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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싱(Pacing)

야곰야곰+책벌레 2022. 5. 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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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통에 관련하여 <심리학>에서 얘기하는 페이싱 효과라는 것이 있다.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 시사>에 출현한 변상욱 대기자님이 대통령의 소통에 대하여 얘기할 때 잠시 언급되었다. 

  페이싱(pacing)을 찾아보니 처음 누군가를 만났을 때, 상대방의 호감을 얻기 위해서 상대의 페이스에 맞춰주거나 나의 페이스로 끌고 오는 심리적 효과를 얘기하고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 훈련하기도 하는 심리학적 소통 기술의 하나였다. 이런 페이스 조절은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다. 

  춤에 비유를 하면 가장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한다.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춤을 춰야 한다고 하고 이때 한 명은 고수고 한 명은 처음 배우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분명 고수가 리딩을 해야 하지만 페이스는 입문자에게 맞춰야 한다. 그것이 상대방과 발이 엉키지 않고 그나마 춤다운 춤을 출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입문자는 고수의 배려에 감동하고 춤에 대해 흥미도 느낄 수 있게 된다. 입문자의 춤이 익숙해질수록 고수는 템포나 박자를 점점 자신에게 맞춰나갈 수 있다. 반대로 내가 입문 자라면 자신과 다른 템포를 가진 사람을 내 템포로 끌어와야 하기도 한다. 상대가 나에게 공감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잘못된 페이싱(pacing) 효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상대를 나의 페이스에 말리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만족한다. 예를 들면 운동장에 아이들을 세워놓고 일장 연설을 하는 교장 선생님이 있다. 일방적으로 무수히 쏟아낸 말에 자신은 엄청난 소통을 했다고 착각할 수 있다. 상대는 받을 생각이 없는데 말이다. 회사의 후배 사원에게 쏟아내는 많은 조언들도 잘못된 페이싱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업무를 진행할 때 리더의 페이스대로 끌고 가야 하는데, 쉽지 않다. 우선 상대의 템포에 맞추고 서서히 내 페이스로 끌고 와야 한다. 무리한 페이싱은 꼰대를 불러낸다.

  육아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조금 여유를 가지고 움직여도 되는데, 부모의 페이스에 맞추라며 아이들을 압박한다. 밥 어서 먹어. 옷 빨리 입지? 지금 나가야 돼. 어떻게 보면 강제적인 페이싱이다.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하나를 내어줘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 텐데.. 널 위해서 그런 거야 라는 말속에 페이스 복종을 요구하고 있는지 무수하게 쏟아내는 일방적인 말과 행동에 자기 합리화하고 있진 않는지 생각해볼 만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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