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소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나나츠키 타카후미) - 영상출판미디어

야곰야곰+책벌레 2022. 1. 18. 19:19
반응형

  오랜만에 로맨스를 들었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를 다시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영화 여주인공이었던 코마츠 나나의 표정이 계속 떠오를 만큼 인상 깊었던 스토리와 영화였다. 사실 이 책을 읽은 후 유튜브에서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의 티저를 발견하자마자 해외직구로 구매해서 봤다. 짧은 일본어지만 소설의 대화가 머릿속에 남아 있어서 감동은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다시 펼친 이 책은 첫 장부터 너무 슬펐다. 여주인공 후쿠주 에미의 슬픔이 콕콕 박혔다. 처음 읽었을 때에는 마지막에 쓰나미처럼 몰려드는 슬픔이었다면 두 번째 읽는 이 소설은 스펀지에 스며드는 잉크처럼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었다.

  두 사람이 사는 세상이 각각 서로 다른 방향으로 시간이 흐른다는 설정을 하고 있다. 운명 같은 사랑은 이유가 있는 것이고 그것이 꼭 행운을 뜻하지 않을 수 있음을 얘기한다. 정해진 만남, 정해진 이별. 두 사람이 기록해 놓은 삶은 흔적을 그대로 따라가며 그 사랑을 소중히 하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20살의 연인의 이야기다. 40일간의 기록만으로 이런 긴 여운과 감동을 남길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놓인 특별한 사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을 처음 만난다면 비밀을 알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너무 풋풋하고 달달한 젊은 날의 연인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운명적처럼 만나 사랑하는 이의 모습은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다. 비밀을 알고 난 뒤의 모습은 애절하다. 그 슬픔을 이겨내는 마음. 그리고 상대를 이해하고 소중히 하는 감정선이 더없이 소중하다. 남자 주인공 미나미야마 타카토시가 에미의 입장을 이해하는 그 순간 울컥하게 되는 건, 처음이나 두 번째나 여지없다.

그랬다.
에미는 언제나 울고 있었다.

  짧으면서도 울림이 있는 두 문장이다. 지나왔던 에피소드가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그리곤 뜨거운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부분은 언제 읽어도 좋다. 그냥 흔한 사랑 얘기가 될 법한 이야기를 감동의 스토리로 바꾸어 놓았다. 읽는 내내 느낄 수 있는 복선들은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암시하기도 한다. 다시 한번 읽는다면 숨은 그림 찾기처럼 그 복선을 찾는 즐거움도 있다.

  이 작품의 결말은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다. 둘은 또 다른 상대를 만나러 떠나는 여정에 올랐다. 사랑의 형태가 조금 바뀌었지만 서로의 인생을 모두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슬프지만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흔한 로맨스 소설로 느끼는 분들도 있겠지만, 두 주인공의 심리의 변화가 절묘했던 훌륭한 작품이었다. 소설도 있고, 만화도 있고, 영화도 있으니 취향대로 즐기면 될 듯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