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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스러운 것은 야당일까 여당일까 아니면 우리 자신일까?

야곰야곰+책벌레 2022. 3. 2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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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좀스러운 거 엄청 싫어하잖아~"

  지난 대선 운동이 한참인 시절에 이재명 후보 배우자의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논란이 나왔을 때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들은 이야기다. 그 당시에 언론들은 엄청난 양의 후속보도를 냈다. 특히 보수언론이라고 불리는(보수 붙여주기 싫지만) 조중동에서는 압도적인 기사를 쏟아냈다. 

  그와 동시에 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이슈도 있었다. 당시 2천 원대 후반이던 도이치모터스 주가가 약 8천 원까지 올랐는데, 이때 주가조작이 있었다는 것이다. 해당 주가조작에 연루된 사람들은 조사받거나 실형을 받았지만 김건희 씨는 한 차례도 조사받지 않았다. 주가조작에 연루된 많은 증거가 있었음에도 조사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국가적 흉기 선동 나팔수 언론의 선 넘은 '김혜경 몰이'

김어준5급사무관이7급주무관에게약처방,배달등을시켰다는게요지”  김혜경'소고기법카'감사,이재명이임명한민변출신이한다-조선일보김기현,'김혜경

www.kookminnews.com

이를 두고 허재현 리포액트 기자는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정도로 이건 거의 사건 조작 수준의 기사 제목"이라고 탄식했다.
그는 "저는 저널리즘을 논하는 거"라며 "이재명 부인도 당연히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책임 수위는 내용에 따라 달라야 하는 거다. 언론이 사건을 조작하듯 몰아가는 건 매우 위험하다"라고 비판했다.
출처: 국가적 흉기 선동 나팔수 언론의 선 넘은 '김혜경 몰이'-국민 뉴스 - http://www.kookminnews.com/48164

  많은 사람들이 수십억 혹은 수천억이나 되는 의혹보다는 10만 원 상당의 의혹에 더 분노하는 것이 나는 조금 아이러니했다. 김건희 씨뿐 아니라 윤석렬 후보의 장모 또한 여러 사건에 연루되어 있었고 금액의 크기도 상당했지만 둘 사이의 분노의 크기는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다. 홍길동 같은 정의로운 대도의 이야기를 많이 접하고 살아서 그런 걸까? 언론의 편향된 기사 폭탄 때문일까? 아니면 수십수백억 원이라는 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궁핍해서 그랬을까? 궁금했다. 

  조금 더 나아가 보면 정경심 교수의 표창장에 그렇게 분노하던 학생들은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조국 교수의 딸은 지금 당사자들과 경쟁하던 세대고 김건희 씨는 이미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세대라서 그런 걸까? 아니면 무서워서 그런 걸까?

 

  아직까지는 메스미디어만 보시는 분들이 많아 언론의 힘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MB시절에 문제만 생기면 연예인 스캔들이 터지듯 지금도 이름조차 모를 누군가가 던진 한 마디로 언론들은 포털을 뒤덮어 버린다.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청와대 용산 이전 이슈를 영부인의 '옷값'으로 옮기려고 애쓰는 모양새다. 용산 이슈를 도저히 덮을 수 없어 지방선거에 불리해지고 있는 국민의 힘이 대선에서 썼던 카드를 그대로 가지고 나온 듯하다. 

  수천억에서 1조 가량 투입되는 백년지대계를 졸속으로 추진하다 역풍을 맞아 현 대통령 지지율보다 떨어진 윤석열 당선자의 뉴스가 나오자마자 이슈는 시작되었다.

 

윤석열 국정수행 전망 '긍정' 46%…문재인 지지율 46.7%

리얼미터 조사…尹 국정수행 긍정 2주째 하락

www.nocutnews.co.kr

  일개 회사에도 임원급이 되면 활동비가 있다. 개인적으로 사서 입은 것도 아니고 외교를 위한 의전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의전을 위해 패션에 많이 신경 썼다. 정상들 사이에 드레스코드는 사전에 협의되어야 하고 특정 문화권에서는 피해야 하는 것들도 존재한다. 그래서 존재하는 제2 부속실이다. 제2 부속실을 없애려고 하는 윤석열 당선자라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일까. 하지만 정부는 영부인의 옷은 사비로 구입했다고 발표했다.

  어떤 세금이라도 소중히 쓰여야 한다. 그런 일관적인 사고방식에서의 분노는 이해한다. 하지만 이슈를 덮기 위한 또 다른 이슈몰이는 반대할 수밖에 없다. 포털에 쏟아지는 많은 기사들이 그런 방식으로 쓰이는 것이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우리는 유행을 타듯 이슈에 따라 분노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나의 생각일까? 아니면 쌓였든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을 뿐일까? 아니면 그것에 우리는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엮여 있는 걸까?

  정치권에서 나오는 말 중에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은 '내로남불', '후안무치'가 아닐까 한다. 10년 만에 자기 집을 마련한 의원의 집 값이 올랐다고 공격하는 부동산 부자 의원. 자신은 법인카드 의혹이 1500만 원이 넘는데도 10만 원 법인카드에 대해 연일 분노한다고 얘기하는 의원. 자기 자식은 음주 운전에 경찰관 폭행을 했는데 자식이 문제가 있다면 공직자의 자격이 없다고 얘기하는 의원이 있다. 내 자식의 특혜는 당연한 거고 남의 자식의 특혜는 엄벌해야 하는 일이 된다.

  상대를 깎아내려 나를 돋보이게 하려는 정치가 다시 돌아왔다. 갈등을 조장하는 정치는 가장 쉬운 정치다. 승자독식의 정치권에서 그 방법은 중요하지 않다. 이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 피해는 우리가 보게 된다. 더 잘해서 더 인기를 얻겠다는 마인드를 심어주려면 선동이나 군중심리에 휘둘리지 말고 여러 일들을 제대로 쳐다볼 수 있어야 한다.

  쥐를 잡는데 고양이가 필요한 것이지 고양이가 까맣든 하얗든 그게 무슨 상관일까. 공약을 헌신짝 버리듯 하는 의원들을 압박하고 시대적 이슈에서 눈을 돌리게 만드는 것들로부터 속지 않기 위해서 깨어 있기를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설령 내 생각이 틀렸거나 다르다고 하더라도 남에게 휘둘려서 얻어진 게 아닌 나의 생각을 가지는 노력이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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