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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청소년을 위한 사라진 스푼 (샘 킨) - 해나무

야곰야곰+책벌레 2022. 5. 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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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학은 실험을 제대로 할 수 있기 전에는 연금술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되었고 물리와 같은 다른 과학들의 발전으로 인해 실험을 원활해지면서 화학은 본격적인 발달을 하기 시작했다. 과학사 책들을 읽어보더라도 가장 오래된 역사는 천문학과 물리였다. 보이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과학사 서적은 늘 천문학과 물리가 대부분의 페이지에 차지하고 있고 그 속에는 의학과 화학이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보이지 않지만 강력한 힘을 가진 화학을 단일 주제로 흥미롭게 모아둔 이 책은 해나무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원소는 하나하나 흥미롭고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 주기율표는 세상을 이루는 원소들 중에서 우리가 발견한 것을 정리해 둔 것이다. 그것은 엄청난 이야기 꾸러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기율표는 암기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마주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주기율표와의 친근함을 위해서 이 책은 재미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사실 보이지 않는 것을 설명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인류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여러 경험을 했다. 세계사 속에 숨어 있는 미스터리한 사건의 이면에는 바로 원소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 원소들을 성질에 맞게 배열해 놓은 것이 주기율표다. 주기율표는 네모 반듯하지 않고 양쪽이 치솟은 산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그리고 몇몇은 아예 따로 표시되어 있기도 한다. 

  화학의 역사를 얘기하기 위해서는 역시 주기율표의 역사부터 살펴야 한다. 그리고 주기율표의 위치에 따른 원소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본다. 예전의 주기율표와 지금의 주기율표가 사뭇 다르다는 점도 알 수 있다. 지금은 양성자 수에 따른 배치를 하는 모즐리의 방식을 보통 채택하고 있다. 주기율표의 완성도는 아직까지 찾지 못한 원소를 찾는 길이 되어 주었다. 주기율표는 화학을 위한 지도 같은 것이다.

  주기율표의 얘기 뒤로는 원소 별 에피소드로 이뤄져 있다.

  전쟁 속에서 화학은 독가스나 핵폭탄 등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화학이 발전하게 되었고, 그런 독가스의 해독제는 기적적인 의약품이 되기도 했다. 원소는 그 자체로 돈이 되기도 하고 귀하게 여겨져 전쟁을 부추기기도 했다. 세슘처럼 시간을 측정하는 기준이 되어 주기도 한다.

  가장 흥미로웠던 에피소드는 뢴트겐의 이야기였다. 다른 과학자들은 모두 자신의 업적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것 같았지만 뢴트겐은 자신이 발견한 것을 부정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뢴트겐의 X선은 자신의 뼈 모양을 보여주었고 그것은 악마의 마술 같은 것이라 생각이 들만 했기 때문에 그는 더욱더 매진하여 결국 그것이 마술이 아니라 과학적 현상임을 밝혀 주었다.

  이 책은 <사라진 스푼>을 조금 더 쉽게 적은 책이라고 한다. 자칫 어렵고 지겨울 수 있는 화학의 세계를 과학사와 세계사를 엮어 스토리텔링으로 풀어가며 흥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였다. 사실 그럼에도 쉬운 책은 아니었다. 화학이라는 것이 삶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보고 느낄 수 있는 경우가 많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천체물리학처럼 거대하고 웅장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화학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삶과 생명에 가장 가까운 학문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은 좋은 행동인 것 같다. 책을 조금 피곤한 상태에서 읽어 집중을 많이 하지 못했지만 누구에게나 몇 개 정도의 재밌는 에피소드는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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