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배신을 하였을까? 뇌에는 우리가 모든 것을 멈출 때 비로소 가장 활성화되는 부분이 있다. 사람이 잠에 들었을 때, 뇌는 저장된 기억을 정리하고 기록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한번쯤 들어 봤을 것이다. 그래서 잠은 굉장히 중요하다.
어린 아이가 '멍 때리기'를 하고 있다면 가만히 두어야 한다는 얘기도 아마 이 책이 설명하는 것과 같은 맥락일 것이다. 아이는 '멍 때리기'를 하는 동안 뇌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몰랐다면 아이의 멍 때리기를 인정해 주자.
이런 '멍 때리기'는 어른들도 필요하다.
아이작 뉴튼은 명상 중에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으며, 데카르트는 침대에 누워 천장에 있는 파리를 보고 데카르트 좌표(우리가 흔히 보는 X, Y 좌표계)를 만들었다. 심지어 애덤 스미스는 인간성을 가진 사장이라면 직원의 심 권리는 강제적으로라도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 같은 맥락인지는 모르겠지만.. )
이 책의 내용은 언제 어디서든 일을 하고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오늘 날,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뇌의 배신'이다. '생각을 멈추면 깨어나는 뇌의 배신'은 열심히, 바쁘게 사는 것이 숙명처럼 느껴지는 현대인들에게 다시 한번 '휴식'의 중요함을 알려 준다.
이 과학적 사실은 2001년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교의 신경과학자 마이커 라이클이 발견한 '휴지 상태 네트워크(RSN, Resting State Network) 혹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 Default Mode Network)'라는 신경망이다. 이것은 놀라운 발견이었다. 인지적 활동을 하고 있을 때에만 두뇌 활동이 있을 것이라는 기존의 생각을 뒤집는 발견인 것이다.
DMN은 전전두엽 측두엽 해마 같은 자기 성찰 자기 반성 기억을 기록하는 역하을 하는 뇌이다.
최근에야 힐링이며 명상이며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지만 여전히 그것은 시간 많은 사람들의 여흥 정도로 여겨진다. 요즘 같은 세상이라면 뉴튼도 정리해고 대상자일 것이다. 중세시대의 사색가들이 업무일지나 스케쥴러를 사용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매 순간 '찰나의 도전'을 받고 산다. E-mail, 문자, SNS 뭐 하나 우리에게 멍 때릴 시간을 주지 않는다. 우리는 후천적 ADHD가 되어 가는 것이다. ADHD를 가진 아이들은 대부분 끊임없는 생각 때문에 '뇌의 휴지기'를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멍하게 빈둥거리는 시간은 사람에게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다. 인간에게 휴식이란 진화론적인 관점에서도 생명을 유지시키기 위한 가장 큰 활동 중에 하나였다. 우리는 여전히 게으름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지만 현대를 살아가기 위해서 이런 본능을 참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생명 유지를 근거로 자주 멍 때려야 겠다. 설마 정리 해고되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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