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소설

화장실 이야기 (효게쓰 아사미) - 담푸스

야곰야곰+책벌레 2021. 9. 13.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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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EBS에서 방영 중인 <포텐 독>이라는 어린이 만화에 <똥 밟았네>라는 노래와 영상이 유행을 타고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똥이라는 소재는 전 세계적으로도 개그의 소재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그 쓰임이 더 자유로워서 외국인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효게쓰 아사미의 <화장실 이야기>는 변을 보는 화장실이 아닌 여러 의미의 화장실에 대해서 적어내고 있다. 화장실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킬 수 있었으며, 피식 웃다가 감동하다가 놀라기까지 했다. 그만큼 다루는 소재의 폭이 넓었다.

  작품은 어린아이가 특공대에 빙의해서 화장실로 침투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결국 상관(누나)의 엄호를 받으며 복귀하지만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지하철에서 갑자기 온 신호에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은 과민성 대장인 나에게는 너무나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별을 보이는 화장실은 어린 시절 시골에서 살 때 한 밤 중에 화장실이 가기 너무 무서워 (화장실에 전등이 없어) 가로등 아래 신문지 펴고 하늘을 보며 볼일을 보던 경험도 생각나게 해 주었다.

  화장실은 기능적으로는 변을 보는 곳이다. 하지만 우리는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서 화장실을 찾기도 하고 현실의 도피처로 화장실을 택하기도 한다. 임신을 확인하는 신성한 작업도 화장실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범죄자에게 쫓겨 마지막에 숨게 되는 곳도 화장실인 경우가 많다. 글의 에피소드를 빌리자면 남편 몰래 먹은 킹크랩을 해치우는 것도 화장실에서 일어나고 슬픔에 못 이겨 마신 술의 대가를 치르는 곳도 화장실이다. 화장실은 우리에게 꽤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너무나 당연하게 사용하고 때로는 위로받는 화장실의 존재에 대해서 조금은 특별함을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요시타케 신스케의 딱 들어맞는 그림체와 어우러진 이 책은 즐겁고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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