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소설

(서평) 빛을 두려워하는 (더글라스 케네디) - 밝은세상

야곰야곰+책벌레 2022. 1. 8. 16:53
반응형

  제목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단순했다. 사회의 어두운 면, 혹은 뱀파이어 이야기, 마지막으로 XP(색소성 건피증)에 걸린 사람의 이야기 정도로 추측해볼 수 있었지만 이 책의 내용은 생각보다 철학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은 광명을 찾았다고 확신을 가지는 사람들에 대한 어두운 면을 얘기하는 이 작품은 밝은 세상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제목에서 들었던 생각은 몇 장을 읽자마자 그저 나의 상상일 뿐이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이야기를 끌고 사람은 자신의 삶을 자신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강직한 아버지의 의지에 끌려 다녔고 말년에 우버 기사를 하고 있는 조금은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이었다. 빛을 두려워할 만한 위치도 아니었고 빛날 만큼의 위치도 아니었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여성의 삶을 옹호하며 출산의 결정권을 가지겠다는 진영과 철저한 가톨릭의 신앙을 바탕으로 낙태는 살인이라고 외치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의 이야기였다. 페미니즘이나 근본주의적인 입장에서 이 책을 본다면 한쪽으로 치우진 페미니즘 도서가 될 수 도 있다. 낙태를 죄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너무나 폭력적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래도 여성의 선택권을 어느 정도 존중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책을 읽는데 불편함은 없었지만 낙태를 몹쓸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을 것 같은 생각도 잠시 들었다.

  이런 페미니즘과 근본주의적인 얘기를 거둬두고 본다면 이 책의 제목과 메시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은 모두들 빛을 찾아서 방황한다. 그 빛의 종류는 사람마다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빛을 하나의 행복이나 진리라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아무 끊임없이 그것을 찾아서 헤매야 하는 입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빛이 어디에 있는지 안다는 사람들은 그들의 확고한 고집이 세상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외면하고 있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는데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광신도이다. 이 책에서도 그런 면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빛을 찾았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의 확고한 신념은 그들을 넘어 세상을 지배하려고 하고 그것이 때로는 폭력으로 행사되더라도 죄의식을 가지지 않는다. 그들의 신념이 모든 사람들에게 맞지 않을 터인데도 지나친 믿음은 강요를 낳고 사회와 충돌하게 된다. 

  빛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세상을 비춘다고 생각되는 빛이라는 존재에 무작정 딸려가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었을까. 빛은 대체로 좋은 의미로 쓰였지만 여기서는 빛은 너무 강한 빛이었다. 우리는 매일 태양으로부터 빛을 받아서 살아가고 있지만 태양과 아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빛은 종교적 믿음일 수도 있고 자본주의에서의 돈이 될 수 도 있다. 독재사회에서는 독재자일 수도 있다. 빛이 너무 강하면 양지와 음지의 색깔은 더욱더 극명해진다. 그것은 빛을 두려워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될지도 모르겠다. 

  가볍게 보면 갈등이 있는 재밌는 소설. 조금 더 생각해보면 페미니즘 소설. 더 깊이 들여다보면 비판 없는 확고한 믿음이 가져오는 사회적 어둠에 대한 소설이었다. 어떻게 읽고도 괜찮은 소설이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