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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인생 4막, 은퇴란 없다 (윤병철) - 가디언

야곰야곰+책벌레 2022. 1. 1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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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직장은 없다는 구호로 인생 2막을 준비해야 한다는 책은 많았지만 갑자기 4막을 얘기해서 깜짝 놀랐다. 수명이 아무리 길어졌기로서니 4막까지 준비해야 한다고? 라며 이제는 나이 들어도 N잡 시대인 건가라며 얕은 한숨을 쉬었다. 책 장을 넘기며 읽어보니 오해가 있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인생은 4막으로 이뤄진 한 편의 연극 같고 각 구간 별로 설계 해고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생의 4막을 앞두고 있는 저자가 살아온 인생의 순간마다 필요한 것들에 대한 얘기를 적은 이 책은 가디언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인생은 4막이다. 태어나서 배우고 익히며 자신의 방향을 잡아가는 10~30대는 1막이다. 익힌 것을 토대로 사회에 기반을 만들고 성공을 위해 질주하는 시기는 40~50대 2막이다. 퇴직을 하고 아직은 쓸만한 육체를 가진 60 ~ 70대는 3막이다. 스스로 거동하기 힘들어지는 80대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가 4막이다. 2019년 통계자료에 따라면 한국의 남성 기대 수명은 80.3세, 여성은 86.3세다. 이제는 4막까지 별 무리 없이 살아가야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인생에 대해서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지는 않았지만 어렴풋이 40대, 50대, 60대를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수익의 연속성과 아이들의 학비 그리고 출가를 위한 조그마한 선물들을 생각하다 보면 한 숨이 나기 마련이다. 조금씩 늘어나는 수입은 더 많이 늘어나는 교육비에 묻혀버려서 저축을 한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물며 대학이라도 들어가면 지금 아무리 계산기를 두들겨도 답이 나오질 않는다. 어느 회사 임원이라도 되거나 로또라도 당첨되어 수입이 팍팍 늘어나지 않으면 매년 마이너스 인생이 될 듯하니까.

  책을 읽다 보면 이런 불안감은 조금씩 증폭된다. 어떤 준비를 할까 보다 어떤 시련들이 닥칠까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 대처법을 곰곰이 생각해도 쉽지 않다. 지금 더 잘 살아내야 하는 방법뿐이다. 노후를 살아내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저축과 투자가 필요하다. 수입이 아무리 늘어도 좋아지지 않은 것은 소비가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자금들은 차치하고서라도 노후자금은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이쯤에서 메리츠 투자증권의 존 리 대표가 생각난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소위 영끌하여 자식의 교육에 투자한다. 엄청난 자금은 평범한 직장인이 되기 위해서 투자하는 게 아닐까 싶다. 학원이며 과외를 시킨다고 모두가 고수익 직종으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가 공부에 큰 흥미가 없다면 경제 교육을 시키고 교육비를 모아 투자를 해서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밀어주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보게 되었었다. 하지만 교육이라는 게 아이가 어디에 흥미가 있는 찾기 위해서도 교육을 시켜야 하는 현실이니 말처럼 그렇게 쉽지는 않다.

  적어도 나의 노후자금까지 아이의 교육에 쏟아부으면 안 된다. 나중에 자식에게 의지하고 간섭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나의 인간으로 독립시키기 위해서는 경제적으로 서로 분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생의 2-3막은 그래서 중요한 것 같다. 시드머니를 만들고 투자하고 부풀려야 한다. 

  이 책의 내용은 여타 자기 계발서와 다르지는 않지만 저자가 살며 겪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적혀 있어서 읽는데 어려움이 없다. 미래 사회에 대한 부분을 설명할 때에는 전문가들이 설명할 때보다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그 사이사이 자리하고 있는 인생의 노하우가 담긴 문장들이 좋았다.

  내 인생이기 때문에 내가 계획하고 살아내는 거지만 그래도 먼저 살아 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본다고 해서 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요즘은 꼰대라는 단어 하나로 귀를 막고 들으려고 하지 않는 문화도 있는 것 같다. 귀를 열어 둔다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선택은 자신이 하면 된다. 

  살아가는 것이 실패의 연속임은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원래 그런 것이고 그런 반복이 체화될 때 비로소 습관이 된다. 잘하고 싶은 일은 시간이 걸린다는 아주 당연한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좋은 어른에게 삶의 철학을 전해 듣는 듯한 그렇게 어렵지 않고 편안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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