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심리학

(서평) 상처받은 아이는 외로운 어른이 된다 (황즈잉) - 더퀘스트

야곰야곰+책벌레 2021. 12. 2. 17:32
반응형

  인간의 심리적 차이는 생물학적 요소보다 사회와 문화에 의해서 차이가 생긴다고 주장한 카렌 호나이의 이론처럼 성인의 반복되는 심리적 현상이 어린 시절의 부모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스스로 알아채지 못한 채 같은 굴레에서 괴로워하고 있다면 자신의 과거를 치유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그녀의 학문의 프로이트보다는 아들러에 닮아 있기도 하다. <가족이라는 병>, <나는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에서 나는 꽤 혹평을 했는데 이 책은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개인의 사사로움이 아니라 사례를 들어 분류해 놓은 점이 아주 좋았다.

  과거의 생존 전략은 현재 삶을 살아가는 큰 자산이지만 그것이 맞지 않을 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대인 과정 이론을 바탕으로 한 이 책은 더퀘스트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부모는 아이를 키울 책임이 있다. 그것도 잘 키워야 한다. 모든 인간은 사회로부터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주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가 아픈 것은 반은 사회의 책임이고 반은 개인의 책임이다. 이 말은 알뜰신잡에서 유시민 작가가 말한 행복에 대한 얘기와 비슷했다. 개인의 행복은 사회만의 문제도 아니고 불가에서 말하는 일체유심조도 아닐 것이다. 그 둘 사이 어딘가 즈음에 있을 것이다라고 유시민 작가는 얘기했는데 인간은 '타자 공헌' 즉, 자신에 남에게 영향을 미칠 때 비로소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30가지의 사례를 들어서 인간의 행동에 대해 3가지로 분류해서 설명을 한다. 첫 번째는 아이가 상처를 받았을 때 어떤 어른이 되는지, 두 번째는 외로운 어른은 어릴 때 어떤 상처를 받고 자랐는지, 마지막으로 부부는 무엇으로 살고 왜 멀어지는가에 대해 얘기한다.

  아이는 어쩔 수 없이 부모에게 귀속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자아조차 인지하지 못했을 때부터 부모와 함께 하여 빠르면 경제 독립을 이룰 때 즈음 아니면 평생을 귀속된 삶을 살기도 한다. 그러면서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부모에게서 받은 영향이 다시 자식에게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자신을 더 잘 알아가야 하고 육아에 대해서 더 많이 공부하려고 하게 된다.

  아이는 부모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했다. 결핍은 누구나 채우고 싶어 한다. 잘해주는 것만이 최선이 아니다. 아이를 비난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 못지않게 나쁜 것이 부모가 해결사가 되어 주는 것이다. 그것은 아이에게 독립심과 자주성의 결핍을 가져다준다. 육아는 어떻게 보면 유리구슬을 다루듯 소중하고 섬세해야 한다. 하지만 부모인 우리들도 어딘가 결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완벽하게 해내기는 어렵다. 특히 아이에게서 내가 싫어하는 모습을 보게 되다면 분노 조절 장애가 된 듯 폭발하는 자신을 만나기도 한다.

  요즘 두서없이 발행되는 책들이 많아서 재탕인 경우가 많다. 기대하지 않고 펼쳤는데 생각보다 많이 괜찮은 책이었다. 서두에서도 얘기했듯이 자기의 무의식적인 반응과 반복되지만 이해되지 않는 패턴이 있는 어른들이 꼭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더불어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자신의 묻어 두었던 결핍을 똑바로 마주하지 않으면 자신이 판 구덩이에서 헤어 나올 수 없을 것이다.

  결핍이 더 많이 생길 수밖에 없는 사회다.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키우다 보면 아이는 치유할 필요가 없는 어른으로 키워낼 수 있을 거다. 나 자신도 잘못하는 점이 많지만 꾸준히 고민하고 고치다 보면 꽤 괜찮은 어른이 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가지고 노력해 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