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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 아르테미스 플랜 참여와 빅 사이언스

야곰야곰+책벌레 2021. 6. 1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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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는 1978년 세계에서 백곰(NHK-1) 미사일로 7번째로 미사일 개발국이 되었다. 이에 세계 강대국들은 우리의 미사일 사업을 중단시키려 압박을 해왔다. 결국 한미미사일지침으로 평양까지 타격 가능한 사정거리 180km만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미국의 관리 아래 놓인 것이다. 한미미사일지침은 김대중 정부에서 300km로 개정되었고 문재인 정부에서 탄두 중량 제한, 고체 연료 제한을 차례로 풀어냈다. 그리고 마침내 한미미사일지침은 완전히 종료되었다. 42년 만에 이룬  쾌거라 할 수 있다.

  한미미사일지침은 미사일 개발에 대한 걸림돌이었을 뿐이 아니라 우주로 나가려는 길도 가로막고 있었다. 이번 한미미사일지침의 종료는 우주로의 기대를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더불어 우리나라는 미국이 주관하는 '아르테미스 플랜'에 10번째 국가로 참여하게 된다. 이것은 달 탐사가 주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협력국가들 간의 우주기술에 대한 동맹을 의미하기도 한다. 

 

Republic of Korea Joins List of Nations to Sign Artemis Accords

The Republic of Korea has become the 10th country to sign the Artemis Accords, which establish a practical set of principles to guide space exploration cooperation among nations participating in NASA’s 21st century lunar exploration plans.

www.nasa.gov

  올해 중국은 화성탐사선인 '텐원(天問) 1호'가 화성에 착륙했다. 탐사선은 탐사 로봇을 싣고 갔으며 지금 화성 표면을 탐사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바이킹 1, 2호가 화성에 착륙한 1976년 이후 45년에 중국이 화상 탐사 대열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첸쉐센 (Qián Xuésēn, 1911.12.11~2009.10.31)

  1949년 천재적인 우주공학자 첸쉐센은 중국이 공산화되면서 FBI에 국가 기밀 누출의 죄명으로 체포된다. 이때 모택동은 한국전쟁에서 잡은 미군 포로를 협상카드로 그를 중국으로 귀환시킨다. 첸쉐센이 중국으로 귀환하면서부터 중국의 우주개발 역사가 시작된다. 

  모택동은 '우리도 인공위성을 쏘고 싶다. 할 수 있냐?'라고 물었고 '15년 후에 발사할 수 있다. 그때까지 성과를 묻지 말고 인재들과 자금만 지원해 달라.'라고 얘기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우주 공학의 불모지인 중국에서는 5년은 기초과학을 그다음 5년은 응용과학을 마지막 5년은 제작을 해야 한다고 했다. 모택동은 그의 제안을 그대로 들어주었고 15년 후 중국은 창정 로켓으로 동방홍이라는 인공위성 발사를 성공한다. 중국은 세계 5번째 우주 클럽에 가입하게 된 것이다. 

  이 일화는 빅 사이언스의 한 축인 우주 공학에서의 끊임없는 투자와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중국은 연간 12조에 달하는 예산을 국가항천국(CNSA)이라는 중국의 NASA에 투자한다. 우리나라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1조 라도 투자한다면 당장 난리 날 것처럼 여론이 조성될 것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것은 우리가 누려서는 안 될 사치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강바닥에 40조를 투자하면서 로켓 발사하다 터지면 난리가 나니 말이다.

‘그건 로켓 사이언스가 아니야’(It’s not rocket science)

  위 표현은 어떤 일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때 사용한다. 역설적으로는 로켓 사이언스는 엄청 어렵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로켓 사이언스는 로켓 그 기술 자체만이 아닌 빅 사이언스를 얘기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빅 사이언스는 간단히 얘기하면 별로 돈도 안될 것 같은데 엄청 똑똑한 사람들이 하는 엄청 어려운 낭만 같은 거다. 빅뱅을 연구한던지 가속기 같은 것으로 핵을 쪼개는 것이라던지 지금도 빠른 컴퓨터를 극한의 속도로 올린다는 것 등이 모두 빅 사이언스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계속해서 패스트 팔로워의 스탠스를 취하며 발전해 왔다. 그래서 선도적인 기술보다는 돈이 되는 기술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정부의 일관된 투자 방향도 다음 세대의 먹거리 창출이다. 하지만 이제 세계 10대 경제력을 가지되 었었다면 다른 방법으로 기업을 지원해 줘야 하지 않을까?

  한 예로 LG화학이 2차전지 사업 초반에 미국에 공장을 지은 적이 있다. 그때 왜 인건비 비싼 미국에 공장을 지을까 의아했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리튬 배터리의 폭파 방지 특허가 있는데 이것이 미국 국가연구소의 것이라 라이선스를 사용하는 조건 중에 미국에 투자하라는 것이 들어 있었다는 것이었다.

미국 국립연구소

  백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개발한 화이자와 모더나 그리고 얀센 같은 백신의 경우에도 이런 빅 사이언스를 하고 있는 국가연구기관이나 투자를 받고 있는 비영리 기관들의 공유물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제 국가는 돈 되는 것은 기업에게 맡기고 기업체에서 진행하기 부담스러운 빅 사이언스의 영역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의 시대는 가지느냐(1) 못가지느냐(0) 의 디지털 시대이다. 1등이 아니면 전혀 못가질 수도 있다. 경제의 선순환을 위해서라도 최첨단을 이끌어줄 궁극의 과학으로의 도전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이번 '아르테미스 플랜' 참여, 그리고 10월의 '누리호'의 성공적인 발사로 빅 사이언스로의 출발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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