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기시미 이치로 교수와의 첫 만남이었으며, 나에게 아들러라는 위대한 심리학자를 알려 준 책이다. 당시에는 상당히 직설적인 제목으로 화제가 되었다. 세상에 '미움받을 용기'라니..
배려라는 껍데기에 씌어 눈치를 보고 사는 게 아닌가라는 고민이 많은 시절에 이 책은 나에게 '니 멋대로 살아보렴'이라는 말을 해줄 것 같았다. 물론 그렇게 격렬하게 얘기해주지 않았지만 적어도 나의 선의가 정당했다면 상대의 반응에 대해서 신경 쓰지 말라는 철학적 답변을 주었다.
나에게 아들러의 심리학은 신선했다. 일반인들이라면 '프로이트'만이 심리학의 전부인듯 했지만 그의 반대편에 이렇게 위대한 심리학자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의 대단함에 비해서 세상에 알려진 것이 많지 않은 것이 안타깝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책을 계기로 아들러라는 이름은 꽤 유명해져 있다.
당신은 지금 행복합니까?
당신은 지금을 최선을 다해서 살아내고 있습니까?
위대하지 않은 나를 인정하고 평범함 속에서 나의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까?
소위 '아들러 학파'라는 사람들은 그를 소크라테스와 비교한다.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보다는 학문의 깊이를 중시했고 널리 많은 사람들과 얘기하고 토론하는 것을 즐긴 소크라테스와 닮아 있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도 플라톤이 그의 얘기를 적어 알리지 않았다면 참으로 생소한 사람이 될 뻔한 사람이기도 하다. 자신이 알려지기보다 학문이 널리 퍼지길 원했던 학자이며 전문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모두 쉽게 알 수 있게 얘기하려는 그를 전문가들은 싫어하기까지 했다.
아들러의 '목적론'은 고대 그리스부터 존재해 왔다. 이것은 현재의 행동은 자기가 얻고자하는 목적에 의해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것을 의식할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우리의 목적에 맞게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내용의 글을 대담 형식으로 엮었다. 처음 학문을 접하게 되면 느끼게 될 딱딱함을 최대한 배제하고 소설처럼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철저하게 나를 인정하고 내 환경을 인정하라.
그것은 나를 포장하려 들지 말고,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내가 결정하고 내가 책임져라. 주위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말라.
아들러에 대해서 조금 공부한 사람이라면 이 책이 그렇게 좋게 느껴지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그야말로 탄탄한 논리를 기반으로 증명하듯이 쓰여진 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들러가 그랬듯이 어렵지 않은 언어로 조금이라도 이해하길 바라며 쓰인 게 아닐까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아들러 심리학을 위한 입문서 정도로 봐준다면 참 잘 쓰인 책이 아닐까?
우리의 기억은 우리가 경험을 통해서 받은 충격이 아니라 그 경험 안에서 내가 부여한 의미에 따라서 결정된다. 예를 들면 개에게 물렸다는 경험은 개에게 물린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여 기억할 수 있지만 개에게 물린 나를 돕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던 사람들의 고마움에 의미를 부여하며 기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이야기는 책 속 하나의 챕터처럼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 스토리의 어느 문장에 의미를 부여할 것인지는 자신의 몫이다. 일반화하기 힘든 아픔의 얘기는 나 스스로도 공감해낼 자신은 없지만 극한 상황에서도 좋은 영향을 받으며 살아온 사람들은 분명 있었다. (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
미래는 현재의 목적을 위해서 바라는 어설픈 도피처
현재의 과제로부터 도망치지 말고 정면으로 마주하라.
사실 아들러 심리학은 아이들의 육아에 탁월한 면이 있다. 또한 아들러의 심리학을 접하다보면 법정 스님의 말씀과 묘하게 겹치는 부분이 많이 있다.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중요함을 얘기하는 것과 자신을 잘 알 것이라는 부분까지 말이다. 사실 현재를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마저도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매 순간순간 용기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다.
아들러 심리학을 한번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미움받을 용기'로부터 시작하는 것은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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