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소설

(서평) 유다의 키스 (아나 그루에) - 북로드

야곰야곰+책벌레 2021. 12. 10. 23:17
반응형

  모험심 강한 주인공 단 소메르달의 조금은 무모해 보이는 사건에 대한 집착이 사건을 끌고 가지고 하고 엉망으로 만들기도 한다. 범죄 스릴러라고 하기에는 긴장감이 높은 편은 아니었다. 아마추어 사설탐정 노릇을 하는 단 소메르달의 좌충우돌 사건 해결기가 더 맞을 듯했다.

  사랑을 미끼로 벌어지는 사기 행각과 이를 쫓는 자의 모험을 그린 듯한 이 소설은 북로드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단 소메르달은 유명한 카피라이터였지만 여러 문제로 프리랜서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는 경찰인 친구 플레밍의 사건을 참견하며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하고 대머리 탐정으로 신문 일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어느 날 딸이 존경하는 선생님의 사기 사건을 맡아달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그녀는 돈이 많은 미망인들을 노리는 야곱이라는 남자에게 계좌를 모두 털린 뒤였다.

  <유다의 입맞춤>은 파도바의 아레나 성당에 있는 그림이다. 유다는 예수를 더 이상 따를 수 없다 결심하고 대사제들의 집단에 가서 예수를 체포를 돕는 조건으로 은전 30량을 받았다. 그가 예수임을 알리기 위해서 예수에게 입 맞추려 하는 장면이다.

  이 소설에서 유다는 누굴까? 예수의 역할은 누굴까? 

  여러 가명을 사용하는 사건의 주인공 <요하네스>는 미망인의 재산을 노린 야곱이라는 남자의 본명이다. 그의 가족은 이단 종교를 가지고 있었는데 수혈 또한 금지하고 있었다. 그는 사고로 다친 동생에게 수혈을 하고 교단으로부터 파문을 당했다. 그리고 살아가기 위해 여러 일을 해보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그녀들에게 사기 치는 것이다. 대부분 로또에 당첨된 홀로 사는 중년 여성들이었다. 재산 관리를 제대로 못해 다 날릴 재산이니 자신이 가져와 인도의 아이들 중 머리가 좋은 아이를 모아 무상으로 교육시켜 준다. 이것은 인간이 가지는 선과 악의 양면성일까.

  책에는 여러 종류의 인간의 양면성을 드러내고 있다. 그것이 사회적 범죄와 연결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내면의 양면성을 드러내려고 했던 것 같다. 미망인 사기 사건에서 요하네스의 동생의 살인 사건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인물들이 그동안 품은 갈등을 얘기하고 있다. 자신 속에 있는 <유다>라는 악의 존재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함을 얘기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단 소메르달의 호기심과 무모함이 너무 많은 운들의 도움을 받아서 밋밋하게 진행되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큰 긴장감 없이 편하게 읽혔다. 아니 살인 사건이 연루되어 있는데 이런 편안함이라니.. 다른 미스터리와 같은 섬뜩함과 잔인함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내 안의 악한 마음에 대한 분출이었지만 악마와 계약한 듯한 느낌은 없었다. 긴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심리적 표현에 집중할 수 있었다. 허술해 보이면서도 나름 잘 연결되는 듯한 이야기와 주인공의 무모함이 이 작품의 매력이라면 매력인 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