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 난다

  이 소설은 어느 책 속에서 추천하던 책이어서 일치감치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중의적인 표현이 무엇일까 사뭇 궁금하기도 했다. 책을 구매할 적에는 모든 인류가 사라지고 하나만 남아있는 것일까 상상을 했다. 

  책은 여느 연애 소설과 다르지 않은 전개로 나아간다. SF를 쓰시는 분 같았는데 아닌가 라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우주인과의 사랑 얘기일지는 몰랐다. 그것도 인간의 슈트를 뒤집어쓴 광물 외계인.

  우주에는 많은 외계인들이 살고 있고 그들 사이에는 이미 수 많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 물론 그들은 지구보다 더 고등 생물들이다. 지구에는 수많은 외계인들이 인간의 슈트를 입고 생활하고 있다는 설정은 진부한 것이었지만 그것보다 스토리로 풀어나가는 작가의 능력이 대단한 것 같았다.

2만 광년을 너와 있기 위해 왔어!

  '지구에서 한아뿐' 이란 지구를 관찰하던 외계인이 지구에서는 오직 '한아'만 보였다는 얘기였다. 우주인은 지구인들에게 우주 여행을 조건으로 인간의 기억을 받아낸다. 지구인들은 우주로와 여행을 외계인은 지구에서의 삶을 살 수 있다. 주인공 경민의 기억을 가지고 한아를 만나러 온 외계인도 그러했다. ( 사실 외계인을 알아채고 나서도 크게 놀라지 않는 주인공들의 담대함에 놀랬지만, 그래야 스토리가 깔끔하게 진행되니 이해하기로 했다.  ^^ )

  장편 소설치고는 얇은 책이었다. 스토리는 가벼우면서도 흡입력이 있어서 단숨에 읽었다. 인간과 외계인의 사랑을 장수 커플이라는 설정과 똑같은 외모를 가진다는 설정도 나쁘지 않았다. 잔잔한 물결 같은 오래된 연인 관계에 뜨거움을 안겨 줄 수 있다는 것이 한결같은 애정이라고 보여주고 싶었나 싶기도 하다. 요즘 활동하는 작가들 중에는 여성들이 많아서 여성 심리를 많이 얘기하는 점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조금은 기발하면서 많이 재미있었던 정세랑 작가의 '지구에서 한아뿐' 이었다. 늙어 죽을 때까지 사랑하고 우주인이 되어서 또 평생을 사랑할 수 있는 그네들이 마냥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