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클럽 출판사의 9인의 작가들이 모여 SF에 관한 글을 모았다. 나비 클럽은 미스터리를 메인으로 출판하는 곳이기 때문에 SF와 엮인 미스터리가 무척 궁금했다. SF는 미스터리와 의외로 통하는 면이 많고 서로 자연스럽게 엮을 수 있다.
무협, 미스터리, 스릴러 작가들이 적어 가는 새로운 면의 SF 소설은 나비클럽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번 소설 모음집의 큰 테마는 인간의 존재에 대한 의문과 난민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테마를 가지고 있었다. 많은 작품들이 열린 결말로 마무리되고 있었다. 최근 유행하는 SF의 주된 장르는 정세랑, 김초엽, 천선란 작가의 결핍에 대한 소수자의 이야기, 혹은 휴머니즘에 주된 축을 지고 있다. 이들의 글은 소설에서 넘어오기에 높지 않은 허들을 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같다.
이 소설집은 SF 본연의 스릴을 살리고 있다. 철학적이고 사회 전반적인 디스토피아가 아니라 개개인이 마주칠 수 있는 위험이나 위협에 대한 얘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더 다이내믹하다. 미스터리를 주된 장르로 하고 있는 작가님들이 집필했기 때문에 스릴러 본연의 색을 잘 가지고 있다.
천선란 작가는 그 간 작품에서 보여주듯 편안하지만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옥수수밭과 형>은 완벽하게 닮은 존재가 같은 존재인지 완벽하게 닮은 기억을 가진 존재가 같은 존재인지를 묻고 둘 다 유일한 존재를 대신할 수 없음을 얘기한다. <고난도 살인>, <컨트롤 엑스>, <위협으로부터 보호되었습니다>등은 유전자 기술과 유전자 복제를 이용한 범죄 스릴러 장르로 스토리 자체로도 긴장감이 있지만 앞으로 기술이 가져 올 새로운 범죄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고양이의 마음>, <억울할 게 없는 죽음>, <며칠 늦게 죽을 수도 있지>에서는 난민에 대한 이야기와 이를 대하는 사회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때로는 난민과의 마음을 공유하게 되는 과정을 때로는 가혹했던 난민에 대한 이야기를 따라가기도 했다.
새로운 세상을 이야기하는 SF에서 새로운 범죄와 미스터리를 얘기하는 것은 무궁무진하다. SF의 소재를 상상할 수 있을 만큼 미스터리나 스릴러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한국 미스터리 대표 작가들의 SF와의 콜라보는 당연히 있어야 할 SF의 또 하나의 페이지를 열어 준 것 같다. 이런 도전이 많아져서 한국 SF의 스펙트럼도 넓어지면 좋겠다.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 SF를 좋아하는 독자 모두 즐겁게 볼 수 있는 책이었다. SF 본연의 때로는 짜릿하고 때로는 무서운 이야기 그 속에 있는 흥미로움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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