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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우주를 날다. (feat. 예산 좀 깍지 말자)

야곰야곰+책벌레 2021. 10. 2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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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 반 우려반 속에 누리호는 어제 드디어 우주를 날았다. 그동안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서 공유해주는 소식을 계속 접하고 있던 나는 성공할 것을 믿었지만 혹시라는 불안감은 늘 가지고 있었다. 어제는 그런 기분마저 날려버리는 좋은 날이었다. 이전 두 번의 로켓 발사가 있었지만 그것은 러시아의 기술을 빌렸던 것이고 이번에는 모든 기술을 우리가 만들었기 때문에 초도 발사라고 해도 다름이 없고 역대 30% 정도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는 첫 발사였지만 우려보다는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는 또 한걸음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한국 항공 우주국(자칭 KASA)으로 거듭나길 기원한다.

  미디어 속에서 남의 나라 로켓 발사만 쳐다보지 않아도 되었다는 것이 가장 좋다. 이제 거의 매년 로켓을 쏘아 올릴 계획인데 날짜만 잘 맞춘다면 고흥에 가서 로켓 발사를 직관할 수 있는 계기도 많아졌다. 아이들과 함께 꼭 한 번은 가보리라 다짐해 본다.

  이런 사사로운 감정을 없애고 생각해보면 로켓 발사 성공이 주는 의미는 크다. 

  첫 번째는 순수 그대로 우주로의 도약이다. 달에도 가야 하고 화성에도 가야 한다. 허블보다 더 큰 우주 망원경도 만들었으면 좋겠다. (대기권에 수많은 인공위성 때문에 천문학적으로 안 좋아질 거니..)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우주를 왕복하고 있는 다른 나라 들와 경쟁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해 본다. 우주 산업은 그 자체로도 엄청난 산업이고 그로 얻는 기술 또한 수준 높은 기술들이다. 이런 공감대가 형성되어 정치적 노름에 흔들리지 않는 꾸준한 지원과 발전을 기대해 본다.

  두 번째는 미래 권력인 데이터 네트워크 기술의 자립이다. 미국이 제공해주는 GPS 정보는 미국의 사정에 따라 조작하거나 차단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나라에서 자신의 나라에서 쏘아 올린 위성으로 GPS 체계를 잡아가고 있다. 그리고 앨런 머스크처럼 저궤도 위성을 수 만개 쏘아 올려 Grid Networking을 시도하고 있다. IOT와 자율주행 등 많은 시스템은 대량의 정보를 필요로 한다. Space X는 6G를 기반으로 하는 그야말로 지구를 스캔하는 정도의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세 번째는 군사적 기술 확보다. 얼마 전 우리나라는 잠수함에서 쏘아 올리는 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의 개발을 끝냈다. 로켓 기술은 액체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고체 연료를 주로 사용하는 대륙 간 탄도 미사일 하고는 조금 다르지만 로켓 기반 기술은 아마 크게 다르지 않다. 누리호가 우주를 나르는 순간 많은 나라에서는 우리나라도 ICBM 기술 확보의 시각으로 보기도 한다. 

  많은 의미를 차치하고서라도 반은 우주 덕후인 나에게 로켓 발사 성공은 커다란 감동이다. 다른 나라의 1/10 ~ 1/100의 인원으로 해낸 과학자들이 또다시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는 안도도 있다. 우리나라는 실패의 기준이 어느 면에서는 가혹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힘들게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동안 마음고생 많았을 누리호 개발자와 협력 기업들의 노고에 심심한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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