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배터리 내재화로 2차 전지업체에게는 '쇼크'가 발생했다. 일부 사람들은 자동차의 엔진처럼 주요 부품인데 전략적으로도 완성차 업체가 내재화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시점'을 바꿀 볼 필요가 있다. 엔진과 기어로 이뤄진 기존 공정은 기계 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다가올 전기차는 '소프트 산업'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항공기 산업을 통해 본 자동차 시장의 미래
항공기 산업을 통해 본 자동차 시장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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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와 자동차는 완전히 다른 사업으로 볼 수도 있다. 항공기는 B2B의 산업이며, 3차원 산업이다. 자동차는 B2C의 산업이며 2차원 산업이다. 이제껏 '기계 산업'이였던 자동차는 '엔진'의 성능은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전기차로 진입하면서 전기차의 포지션은 바뀌게 될 것이다. 항공기에서는 기체의 설계 기술도 중요하겠지만 항공전자(Avionics) 기술인 비행제어시스템(Flight Control System, FCS)의 통합 제어 소프트웨어(OS)가 진정한 경쟁력이다. 그리고 앞으로 자동차에 부착될 수 많은 센서, 자율주행 OS 들은 항공기와 똑같은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는 단서를 제시한다. 전투기에서 집입 장벽은 우수한 기체보다 비행제어시스템(FCS)를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앞으로 전기차는 항공기처럼 '소프트 산업'이 될 것이다. 더불어 우리는 항공기에 부착되어 있는 '블랙박스' 시스템이 자동차에도 적용되지 않을까 고민해 봐야 한다.
전기차의 이런 방향성은 항공기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전기차는 모터와 배터리를 전문업체로부터 조달받게 될 것이다.
항공기 제조업체들은 자동차 업체들과 달리 엔진을 외주화해서 GE(미국),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 미국), 롤스 로이스(Rolls-Royce, 영국), Snecma(프랑스), NPO Saturn(러시아) 등 전문업체들로부터 조달한다.
배터리는 정말 전기차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가지는가?
“배터리 정말 비쌀까?”...전기차 배터리 비중 20%까지 떨어졌다
전기자동차(BEV) 차량 가격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수요 증가로 배터리 생산 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배터리 때문에 비싸다는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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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20%대로 내려왔다. 3년만에 반값이 되었다. 얼마 전까지 40%라고 주장하던 사람들은 완성차 업체가 원가 때문에라도 반드시 내재화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배터리는 엔진처럼 회사의 '자존심' 같은 것이 아니다. 패널 한 장에 몇백만 원 하던 LCD를 보면 불가 10여 년 만에 정말 똥값 되었다고 표현해도 될 만큼 폭락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패널 업체들은 이윤을 남기고 있다. 완성차 업체는 이런 산업에 수 조원의 공장을 짓고 십 수년동안 노하우를 익히려고 할까? 재료에 대해서도 전혀 관련성이 없는 사업인데 말이다.
배터리는 패널이나 반도체처럼 규모의 경제이다. 우리 자동차에만 넣으려고 공장을 지어서는 단가를 맞출 수 없다. 차라리 애플처럼 특정 공장에 자신만의 제품을 생산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것이다.
전기차의 진화는 파워트레인으로 '좌지우지' 된다.
전기차의 진화, ‘파워트레인’으로 좌지우지 된다 - 테크월드뉴스
[테크월드=이나리 기자] 전기차가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주행거리와 가격대가 내연기관차 수준에 이르러야 된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전기차의 핵심 기술로 불리는 파워트레인 역할이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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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최대 화두는 현재까지는 주행거리이다. 주행 거리를 늘리기 위해서 다들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의 진화 속도는 점차 늦어질 것이고 앞으로는 어떻게 더 적은 에너지로 멀리 갈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 즉 전기차의 파워트레인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파워트레인의 내구성이 전기차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충전에 관한 것이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주행거리가 높지 않더라도 충분히 빨리 많은 곳에서 충전할 수 있으면 주행거리는 사실 의미가 없어진다. 우리는 모두 연비가 20 ~30km 되는 차만 사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연비 2~3km 되는 슈퍼카도 탈 수 있는 것은 언제든지 주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무선 충전에 많은 역량들을 쏟아붓고 있다.
이런 두가지만 보더라도 배터리는 완성차 업체가 노릴 만큼 매력적인 아이템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차업체가 배터리 기술을 노리는 이유는?
[칼럼]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의 숨은 목적들 - KIPOST(키포스트)
지난 2013년 이후 삼성전자 무선(스마트폰)사업부는 공격적으로 부품 내재화를 추진했다. 그동안 외부 전문업체에서 사왔던 부품들을 자체 생산라인에서 찍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대기업이 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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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왜 완성차업체들은 너도나도 '배터리 내재화'를 얘기할까?
'토요타 경영'을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도요타는 TPS+ 경영으로 전 세계 제조업을 한다는 회사들은 아마 대부분 공부를 하거나 했을 것이다. 이 TPS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내가 원하는 부품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수량을 원하는 가격에 납품 받는다
배터리 내재화는 애플이 반도체 설계를 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다르게 보면 배터리의 진정한 원가를 알고 싶은 것일 수도 있다. 도요타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는 이유와 같다. 도요타는 모든 가공품은 모두 자신이 만들 줄 알며 원가를 정확히 알고 있다. 그 원가를 맞출 수 없는 기업 하고는 일을 하지 않는다. 이 방법은 완성차 업체가 공장을 짓지 않고도 배터리의 가격 비중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배터리는 배터리 업체에게...
앞에서 보듯이 완성차 업체에게 배터리 내재화는 생각보다 큰 매리트는 없다. 그리고 완성차 업체는 투자를 해야 할 곳이 너무 많다. 엄청난 위성으로 커넥티트 카를 꿈꾸는 '테슬러'의 계획만 보더라도 이미 엄청난 투자금이 필요하다. 자율주행과 같은 소프트파워에도 투자를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UAM 개발에도 투자를 해야 한다. 배터리도 이제 20여 년 진화해서 이제 겨우 흑자 전환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엄청난 원가 절감을 해야 한다. 완성체 업체는 앞으로도 협업을 통해서 업무를 진행하게 될 것이다. TV업체와 패널 업체가 그렇게 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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