고민도 없이 거절한다. 그는 자신의 사업이 그보다 가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자신의 기업을 냉정하게 바라보려면 항상 객관적인 시각과 미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사실 이 책은 많은 경영서나 창업 도서에 비해 특출 나게 다른 점은 없다. 그만큼 창업을 하고 기업을 이끌어 간다는 것에는 비법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다만 자신의 아이템을 대하는 태도나 미래를 생각하는 자세 등에 대해서는 수긍가는 면도 있다. 투자를 받으면 금세 팔아버리는 대표들이 많기 때문이다.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시작해야 하는 창업 앞에서 높은 학력, 좋은 직장은 큰 의미를 주질 못한다. 자신이 가졌던 기득권에서 빨리 탈피하고 바닥부터 좋은 사람과 인연을 맺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마음. 조금은 비참한 현실에서 굳건할 수 있는 의지. 자신의 아이템에 대한 신뢰 등을 가진다면 창업이라는 것에 한 발짝 내딛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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